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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Interview] 이비차 오심, ''일본 축구의 문제는 사무라이와 카미카제 정신''

기사입력 : 2013.07.31      기사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 공유

이비차 오심 전 일본축구국가대표 감독
이비차 오심 전 일본축구국가대표 감독

[스포탈코리아] 이비차 오심(72)은 '지쿠 재팬'이 실패한 직후인 2006년 7월 일본축구대표팀 사령탑에 올라 '생각하고 달리는' 축구를 접목시키려 노력했으나 갑작스럽게 심근경색으로 쓰러지면서 1년 여만인 2007년 12월에 대표팀 감독직을 사임했다. 일본 축구 대표팀의 개혁 과제는 알베르토 자케로니에게 넘어갔다.

그는 일본 대표팀 감독에 역임하면서 정곡을 찌르는 유머러스한 발언으로 일본 언론에 자주 오르내렸다. 대표팀에 부상자가 계속 발생한다는 의문에 대해서는 "토끼가 사자에게 쫓겨 도망할 때 근육 파열이 생기는가? (선수들의) 준비가 부족한 것이다"고 답변했다. 그 외에 "쉬면서 배울 수 있는 것은 없다", "아이디어가 없는 사람도 축구는 할 수 있지만, 축구 선수는 될 수 없다", "열심히 먹이를 좇는 닭만이 먹이를 얻을 수 있다"는 등의 어록을 남겼다.

그가 일본축구대표팀 사령탑에 오르면서 날린 직설적인 답변은 일본 언론을 머쓱하게 만들기도 했다. "월드컵에서 받은 실망감을 어떻게 불식시킬 것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실망하려면 상황을 낙관적으로 봐야 한다. 일본인이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았다는 것은 정보를 제대로 얻지 못했거나 정보를 얻었음에도 상대를 얕보았거나 둘 중 하나이다. 자신의 실력을 제대로 인식했다면 실망하지 않았을 것이다"고 답변했다. 오심은 일본에서 굉장히 인기가 많았는데 그의 어록집이 50만부 가까이 팔리기도 했다.

오심은 1978년 프랑스의 스트라스부르에서 선수 생활을 마치고 사라예보로 돌아와 젤레즈니차르의 지휘봉을 잡았다. 1992년 유고슬라비아를 떠난 후 그는 파나시나이코스와 슈투름 그라츠에서 감독 생활을 하다 2003년 일본으로 건너갔다. 그는 일본에서 제프 유나이티드 치바의 감독을 맡아 팀을 상위권으로 이끌며 지도력을 인정받았다. 다음은 보스니아-헤르체코비나의 수도 사라예보에서 진행된 오심과의 인터뷰 가운데 일본과 관련된 부분을 발췌한 것이다.

- 일본 축구가 얼마나 강하다고 생각하는가?
일본은 굉장히 많은 콤플렉스를 갖고 있다. 그리고 그것들을 고치려고 노력한다. 안타깝게도 일본은 강국이지만 굉장히 콤플렉스가 많은 나라다. 신장이 크지 않기 때문에 디디에 드로그바나 피터 크라우치 같은 선수들이 나오지 않는다. 키 크는 방법을 가르칠 수는 없지 않은가? 사람의 신장을 자유자재로 늘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들은 모든 콤플렉스를 집중력으로 커버한다. 그리고 그들도 그렇게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일본은 무엇이 필요한 지 잘 알고 있지만 쉽게 가질 수는 없다. 일본은 열등감 콤플렉스가 있다. 하지만 전통을 살 수는 없다. 그들은 아랍권의 국가들과 비슷한 점들이 있다. 일본도 아랍 국가들처럼 그들의 단점을 뛰어넘고 싶어 한다. 그런 이유로 새로운 구장, 클럽, 코치, 전통을 돈으로 사려고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해도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 일본에서 적응하는 것이 힘들었는지?
다른 문화 속에서 살다 온 감독들에게 가장 큰 문제점은 이전 방식을 고수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항상 그런 방식이 통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일본에 갔다면 그들의 생활방식을 이해해야 한다. 일본에는 항상 윗사람이 존재한다. 윗사람들은 항상 아는 것이 많기 때문에 그들에게 무엇이든 물어봐야 한다.

내가 일본에서 일하면서 느꼈던 그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위험을 감수하거나 임기응변이라는 것이 아예 없다는 것이다. 축구는 그런 것 없이 존재할 수 없다. 게다가 선수들은 감독을 너무 두려워한 나머지 스스로 무언가를 하려고 하지 않는다. 마치 선수들이 페널티 박스 안으로 달려가 골대 앞에 멈춰 서서는 나에게 '슈팅을 할까요? 아니면 패스를 할까요?'라고 묻는 것만 같았다.

하지만 일본에서 일하는 것은 굉장히 쉬운 일이기도 하다. 규율이 잘 잡혀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이런 상황이 아주 좋은 것만은 아니다. 감독의 역할을 없애기 때문이다. 그러면 감독은 생각과 권위를 잃기 시작한다. 문제를 일으키고 싶지 않겠지만 해결책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문제를 만들어야 한다. 일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 스스로 생각하는 것이지 다른 사람이 대신 생각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일본은 다른 나라들이 가지지 못한 장점들이 있다. 그들은 이기려는 의지가 강하고 굉장히 공격적이다. 이런 특징들은 현대 축구에서 중요한 덕목이다. 하지만 일본은 조금 더 창의력을 길러야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경기 중에 그들을 이끌 빅 플레이어 혹은 빅네임이 필요하다. 또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같은 빅 클럽들과의 접점이 필요하다.

- 진정한 슈퍼스타인 나카타 히데토시 같은 선수는 그런 문화에 잘 어울리는지?
나카타 같은 선수가 없다면 그런 선수를 만들어서라도 팀에 두어야 한다. 마찬가지로 모든 팀들은 데이비드 베컴이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같은 선수가 필요하다. 그런 선수가 반드시 팀에 있어야 한다. 그들은 책임감이 넘치기 때문에 많은 압박을 느낀다. 국민과 명예, 국가에 대한 책임 말이다. 일본의 가장 큰 문제점은 사무라이와 카미카제의 나라라는 점이다. 그런 역사에 맞는 기대에 부응하기란 어렵다.



- 일본에서의 시간은 어땠나?
그다지 일본을 즐길 시간이 없었다. 내 책임이 굉장히 막중했기 때문에 일본 문화와 일본 사람들을 제대로 접하지 못했다. 특히 기자들이 엄청나게 많았기 때문에 매 훈련 때마다 특별한 준비를 하기도 했다. 그들은 모든 세부 사항을 알고 싶어 했다. 왜 이런가? 왜 저런가? 그래서 난 질문에 답하기 위해 특별 준비를 했다. 아주 사소한 내용이라도 설명해야 했다.

그런 질문을 받을 때면 과소평가 당하고 있다는 기분을 느끼기도 한다. 왜 이 선수는 출전하는데 다른 선수는 그렇지 못하는가 하는 질문들 말이다. 이런 것들은 그들에게 설명하기 매우 어렵다. 축구는 복잡한 경기다. 선수들에게 말할 때 언제나 느끼는 바를 정확하게 전달하지는 못한다. 선수들의 인격과 성격의 문제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 사항은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

(오심은 언젠가 통역관에게 심하게 소리를 친 적이 있었는데 그의 통역관은 오심의 분노에 찬 말을 전할 수가 없어서 결국 울고 말았다.)

- 통역관을 통해서 말할 때 당신의 생각을 전하기 힘든가?
먼저 통역관에게 나와 같은 사고방식을 가르쳐야 하는데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완전히 나와 같은 사고방식을 가르칠 순 없다. 그도 역시 일본인이기 때문이다. 통역이 그래서 위험스러운 일이다. 만약 제대로 의미를 전하지 못하면 굉장히 위험해질 수 있다. 단순한 농담을 해도 누군가는 도발이나 모욕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느끼는 모든 것들을 말하지 않고 조심하게 해야 하는 이유이다. 하지만 농담 없이 드레싱룸의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없다.

만약 속에 있는 말을 그대로 사람들에게 전한다면 그들은 당신을 미쳤다고 말할 테지만 나는 언제나 내가 느끼지 않은 것을 말하는 문제를 가지고 있었다. 난 항상 머리 속에 있는 말을 자동적으로 한다. 마음에 담아둔 말을 하는 습관은 일상생활에서나 축구에서나 그다지 좋지 못하다. 선수들에게 솔직하게 수준 낮은 경기를 했다고 말할 수 없지 않은가?

모든 상황을 고려해 생각해야 한다. 게다가 일본은 자부심이 크기 때문에 그런 속내를 내보이기 쉬운 나라가 아니다. 비판을 하면 그들은 동요하고 다른 눈으로 보기 시작한다. 하지만 비판 없이는 일을 할 수 없다. 실수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앞으로 나갈 수 없다. 일본은 그런 문제가 있다. 하지만 이것이 일본 사람들의 방식이다.



- 일본이 20~30년 사이에 월드컵 우승을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는가?
전통, 역사, 그들이 걸어온 과거를 보건대 일본은 역사적으로 세계적인 강국이었고 몇 년간 아시아의 통치자였다. 하지만 그들의 파워, 전통으로 볼 때 축구에서는 문제들이 있다. 처음 일본에 도착한 후 나는 그들에게 전통 깊은 일본이 월드컵에서 빠진다면 큰 손실일 것이라고 말했다. 잉글랜드가 월드컵에서 빠지는 것과 같았다. 잉글랜드 없는 월드컵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일본은 대국이며 부국이다. 그들은 깊은 전통과 역사를 갖고 있기 때문에 일본이 빠진 월드컵은 완전하지 못할 것이다. 일본은 언제나 월드컵에 나와야 한다. 그렇게 눈부시고 유구한 역사와 전통을 간직한 일본 같은 팀이 월드컵에 오는 것이 좋다. 월드컵에 일본이 참가한다고 축구 내적으로 얻는 것은 많지 않겠지만 다른 면으로 볼 때 일본의 참가는 큰 이익이다. 그들은 축구를 정말 좋아하고 경제적으로 부유하고 언제나 의지할 수 있는 나라이기 때문이다.

- 일본 외에 그렇게 생각하는 나라가 있다면?
인도가 월드컵에 출전한다면 좋을 테지만 잉글랜드가 역사적인 실수를 저질렀다. 인도에 축구 대신 크리켓을 전파했기 때문이다. 인도가 축구를 선택하길 바라지만 기다려야 한다. 인도 내 상황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물론 자본도 매우 중요하다. 인도에게는 돈이 있다. 그들은 굉장히 빠르게 경기장을 짓고 팀을 만들고 좋은 선수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 현대 축구에 굉장히 환멸을 느끼고 있는 듯 하다. 아직도 축구 경기를 좋아하는가?
아직도 축구에 열정을 갖고 있다. 난 축구와 함께 태어나고 자랐기 때문이다. 내가 선수생활을 하던 때보다 지금 선수들이 더 많은 돈을 번다고 내 삶을 망치고 싶지 않다. 할 일이 없을 때 난 운동장으로 가 아이들이 축구하는 모습을 지켜볼 정도로 축구는 나에게 큰 의미이다.

일본 기자들은 아직도 나에게 축구에 대한 의견을 구하고 일본에 있을 때 내가 뽑았던 선수들도 연락을 한다. 아마도 감독들과 기자들은 내가 일을 잘하지 못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DVD를 보낼지도 모른다. 그들은 이제 자유라고 생각하라고 하겠지만 날마다 그들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생각하게 될 것이다. 그들(감독들과 기자들)은 열흘마다 여기에 온다.

- 현대 축구에 대한 생각은?
마치 돈을 벌기 위해 체스를 두는 것과 같다. 돈을 벌기 위해 경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면 체스 명인이 체스를 두듯이 경기를 할 수 있다. 하지만 돈이 걸리면 그렇게 자유롭게 경기를 할 수 없다. 현재 챔피언스리그에서 이런 상황이 일어나고 있다. 선수들은 서로를 통제하고, 실수를 범하는 것을 두려워한다. 축구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신호다. 모든 전술들이 경기에 패하지 않는 법에 대한 것들뿐이다. 감독들은 항상 해고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그런 부담을 선수들에게 넘긴다. 이런 식으로 경기를 해서는 안 된다. 이런 상황은 마치 전염병과 같아서 감독, 팬들, 선수들, 언론, 클럽의 구단주들 모두가 패배를 두려워하고 있다.

인터뷰=조나단 윌슨(블리자드 편집장, 인디펜던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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