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김성민 기자= 포항 스틸러스가 2년 연속 FA컵 4강전에서 제주유나이티드를 제치고 결승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포항은 14일 오후 3시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의 2013 하나은행 FA컵 4강전에서 고무열, 노병준, 박성호, 조찬호의 골 퍼레이드를 앞세워 4-2 승리를 거두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경기 시작과 함께 제주의 선제골이 터졌다. 전반 1분 페드로가 왼쪽 페널티박스 안으로 파고든 뒤 내준 크로스를 마라냥이 문전 앞에서 감각적인 발리슛으로 마무리하며 포항의 골문을 뒤흔들었다. 하지만 제주의 기쁨은 오래 가지 않았다. 포항은 전반 9분 신광훈의 오른쪽 측면 크로스를 고무열이 문전 앞에서 타점 높은 헤딩슛으로 동점골을 뽑아냈다.

이후 경기의 흐름은 치열한 공방전으로 전개됐다. 경기를 원점으로 돌려놓은 포항은 좌우 측면을 적극 활용하는 빠른 템포의 공격으로 역전골 사냥에 나섰고, 동점을 허용한 제주는 무리한 공격 전개 대신 수비 안정에 주력하면서 페드로, 마라냥의 발 끝을 활용하는 선수비 후역습으로 포항의 뒷 공간을 노렸다.

후반 시작과 함께 공세의 수위를 높인 포항은 역전골을 터트렸다. 후반 2분 고무열이 오른쪽 측면에서 내준 날카로운 크로스가 문전 앞 노병준의 발 끝에 걸렸고 그의 오른발을 떠난 볼은 제주의 골망을 뒤흔들었다. 제주는 후반 11분 부상을 당한 김봉래를 빼고 오주현을 교체 투입하며 흐트러진 전열을 다시 가다듬었다.

반격에 나선 제주는 후반 11분 마라냥이 김광석과의 볼 경합 도중 페널티킥을 얻어냈고 후반 13분 키커로 나선 페드로가 동점골을 터트리며 침묵에 빠졌던 홈구장을 다시 뜨겁게 달궜다. 하지만 포항의 곧바로 추가골로 응수했다. 후반 16분 프리킥 찬스에서 문전 앞 노병준이 왼쪽 골문 구석 쪽으로 볼을 연결해줬고 박성호가 몸을 날리며 왼발 슈팅으로 골 사냥에 성공했다.

제주는 후반 17분 역습 상황에서 마라냥이 신화용 골키퍼와 1대1 찬스에서 쓰러졌지만 이번에는 주심의 휘슬이 울리지 않았다. 양팀의 희비가 엇갈리는 순간이었다. 포항은 후반 28분 노병준 대신 조찬호를 교체 투입하며 한 골차 리드를 더 벌리려 했다. 제주는 후반 32분 배일환과 송진형을 맞바꾸며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포항에게 손을 들어줬다. 포항은 후반 34분 역습 과정에서 오른쪽 페널티박스 안으로 파고든 조찬호가 강렬한 오른발 슈팅으로 쐐기골을 터트리며 제주의 추격 의지를 꺽어놓았다. 제주는 후반 39분 권순형을 빼고 이진호를 마지막 승부수로 꺼냈지만 시간은 더 이상 이들을 기다려주지 않았다. 오히려 경기 막판 이명주의 슈팅이 골대를 맞지 않았다면 스코어 차이는 더 벌어질 뻔 했다. 결국 이날 경기는 포항의 4-2 승리로 막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