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은퇴] 이영표, 월드컵부터 MLS까지 결정적 순간들
입력 : 2013.10.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왕찬욱 기자= ‘초롱이’ 이영표(36, 밴쿠버 화이트캡스)가 프로축구선수 생활을 14년으로 마감한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진출의 주역이었던 이영표. 그가 어떻게 2000년대 한국 최고의 풀백으로 올라섰는지를 다시 한번 돌아보자.

'4강 신화' 2002 한일 월드컵
1999년 6월 12일 멕시코전에 A매치 데뷔전을 치른 그는 2000년 FC서울의 전신 안양 LG에 입단했다. 당해 K리그 우승, 이듬해 준우승을 경험한 이영표는 거스 히딩크 감독의 눈도장을 받으며 2002 한일 월드컵에 나서게 된다.

월드컵에서 그의 활약은 빼어났다. 세계적인 선수들을 상대로 준수한 수비력을 보여줌은 물론 공격에도 탁월한 재능을 보였다. 이영표 특유의 ‘헛다리’ 드리블은 그의 상징으로 자리잡기도 할 정도였다. 특히 조별리그 포르투갈전에서 터진 박지성의 골, 16강 이탈리아전에서 터진 안정환의 골은 그의 도움이었다. 자신의 실력을 처음으로 전세계에 알린 것이다.

PSV 에인트호벤으로 향하다
히딩크 감독으로부터 눈도장을 받은 이영표는 박지성과 함께 2003년 1월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의 PSV 에인트호벤으로 짐을 옮겼다. 그곳에서도 이영표의 성실함은 빛을 발했다. 초반부터 안정적인 활약을 보인 이영표는 금새 주전으로 자리잡았고 꾸준한 경기력을 선보였고 이내 유럽에서도 인정받는 풀백으로 거듭났다. 이것이 그의 화려한 유럽 생활의 시작점이었다.

2004/2005 UEFA 챔피언스리그 4강전
에인트호벤은 2004/2005시즌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며 이목을 끌었다. 그리고 레버쿠젠, 올림피크 리옹 등을 물리치며 4강까지 올라섰다. 그리고 4강에서 AC 밀란과 1, 2차전 합산 3-3으로 비겼으나 ‘원정골 우선원칙’으로 인해 탈락의 쓴 맛을 봤다.

당시 골을 터트린 박지성의 활약 또한 놀라웠지만 이영표도 만만찮은 경기력을 뽐냈다. 2005년 5월 5일 당시 3-1로 승리한 4강 홈경기에서 이영표는 후반 20분 코퀴 현 PSV 감독의 골을 도왔다. 또한 가투소, 카푸 등 세계적 선수들의 압박 속에서도 왼쪽 공격의 활로를 여는 중요한 임무를 완수했다. 비록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으나 이영표를 향한 찬사는 멈추지 않았다.

새로운 둥지, 토트넘
챔피언스리그에서의 맹활약으로 인해 이영표는 유럽 여러 팀의 목표가 됐다. 심사숙고한 그가 결정한 팀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토트넘이었다. 마틴 욜 감독의 부름에 응한 이영표는 역시나 이적 후 주전자리를 꿰찼다.

이영표는 박지성과 함께 국내에 프리미어리그 붐을 일으켰다. 매 경기 출전하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는 그의 모습에 한국 축구팬들은 열광을 보내지 않을 수 없었다. 2시즌간 붙박이 주전으로 활약하며 입지를 다진 이영표였지만 세 번째 시즌인 2007/2008시즌 경기 출전에 어려움을 겪고 이적을 추진했다.

로마를 거절하고 독일로 향하다
2007/2008시즌 욜 감독이 떠난 이후 후안 데 라모스 감독이 지휘봉을 잡자 이영표의 입지는 흔들리기 시작했다. 풀백 자원들이 대거 합류했고 이영표는 시즌 내내 18경기 출전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켜야만 했다.

이에 이영표는 이적을 추진했다. 세계적인 명문팀 AS 로마가 이영표에게 손을 내밀었지만 거절했다. 그의 선택은 독일 분데스리가의 도르트문트였다. 이영표는 이적 후 주전자리를 확보하며 다시금 재도약을 노렸다.

허나 부상이 그의 발목을 잡았다. 그사이 기존 주전 풀백이었던 데데가 부상에서 회복하며 이영표의 공백을 메웠다. 때문에 이영표는 부상에서 회복했지만 시즌 막바지에는 거의 나서지 못했다.

사우디 아라비아에서 미국으로 진출하다
2009년 여름, 이영표는 사우디아라비아 프리미어리그의 알 힐랄 이적을 발표한다. 2시즌간 부동의 주전으로 활약하며 우승컵을 쓸어 담은 이영표는 2011년 6월 계약만료 후 국내로 들어와 휴식을 취하며 현역 은퇴에 대한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적지 않은 나이었던 그가 향한 곳은 미국이었다. 이영표는 2011년 미국 메이저리그사커 밴쿠버 화이트캡스로 이적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택했다. 30대 중반인 이영표는 2012시즌과 2013시즌 모두 각각 30경기 이상을 소화하는 투혼을 불태웠다.

그러나 올 시즌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되면서 이영표도 은퇴 결정을 내렸다. ‘철인’이 멈춰 설 때가 온 것이다. 이영표는 오는 28일 콜로라도 라피즈와 정규리그 마지막 홈경기로 자신의 선수생활을 마감하게 된다.

사진=ⓒ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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