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전 심층분석 DF] 홍명보호 수비, 여전히 2% 부족했다
입력 : 2013.09.0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왕찬욱 기자= 홍명보호의 수비진이 점점 모습을 갖추는 모양새다. 다만, 해결해야 할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다.

한국은 6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아이티와의 친선경기에서 손흥민의 2골에 힘입어 4-1 대승을 거뒀다.

홍명보 감독은 부임 이후 수비진에 빠른 안정을 가져왔다. 한국은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치른 4경기에서 2골만 내줬다. 그 중 무실점 경기는 3번이나 된다. 수비진의 안정감은 누구나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이날 경기 초반에도 한국은 상당히 안정적인 수비를 보여줬다. 아이티는 공격진에서 한 명이 공을 잡고 있으면 그 앞으로 한 명이 침투해나가는 패턴을 사용했다. 하지만 김영권과 홍정호는 한 명이 앞에서 전방 압박을 가할 때 또 다른 한 명은 뒤에서 미리 자리를 잡으며 명확한 역할 분담으로 좋은 커버플레이를 선보였다.

양 측면 수비를 맡은 박주호와 김창수, 그리고 중앙 수비라인 앞에서 1차 압박을 가해준 미드필드진은 상대방이 패스를 받기 전에 먼저 차단하는 적극적인 수비를 시도했다. 한 명이 일대 일 마크를 하고 있으면 또 다른 한 명이 뒤에서 대기하며 커버플레이의 정석을 보여줬다. 분명히 효과는 있었고 아이티는 이렇다 할 공격을 만들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전반 33분을 기점으로 한국의 수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아이티의 역습 상황, 마루이스가 중원에서 공을 잡았다. 마루이스의 옆에는 김창수, 뒤에는 이명주가 있었다. 수비진에는 김영권만이 남아있었다. 그 순간 벨포르트가 전방으로 침투했다. 김영권은 뛰어들어가던 벨포르트를 마크했고 김창수는 마루이스와 경합했다. 하지만 김창수가 몸싸움에서 밀렸고 마루이스는 완전히 열린 앞 공간으로 드리블 하며 골 찬스를 맞이했다. 다행히 김승규의 선방으로 위기를 넘기긴 했지만 철렁했던 순간이었다.

첫 실점 위기를 넘긴 한국이었지만 수비진은 당황한 듯 했다. 결국 전반 45분 수비진간의 호흡이 맞지 않아 아이티에게 골을 허용했다. 측면에서 크로스가 넘어오는 시점에서, 벨포르트가 김영권-홍정호의 사이로 침투했다. 김영권의 뒤와 홍정호의 앞으로 침투한 벨포르트는 낮은 크로스를 곧장 헤딩슈팅으로 연결해 골을 만들어 냈다. 주변에 마크할 선수가 없었던 김영권의 커버플레이가 아쉬웠던 순간이었다.

후반전 한국이 2골을 추가하자 아이티의 공격은 중원에서부터 맥없이 끊겼다. 후반전에 들어선 한국은 미드필드진에서부터 강한 압박으로 공을 끊어내려 했고 이것이 효과를 봤다. 또한 데스마렛이 퇴장을 당하며 아이티는 공격을 제대로 만들지 못했다. 남은 시간 동안 수비진에 추가적인 부담은 없었다.

수비진을 이룬 4명의 개인기량은 합격 이상이었다. 홍정호와 김영권의 수비력은 상당히 물이 오른 듯한 모습이었고 측면을 담당했던 박주호와 김창수, 후반전에 투입된 이용 또한 공수 양면을 오가며 활발한 움직임으로 기여했다.

개개인의 수비력은 좋았다. 다만 골을 내준 장면에서도 볼 수 있었듯, 아직까지는 호흡이 완벽하게 맞지는 않는 느낌이다. 2% 부족하다는 표현이 맞는 듯 하다. 물론 대표팀의 특성 상 긴 기간 발을 맞출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주어진 적은 시간 안에서 최대한의 조직력을 끌어올리는 것이 앞으로 홍명보호의 수비진이 해결해야 할,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다.

그래픽=김재원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