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가재건 리버풀] '개혁자' 로저스 감독, 리버풀 '빅4' 이끈다
입력 : 2013.09.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민 기자= 리버풀이 긴 어둠의 터널을 뚫고 양지에 들어섰다. 그런데 그 빛이 잠깐 비추는 것에 끝나지는 않을듯하다.

리버풀의 초반 기세가 상큼하다. 한국 축구팬들사이에서 통용되는 ‘칠버풀’, ‘로또풀’이라는 시쳇말이 어울리지 않는 최근 행보다. 초반이기는 하지만 그들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꼭대기에 올라있다. 총 3경기에서 3승을 거두며 명가 부활을 향한 거침없는 항해다.

그 중심에는 브랜든 로저스 감독이 있다. 로저스 감독이 추구하던 철학이 이제야 리버풀에 묻어나고 있다. 지난 시즌에는 로저스 감독이 기존의 선 굵은 리버풀의 색을 지워내는데 힘을 썼다면 이번 시즌에는 그가 추구하는 짧은 패스, 강한 압박이 빛을 내고 있다.

짧은 패스와 스위칭 플레이로 대변되는 리버풀의 전술은 흡사 바르셀로나의 그것과 비슷하다. 최근 3경기의 경기 내용을 봤을 때 스투릿지, 아스파스, 쿠티뉴의 공격 편대는 쉴새없이 위치를 바꿔가며 상대 수비를 흔들고, 제라드를 주축으로 핸더슨, 루카스로 이뤄진 중원 자원들은 패스 플레이로 점유율을 높여간다.

그렇다고 리버풀의 전술이 바르셀로나의 플레이와 똑 닮았다는 뜻은 아니다. 바르셀로나의 그것이 오밀조밀하다면 리버풀은 적절한 롱 패스로 경기를 풀어가고, 그 중심에는 ‘캡틴’ 제라드가 있기 때문이다. 특유의 정확한 킥으로 해답을 찾아내는 제라드의 장점은 리버풀의 패스 플레이가 막혔을 시 또 다른 대안을 제공한다.

압박도 강해졌다. 그렇다고 체력을 쓸데없이 소모하지는 않는다. 상황에 따른 역할 분담으로 체력을 최소화 한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측면 수비수의 오버래핑시 중앙 미드필더들이 그 뒤를 커버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중앙 미드필더가 공격 쪽에 치중하면 측면 수비수들은 가운데로 좁혀들며 압박의 강도를 이어간다.

압박을 하면서도 체력이 어느 정도 유지된다는 뜻이다. 오른쪽 측면 수비수 글렌 존슨이 공격에 투입되면 루카스나 핸더슨이 그 뒤를 커버하는 장면에서 이를 쉽게 알 수 있다. 이들은 서로 임무를 교환하며 숨을 돌린다. 점유율 축구를 구사하는 팀들에게서 쉽게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리버풀의 전술이 완전히 묻어났다는 것은 아니다. 극도의 세밀함이 요구되는 페널티 에어라인 근처에서는 이전의 투박함이 그대로 들어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3경기 전승이라는 좋은 결과를 이끌어 낸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현재 EPL은 그야말로 혼돈의 시기다. 최강팀도 없고 최약팀도 없다. 만약 리버풀이 로저스 감독이 원하는 옷을 제대로 입을 수 만 있다면, 이번 시즌 ‘빅4’ 진입도 꿈은 아닐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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