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전 D-3] ‘1실점’ 홍명보호의 특명, ‘수비때 각도 좁혀야’
입력 : 2013.09.0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인천] 김성민 기자= 최근 유튜브에서는 '각도의 중요성'이라는 패러디물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한 여성이 퉁명스러운 목소리로 “각도의 중요성"이라고 말한 다음, 카메라를 위에서 아래로 바라본다. 그러나 카메라의 위치가 아래에서 위로 변하면서 순식간에 미모의 여성으로 변한다. 각도에 따라 상황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느냐를 제대로 보여주는 모습이다.

이 패러디물은 한국 축구 대표팀의 수비 조직력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축구경기에서 수비수들이 상대팀 공격수들의 행동반경의 각도를 얼마나 좁히느냐에 따라 실점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대표팀이 6일 가진 아이티와의 평가전에서 보인 수비력도 이 틀에서 벗어나지 않은 범주였고, 이는 단 두 번의 장면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전반적으로 대표팀의 수비 조직력은 나쁘지 않았다. 대표팀은 경기 전반 단 두 번의 큰 위기기를 맞았는데, 한번은 각도를 잘 좁혀 위기를 벗어났고 나머지는 각도를 줄이지 못해 실점했다.

첫 번째 장면은 전반 중반에 나왔다. 전반 33분 아이티의 공격수 마우리스는 역습 상황에서 완벽한 찬스를 잡았는데, 이 때 대표팀의 골키퍼 김승규의 역할이 빛났다. 김승규는 슈팅 상황에서 마우리스가 슈팅을 할 시 한 발짝 앞으로 나서며 슈팅 각도를 좁혔고, 이것이 안정적인 수비로 이어졌다.

얼핏보면 구석으로 향하는 슈팅이 아니었던지라 위기 상황이 아니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김승규가 빠른 대처를 통해 각도를 좁히지 않았더라면 충분히 골로 연결될 수도 있는 장면이었다.

문제의 장면은 전반 종료 직전에 터진다. 한국은 전반 종료 직전 아쉬운 동점골을 내줬다. 대표팀은 전반 45분 데스마렛의 오른쪽 크로스를 머리로 연결한 벨포르트의 슈팅을 막지 못해 1-1 동점골을 허용했다.

경기를 하다보면 골은 먹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과정이 문제였다. 아이티가 오른쪽에서 크로스를 올렸을 때 한국 수비수들이 크로스의 반경 각도를 좁히게 하는 방해동작을 제대로 하지 못한 것이 실점의 원인이었다.

당시 박주호와 손흥민이 위험 지역에 자리잡고 있었으나, 상대팀 공격수가 왼발로 크로스를 하기 직전에 크로스 각도를 좁히는 그 어떤 방해 동작을 보이지 못한 것은 분명 아쉬운 대목이다.

수비는 ‘각도 싸움’이라 할 수 있다. 무턱대고 공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공격수의 행동반경을 미리 예측하고, 적당히 거리를 둔 채 패스 혹은 슈팅할 수 있는 ‘각’을 줄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수비다.

그렇기에 홍명보호의 수비수들은 ‘각도의 중요성’은 다시한번 숙지해야 할 주요 사항일 듯하다. 만약 그들의 시선이 ‘첫 승’에 안주하지 않고, 10일 있을 크로아티아전을 향하고 있다면 말이다.


사진= 김재호 기자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