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의 물결’ 전주성, 욱일기는 없었다
입력 : 2013.04.1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전주] 정지훈 기자= 논란의 중심이었던 욱일기의 재등장은 없었다. 대신 전주성에는 대형 태극기가 펄럭였다.

전북 현대는 9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2013 F조 4차전 우라와 레즈와의 경기에서 후반 막판 서상민의 동점골에 힘입어 2-2 극적인 무승부를 기록했다.

경기 결과는 무승부였지만 실력과 경기매너 모두 전북이 승리했다. 지난 3일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에서 열린 경기에서 우라와 홈팬들은 군국주의를 상징하는 욱일기를 흔들며 응원했다. 또한 전북 팬들에게 모욕적인 말과 함께 비신사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에 전북의 ‘캡틴’ 이동국은 후반 19분 결승골을 터트린 후 ‘산책 세리머니’를 펼치며 욱일기를 꺼내 들었던 우라와 홈 팬들을 침묵하게 했다. 이후 그는 기자회견을 통해 “우라와 팬들이 시끄럽게 해 한번 쳐다봤을 뿐이다. 욱일기가 안 좋다는 것은 인지하고 있다. 앞으로도 허용돼서는 안 된다”며 소신 있는 생각을 밝혔다.

이번에는 전북의 홈경기. 전북은 홈경기인 만큼 욱일기의 반입을 절대 금지시킨다는 방침 하에 적극적인 대처를 했다. 경기 전 우라와 팬들의 소지품을 철저히 검사했고 만약 반입하면 기차 없이 퇴장 조치를 하겠다는 의사를 강력하게 전달했다. 이에 우라와 구단도 적극 협조하며 팬들에게 욱일기 반입을 금지했고 전북은 전북경찰청과 협조해 다수의 경찰 인력을 경기장에 배치했다.

전북의 적극적인 대처와 노력으로 욱일기는 사라졌다. 대신 우라와 원정 팬들의 씁쓸한 추태가 등장했다. 이동국이 공을 잡을 때마다 끊임없는 야유를 했고 경기 전 소지품 검사에 행패를 부리기도 했다. 또 출입이 허용되지 않은 2층에 대형 걸개를 걸며 전북 구단 관계자들과 몸 싸움까지 했다. 이 과정에서 우라와 팬들은 전북의 스피커를 파손했다.

그러나 전북은 초지일관 강경 대응했다. 여기에 전북 서포터스는 대형 태극기를 흔들며 선수들에 힘을 실어줬고 선수들은 막강한 화력을 보이며 승부를 극적인 동점으로 이끌었다.

더 이상의 논란은 없었다. 경기 전 난동을 부리며 추태를 부렸던 우라와 팬들도 막상 경기가 시작되니 자신들의 팀에 뜨거운 응원을 보냈고 명승부에 박수를 보냈다.

그 동안 축구를 비롯한 국내의 스포츠에서 욱일기 같은 민감한 문제에 미온적인 대체를 해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 전북은 아시아축구연맹에 적극적인 프레젠테이션을 통해 문제를 공론화했고 적극적인 대처를 했다. 이 같은 모범사례는 앞으로 모든 스포츠 분야에서 좋은 선례로 남을 것이다.

사진=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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