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라와 팬들의 야유, ‘캡틴’ 이동국은 흔들리지 않았다
입력 : 2013.04.1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전주] 정지훈 기자= 욱일승천기 발언 때문이었을까. '라이언 킹' 이동국(34, 전북 현대)은 우라와 레즈의 원정 팬들의 엄청난 야유에 시달렸지만 흔들리지는 않았다.

이동국은 9일 저녁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2013 F조 4차전 우라와와의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터진 서상민의 동점골을 도우며 팀을 패배의 위기에서 구해냈다.

이날 경기에서 케빈과 함께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출전 한 이동국이 공을 잡을 때마다 우라와 팬들의 엄청난 야유에 시달려야 했다. 이유는 욱일승천기 발언 때문이었다.

이동국은 지난 3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경기에서 후반 19분 결승골을 터트린 후 ‘산책 세리머니’를 펼치며 욱일승천기를 꺼내 들었던 우라와 홈 팬들을 침묵하게 만들었다. 이후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우라와 팬들이 시끄럽게 해 한번 쳐다봤을 뿐이다. 욱일기가 안 좋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다. 앞으로도 허용돼서는 안 된다”며 소신 있는 생각을 밝혔다.

이 발언으로 경기 전부터 양 팀의 뜨거운 신경전이 이어졌고 우라와 팬들은 이 문제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하기도 했다. 또, 이동국이 공을 잡을 때마다 엄청난 야유를 퍼부었지만 주장완장을 찬 그는 침착한 경기로 팀을 이끌었다.

경기 초반 두 골을 허용하며 경기의 주도권을 내준 전북이지만 이동국이 살아나면서 서서히 주도권을 잡았다. 그는 측면과 중앙을 오가는 활발한 움직임과 날카로운 슈팅으로 경기의 흐름을 바꿔 놓았다. 결국 그는 후반 추가시간 서상민의 동점골에 기여하며 자신의 몫을 다했다.

경기 후 이동국은 “우라와에 승점 3점을 주면 안 되는 경기였다. 끝까지 지면 안 된다는 생각만 했고 후반 들어 강하게 압박을 한 것이 주효했다”고 말했고 세리머니 준비에 대해서는 “골을 넣었다면 산책 아닌 다른 것을 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어떤 시련에도 묵묵히 자신의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이동국. 그의 침착함과 의연함이 팀을 구해냈다.

사진=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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