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6' 참패의 기억, FC안양 정현윤이 광주전을 벼른 이유
입력 : 2013.09.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두원 기자= 광주FC를 상대로 팀의 2연패를 끊는 귀중한 결승골을 터트린 FC안양의 수비수 정현윤(23)이 광주전 승리를 1년 넘게 기다렸다고 밝혔다.

FC안양은 지난 15일 광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챌린지 24라운드 광주FC와의 경기에서 김원민, 정현윤의 연속골로 2-1로 역전승했다.

이 날 경기에서 가솔현과 중앙 수비수로 나선 정현윤은 후반 8분 세트 피스 상황에서 공격에 가담, 승부를 결정짓는 결승골을 터트리며 팀에 승리를 안겼다.

지난 5월 벌어진 광주 원정에서 선제골을 기록했던 정현윤은 프로에서 기록한 2골을 모두 광주를 상대로 성공시키며 특히 강한 모습을 보였다.

U-17 세계청소년대표 출신인 정현윤은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광주에 승리하는 것을 꿈꿨다고 했다. 이유는 0-6 참패의 기억 때문이다.

FC안양으로 이적하기 전 전남의 유니폼을 입었던 그는 지난해 6월 광주 원정에서 0-6으로 패했다. 당시 중앙 수비수로 풀타임을 소화한 정현윤으로서는 치욕적인 패배였다.

정현윤은 "지난해 전남 소속으로 광주원정을 치렀는데 악몽이었다. 경기가 시작되고 골키퍼에게 백패스를 했는데 상대 선수가 이를 가로채 슈팅한 것을 동료 선수가 골문앞에서 가까스로 걷어냈다. 하지만 경기 초반부터 내가 어이없는 실수를 하면서 경기 분위기가 완전히 광주에 넘어갔고 전반에만 5실점을 기록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날 경기가 끝나고 한숨도 못 잤다. 참패의 원인은 경기초반에 내 실수때문인 것 같았다. 팀이 참패를 당하는 상황에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자책을 많이 했는데 광주원정 다음날 염색했던 머리도 짧게 자르면서 의지를 다졌지만 너무 힘들었다. 훈련 중에 갑자기 쓰러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5월 13일 정현윤은 안양 유니폼을 입고 다시 광주원정에 나섰다. 지난해 참패를 지우고자 광주에 꼭 이기고 싶었다. 주장 김효준 선수와 함께 중앙 수비수로 나선 정현윤은 전반 13분 팀의 선제골을 터트렸다. 팀은 후반 47분까지 2-1로 앞섰지만 골키퍼의 실수로 동점을 허용하며 승리를 놓쳤다.

정현윤은 "지금은 창원시청에 있는 백성우 골키퍼가 경기하루 전 SNS를 통해 글을 남겼다. 광주에 꼭 복수를 해달라는 내용이었다. 내가 광주 원정에 나쁜 기억을 가지고 있었고, 백성우도 데뷔전에서 다 잡은 승리를 놓쳐서 아쉬움이 많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지난 광주전에서의 기억이 겹치면서 이번 경기에 투지가 더욱 불타올랐다. 팀 동료에게도 이번 광주전은 '크레이지모드'를 기대한다고 독려했다. 그런데 막상 내가 결승골의 주인공이 되니 더욱 통쾌하다"며 기쁨 마음을 드러냈다.

사진=정현윤. FC안양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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