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기의 축구 이야기] 최용수에게 '독수리'라는 별명이 붙여진 사연은?
입력 : 2013.09.1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독수리’ 최용수, ‘날쌘 돌이’ 서정원, ‘산소 탱크’ 박지성.

축구선수들은 그 특징에 따라 재미있는 별명이 있다. 때로는 이름보다 별명이 더 다정스럽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축구 선수들의 별명은 대개 생김새와 성격, 행동거지, 경기 스타일을 통해 붙여지는 경우가 많다.

박지성은 한국을 대표하는 최고의 선수답게 별명도 많다. 내성적인 성격으로 수줍을 많이 타서 '순둥이'라는 별명이 제일 먼저 생겼고 그 뒤, 뛰어난 체력을 바탕으로 경기장을 쉴 새 없이 누빈다고 해서 '산소탱크'라는 별명이 붙여졌다. 맨체스터로 이적하면서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선수라는 뜻의 '맨유맨' 이란 별명을 얻었고 영국언론들은 박지성을 '번개 같은 침략자'라고도 부른다.

‘갈색 폭격기’라는 별명으로 10년간 분데스리가를 누빈 차범근은 독일에서 활약하던 시절 얻은 별명이다. 머리색과 피부색이 다른 동양의 한 선수가 분데스리가는 물론 전 유럽을 장악하면서 붙여진 별명이다. 차범근의 위상으로 볼 때 갈색폭격기라는 별명은 그 명성에 비해 오히려 초라할 정도라는 평가도 있다.

차범근의 아들 차두리의 별명은 독일의 속도 무제한 고속도로인 ‘아우토반’인데 팬들이 직접 투표해서 얻은 별명이라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다. ‘독수리’ 최용수는 그가 연세대 출신이기도 하지만 날카로운 눈매가 독수리를 연상케 한다하여 그런 별명이 붙여졌다.

생김새외 관련, ‘황새’ 황선홍은 그라운드에서 뒤뚱뒤뚱 뛰는 모습이 황새와 닮았고 성이 황 씨라서 붙여진 별명이다. ‘라이언 킹’ 이동국은 청소년대표 시절, 뛰어난 골 감각을 자랑하며 황선홍의 계보를 이을 선수라는 뜻으로 라이언 킹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하마’ 신문선, ‘메뚜기’ 여범규, ‘악어’ 김풍주도 얼굴 생김새와 관련하여 얻어진 별명이다. ‘조깜’ 조광래는 까만 얼굴색 때문에 붙여졌고 ‘진돗개’ 허정무는 고향이 진도라서, ‘독사’ 박종환은 매서운 눈매와 날카로운 성격이 복합되어 붙여졌다.

홍명보의 별명이 ‘영원한 리베로’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 이 별명은 13년간 국가대표 팀에서 리베로를 맡아 훌륭한 경기를 해냈고, 2002월드컵에서도 대표 팀 주장으로 4강 신화를 일궈낸 업적을 인정받아 붙여진 별명이다. ‘영원한 리베로’는 그의 자서전 제목이기도 하다.

안정환은 ‘반지의 제왕’으로 통한다. 처음에는 잘 생긴 외모로 '테리우스'라는 별명이 있었으나 월드컵을 앞두고 열린 스코틀랜드와의 평가전에서 골을 넣은 후 골 세레머니로 결혼반지에 키스를 하면서 생긴 별명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16강 이탈리아 전에서도 8강을 확정하는 골든골을 터뜨린 뒤에도 이 세레머니를 하여 화제가 됐다. 이관우도 잘 생긴 외모로 많은 여학생들이 ‘시리우스’로 불렀다.

2002년 한일 월드컵은 많은 축구선수들에게 별명을 선물로 주었다. 선수들의 별명은 유머 감각이 뛰어난 히딩크 감독이 많이 붙여 줬는데 대표적인 선수가 김남일이다. ‘진공청소기‘ 김남일은 2002월드컵 때 수많은 세계적인 미드필더들을 앞에 두고 뛰어난 활약 보여주었고 미드필드를 장악하면서 진공청소기처럼 빨아들인다고 하여 붙여진 것이다.

송종국의 별명 ‘쿠키’는 히딩크 감독이 송종국의 이름을 부르다가 발음이 너무 어려워 맨 뒷 글자인 '국'을 '쿠키'로 발음하면서 생긴 것이다. ‘마스크 맨’ 김태영도 2002월드컵 16강 이탈리아 전에서 코뼈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하면서 이 후 경기에서 코를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면서 생긴 별명이다. 김태영은 월드컵이 끝나고 부상이 회복된 후에도 팬서비스 차원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기도 했다.

이운재는 2002월드컵에서 무교체로 7경기 전 경기에 풀타임 출전하여 생긴 별명이 ‘거미손’이다. 그는 많은 슈팅을 막아내며 야신상 후보로까지 거론되는 등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얻은 별명이다.
‘리틀 칸’ 김영광은 올림픽대표 시절, 아시아예선에서 죽음의조라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전 경기(6경기)에서 무실점 선방했다. 올림픽 본선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치면서 2002월드컵 야신상을 받았던 독일의 명GK 칸의 이름을 따서 리틀 칸이라 붙여졌다.

‘트루크 전사’ 이을용은 2002월드컵 3,4위전 터키전에서 프리킥골 등 뛰어난 활약을 펼친데다가 월드컵이 끝난 직후, 터키리그로 진출하면서 붙여진 별명이다.

고종수는 프랑스어로 무서운 아이, 조숙한 아이라는 뜻을 가진 ‘앙팡테리블’, 정조국은 ‘패트리어트’, 최성국은 ‘리틀 마라도나’, 박주영은 ‘축구천재, 설기현은 ’스나이퍼‘, 이호는 ’한국의제라드‘, 조재진은 ’트리플J‘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그러나 별명이 다 좋은 것만은 아니다. 이천수는 ‘미꾸라지’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데 상대편을 따돌리고 빠르게 치고나가는 모습에서 만들어진 ‘미꾸라지’라는 별명이 최근에는 다른 의미의 ‘미꾸라지’를 연상시키고 있다.

김덕기 (스포탈코리아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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