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유력' 홍명보 감독에 대한 기대 혹은 우려
입력 : 2013.06.2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민 기자= 기대 혹은 우려. 한국 축구대표팀의 유력한 차기 사령탑 후보로 올라와있는 홍명보 감독의 선임을 앞둔 이 시점에서 드는 생각이다.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은 지난 19일 열린 기술위원회를 통해 “늦어도 1주일 안에 차기 감독이 발표될 것”이라면서 “홍명보 감독이 국내 감독 중 가장 유력한 후보라는 것을 부인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철저한 보안 속에 수면 아래 후임자를 숨겨두고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허정무 부회장은 “홍명보 감독을 포함해 4명의 후보군이 있다”면서 또 다른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이는 공식적인 발표전에 철저한 후보작업이 있었다는 점을 드러내기 위한 절차적 성격의 발언일 가능성이 크다. 이미 우리는 대표팀의 새로운 감독이 홍명보 감독이라는 것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축구협회가 이미 가야할 길을 정해놨고 대상자도 정해놨다면 우리는 이를 믿고 따를수 밖에 없다. 하지만 무언가가 걸린다. ‘홍명보 카드’는 분명 좋은 대안이나 기대 못지 않게 우려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기대- 카리스마는 히딩크 못지않아.

홍명보 감독은 감독의 첫 번째 요건을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카드다. 청소년대표팀과 런던올림픽 대표팀을 지도하며 이미 경험을 쌓은 홍명보 전 감독은 런던올림픽에서 이룬 역대 최초의 동메달 쾌거뿐 아니라 현재 대표팀에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불화설’을 잠재울 수 있는 카리스마도 지녔다.

혹자는 올림픽 대표팀과 국가 대표팀의 감독은 다르다며 시기상조를 주장하기도 하지만 다른 의견도 있다. 그가 올림픽 대표팀 감독을 했기에 이번 국가 대표팀 감독에서 카리스마가 더욱 발휘될 수 있다는 것이다. 홍명보 감독은 지난 런던 올림픽에서 감독을 맡으면서 브라질월드컵 주축으로 활약할 기성용, 구자철, 지동원, 김보경과 막역하다. 지시를 안해도 이미 대부분의 많은 선수들이 따라올 준비가 됐다는 얘기다.

리더십은 리더가 스스로 주장한다고 생기는 게 아니다. 사람들이 쳐다보면서 따라갈 만하다고 판단하면 생기는 것이 리더십이다. 홍명보의 팔로워디(follow-worthy) 리더십은 분명 대표팀을 하나로 만들 수 있다.


우려- 홍명보, 외부의 적 이겨낼까?

국가 대표팀은 지도자를 포함해 연속성을 가지고 장기적인 플랜으로 가야 한다. 마치 2009년 U-20 월드컵 멤버를 중심으로 조직력을 강화해 3년 뒤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일궈냈듯이 말이다.

이러한 장기적인 플랜이 발휘되려면 감독의 ‘소신’과 여론의 ‘지원’이 잘 어울러져야 하는데, ‘소신’에 있어서는 홍명보 감독의 역량을 의심하는 바가 없지만 후자가 매우 우려스럽다.

만약 홍명보 전 감독이 대표팀을 정비할 시간도 갖지 못한 상태에서 기대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한다면 홍명보 전 감독은 실패한 감독이라는 꼬리표를 갖게 된다. 그렇게 되면 ‘칭찬’ 보다는 ‘비판’과 ‘비난’에 익숙한 여론의 흐름 속에서 홍명보 전 감독이 갖고 있는 진짜 재능이 꽃도 피우지 못하고 시들해질 가능성도 농후한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는 주변의 비난에 익숙한 해외파 감독이 더 나을 수 있다. 지난 2002년 히딩크 감독이 주변의 비판에도 굳건한 소신을 바탕으로 4강 진출을 이뤄냈듯 말이다. 해외파 감독은 여론과 축구협회의 간섭에서 더 자유로울 수 있다. 아무래도 한국 축구판과의 연결고리가 국내 감독보다는 헐겁기 때문이다.

홍명보 전 감독은 앞으로 닥쳐질 ‘1년짜리 대회용’이 아니다. 잠깐 쓰고 버려질 인재가 아니라는 얘기다. 만약 홍명보 감독이 대표팀 감독에 오르게 된다면 그의 ‘소신’을 장기적으로 지켜보며 ‘지원’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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