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리포트] 궐기 나선 성남 시민…성남 의회 “긍정적 검토”
입력 : 2013.09.1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지난 8월 23일 안산시가 성남 일화를 인수한다는 보도 이후에 성남의 팬들과 축구팬들은 아쉬움과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K리그 역사상 가장 많은 우승을 차지한 구단이 사라진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성남 인수 사태…어디서부터 꼬였나

올 시즌을 앞두고 통일교는 올 해를 마지막으로 지원을 전면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구단에 밝혔다. 지금까지 구단에 지원을 해준 문선명 총재 별세 후 통일그룹은 충남 일화 여자축구단 해체, 피스컵, 피스퀸컵 등 국제축구대회 폐지 등 스포츠 관련 사업에서 철수했다.

이에 성남은 구단 기부 방식으로 성남시와 대화를 가졌다. 성남시는 지난 5월 용역 업체를 선정, 연고지 잔류에 대한 연구를 맡겼다. 당시 성남은 350억 원의 가치로 측정되며 성남시와 긍정적인 대화가 오갔다.

모든 검토가 끝난 후 부시장과 시장의 결제만 남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당시 박정오 부시장은 결제를 하지 않은 채 안산시 부시장으로 7월 취임하며 성남시와 구단간의 대화는 중단됐다.

성남시가 대답이 없자 성남 구단은 안산이라는 새로운 지역을 만나 대화를 나누던 중 지난 8월 23일 ‘인수설’ 보도가 시작됐다.



▲서명운동, 궐기대회…성남 팬들이 직접 나섰다

성남 팬들은 이때부터 구단 지키기에 나섰다. 성남 서포터즈연합은 지난 7일 대전 시티즌과의 리그 27라운드부터 홈팬들을 상대로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서포터즈연합과 성남축구연회, 성남 유소년 산하 학부모들이 중심이 돼 12일 성남시의회 1층 로비에서 ‘성남 시민축구단 창단촉구 범시민궐기대회’를 열었다.

성남 시청 앞에는 지난 크로아티아와의 경기가 열렸던 날 보였던 “성남의 별은 오직 성남의 하늘에서만 빛난다”라는 플래카드와 함께 “이재명 성남시장님! 성남일화를 시민구단으로 창단해 주세요!!”, “이재명 성남시장님! 성남FC를 성남시민의 품 안으로 보듬어 주세요!!”라는 플래카드가 걸려있었다.

애초 3시부터 진행되기로 했던 궐기대회는 30분 늦게 시작됐다. 처음 현장에 도착했을 때 많아 보이지 않던 참가인원들은 대회가 시작하자 여기저기서 모여 100여명 이상의 사람들이 참가했다. 9월 시의회가 열리는 평일 오후에 실행된 대회였지만 남녀노소 성남시민들과 성남 산하 유소년 팀들의 선수들이 참석했다.

대회에 성남의 홈 유니폼을 입고 딸과 함께 참가한 김덕연(43)씨는 “2005년부터 줄곧 축구장에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내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지키지 못하면 아이들과 한 약속을 지키지 못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아이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주고 싶어 데려왔다”고 참가한 이유를 밝혔다.

이어서 “오히려 시민구단으로 바꾼다는 것이 기회라고 생각한다. 기존에 잘 알지 못했던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통일교에 대한 색을 완전히 뺄 수 있는 기회이다”며 “이재명 시장은 지금까지 재정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말하고, 지금 와서 돈이 없어 시민 구단 변경이 안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성남에는 대기업들이 많은데 접촉을 할 노력을 하지 않았다”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박진포 선수로부터 직접 받은 유니폼을 입은 채 어머님 손을 잡고 대회에 참가한 윤현서(13, 대하초6)양은 “어린 시절부터 좋아하고, 주말마다 봤던 팀이 다른 곳으로 옮긴다고 들어서 속상하다”며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성남 의회 “시민구단 창설, 긍정적 검토”

3시 30분께 성명서와 구호문을 제창하며 시작한 대회는 4시 정용한 성남시 의회 문화복지위원장(새누리당)과 만나는 시간을 가졌다. 정용환 위원장은 대회에 참가한 시민들 앞에서 “나는 성남 시민구단 유치를 찬성한다. 의원들 역시 반대하는 입장이 없다”며 “예산 조율이 가능한 10월 의회에서 예산 비용과 유치 의견을 끌어오겠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대회가 끝난 뒤 약 1,200명으로부터 받은 서명이 든 두툼한 서류 봉투를 들고 있던 성남 서포터즈 황기청년단의 김재범(35)씨는 “오늘 시간이 맞지 않아 시민들의 서명을 전해주지 못해 아쉽다. 앞으로 경기장에서 계속 서명운동을 펼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평일 오후라는 시간 때문에 많은 사람이 오지 못했고, 위원장의 발언이 형식적이라고 생각해 아쉬움이 남는다. 하지만 오늘이 첫 대회이니만큼 더 좋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더 좋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나타냈다.

성남=글 김도용 기자

사진=성남 일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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