[집중분석] ‘6실점 참패’ 수원, 정성룡 부상이 재앙 불렀다
입력 : 2013.04.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수원] 이두원 기자= 보고도 믿기지 않는, 충격적인 패배였다. 수원 삼성이 안방에서 가시와 레이솔에 2-6으로 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강팀끼리의 맞대결에서도 4-0, 5-0의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게 축구다. 하지만 이날 수원은 후반에만 무려 4개의 페널티킥을 얻어냈으나 3개를 실축 하는 프로답지 못한 실수를 저지르며 4골 차의 참패를 당했다. 왜 이런 결과가 나왔을까.

▲ 골키퍼 정성룡 부상의 나비효과

수원은 가시와전을 앞두고 뜻하지 않은 악재를 만났다. 주전 골키퍼 정성룡(28)의 부상이었다. 가시와전을 준비하던 정성룡은 경기 하루 전, 훈련 중 오른쪽 새끼 손가락에 부상을 입고 가시와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큰 부상은 아니었지만 무리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 서정원 감독은 정성룡을 대신해 양동원을 대타로 내세웠다. 하지만 결과가 좋지 못했다.

특히 전반 15분 레안드로의 침투패스로 다나카 준야에게 선제골을 허용할 당시 양동원은 잠시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며 첫 골을 내줬다. 단 한 골에 불과했지만 이를 시작으로 포백라인과 양동원의 호흡은 흔들렸고 이후 적극적인 앞선 수비가 아닌, 뒷선에서 상대 공격을 막다 공간을 내준 수원은 골문 구석을 찌르는 가시와의 잇따른 중거리포에 속절없이 무너지며 참패를 당했다.

골로 연결된 가시와의 슈팅 하나하나가 골키퍼조차 손을 쓸 수 없었을 만큼 정확했다는 점에서 누구를 꼭 집어 탓할 수는 없겠지만 오랜 기간 수비라인과 호흡을 맞춰왔던 정성룡의 예기치 않은 부상 공백과 그로 인한 포백라인과 골키퍼 양동원의 미스 플레이는 대량 실점의 빌미가 됐다.

▲ 잇따른 PK 실축이 화 불렀다

아마도 이번 가시와전에서 가장 아쉬운 장면을 꼽으라면 0-1로 뒤지던 후반 1분에 찾아온 페널티킥 찬스다. 후반 시작과 함께 상대 수비수의 핸드볼 파울로 동점 기회를 맞았던 수원은 라돈치치가 키커로 나섰지만 골키퍼 손에 걸리며 동점 찬스를 날려버렸다. 그 다음은 ‘찬스 뒤에 위기’라는 공식이 철저히 성립됐다.

수원은 라돈치치의 실축 이후 5분 만에 구리사와 료이치에게 그림 같은 중거리슛으로 2번째 골을 허용했다. 곧바로 정대세의 헤딩슛이 골키퍼에 막혀 나온 공을 최재수가 밀어넣으며 한 골을 만회했지만 또 다시 4분 만에 구도 마사토에게 돌파를 허용하며 3번째 골을 내줬고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후에도 수원은 페널티킥 3개를 더 얻어냈지만 곧바로 이어진 역습에서 가시와에 3골을 더 내주며 2-6으로 무릎을 꿇었다. 찬스 뒤 곧바로 실점하는 어이없는 장면이 3번이나 더 연출된 것이다.

서정원 감독은 경기 후 “라돈치치의 첫 번째 페널티킥 찬스로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상황을 만들었지만 이것이 실패한 뒤 흐름이 꼬였다. 공이 둥글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고 말하며 애써 담담한 모습을 보였지만 6골을 내주고 페널티킥 3개를 실축했다는 점은 선수로서 또 코치로서 수많은 경기를 치렀던 서 감독에게 있어서도 당혹, 그 자체였다.

사진=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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