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바논 악몽? ‘亞 득점왕’ 이동국은 '영광의 땅'
입력 : 2013.06.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한국-레바논전 열리는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만 5골 터뜨려

[스포탈코리아=베이루트(레바논)] 김성진 기자= 한국 축구에 있어 레바논 베이루트는 악몽과도 같은 곳이다. 한국 축구에 위기를 가져다 준 ‘레바논 대참사’ 때문이다.

한국은 2011년 11월 15일 레바논과의 월드컵 3차예선 원정경기에서 충격의 1-2 패배를 당했다. 이 패배로 당시 대표팀을 이끌던 조광래 감독이 경질됐다. 한국은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에 대한 경우의 수를 따질 정도였다.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하기 전까지 한국 축구는 쇼크 상태였다.

한국은 5일 새벽(한국시간) 레바논 대참사가 일어났던 베이루트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다시 선다. 당시 레바논 대참사를 경험했던 이근호, 정성룡을 비롯해 대표팀 선수들은 2년 전 아픔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그 중 최고참 이동국의 마음은 남다르다. 그에게 레바논은 영광의 땅이기 때문이다.

시간은 13년 전인 2000년으로 10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허정무 감독이 이끌던 한국은 레바논 아시안컵에서 3위에 입상했다. 이동국은 주포로 맹활약했고 조별리그부터 3위 결정전까지 6경기를 모두 뛰며 6골을 기록, 대회 득점왕에 올랐다

이동국은 조별리그 1, 2차전이었던 중국, 쿠웨이트전에는 무득점에 그쳤다. 그러나 3차전 인도네시아전에서 해트트릭을 달성하며 한국을 8강에 올려놓았다. 이란과의 8강전에서는 1-1이던 연장 전반 10분 준결승 진출을 확정하는 골든골을 터뜨렸다. 사우디 아라비아와의 준결승전에서도 0-2로 뒤지던 후반 45분 1골을 넣었고, 중국과의 3위 결정전에서는 1-0 결승골을 뽑아냈다.

더구나 6골 중 8강전 1골을 제외한 5골은 이번에 경기가 열리는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넣었다. 이동국에게는 레바논 특히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 서는 마음이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이동국은 13년 전 아시안컵에 대해 “이제는 역사 속의 일”이라고 웃으며 말했다. 이어 “그 당시 기억을 되새겨 경기에 임하겠다”며 승리를 다짐했다.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