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골 가뭄에 시달리는 이유 ‘2가지’
입력 : 2013.10.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민 기자= 아직도 앞길이 창창한 선수에게 과한 욕심을 부리는 걸까. 조금씩 성장하고 있는 연계플레이에 골까지 터져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아무래도 지금은 조금 더 지켜봐야 할 때인 것 같다. ‘골 가뭄’에 허덕이고 있는 손흥민(레버쿠젠)의 얘기다.

손흥민은 올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9경기에 출전했지만 1골밖에 넣지 못했다. 그 유일한 골도 지난 8월 10일 프라이부르크와의 시즌 첫 리그전이었다. DFB포칼에서 2골을 기록했으나 상대는 모두 2부 리그 이하였다.

지난 25일(현지시간) 26일 독일 바이 아레나에서 열린 아우쿠스부르크와의 2013/2014 독일 분데스리가 10라운드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손흥민은 경기 내내 꽤 날카로운 슈팅과 좋은 찬스를 잡았지만 골로 연결시키지는 못했다.

손흥민은 공격수다. 골로서 말을 해야 하는 위치다. 경기력이 부진하더라도 골을 넣어준다면 공격수로서의 임무는 다하는 셈이다. 하지만 손흥민은 가장 중요한 그 임무를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키슬링과 샘의 골 행진은 손흥민의 부진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키슬링은 리그 6골, DFB포칼 2골, 챔피언스리그 2골 총 10골을 기록하고 있으며 샘은 지난 아우구스부르크전에서 한 골을 추가해 리그 8골, DFB포칼 3골, 챔피언스리그 1골 총 12골을 기록 중이다. 손흥민과 상당히 대비되는 성과다.

그렇다면 손흥민은 왜 골맛을 보지 못하는 걸까?

먼저, 극심한 부담감을 이유로 들 수 있다. 손흥민은 한국 축구의 스타다. 그렇기에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관심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평범한 골이라도 그가 기록하면 한국 축구팬들에게는 기쁨이 되지만 반대로 조금이라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 위기설에 오르기도 한다. 한국 축구의 에이스가 된 이상 반드시 짊어지고 가야 할 문제다. 전 세계 슈퍼스타들중 언론과 주변의 ‘당근과 채찍’을 이겨내지 않고 성장한 선수가 없다는 것도 이와 같은 면면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러한 상황이 나이 어린 손흥민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골을 반드시 넣어야 한다’는 중압감에 시달리고 있는 듯하다. 지난 아우구스부르크전의 경우를 보더라도 그렇다. 손흥민은 평소답지 않게 급급하게 슈팅하는 모습을 보였다. 후반 2분, 홍정호가 걷어낸 손흥민의 슈팅에서는 찬스상황에서 냉철함을 일관하던 모습이 묻어나지 않았다.

왼쪽 측면수인 보에니쉬와의 ‘불협화음’도 또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겠다. 흔히 한국축구팬들은 보에니쉬를 ‘탐욕의 수비수’라고 부른다. 과한 오버래핑으로 인해 손흥민과의 동선이 겹치는 모습을 보이고, 이로 인해 손흥민이 찬스를 놓치는 모습을 보이는 형세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를 보에니쉬의 탓으로만 보기에는 무리다. 어차피 측면 공격수와 수비수는 공생해야 한다. 그렇기에 아직 두 선수간의 호흡이 완벽하지 않는 것으로 보는 것이 더 정확하다.

축구 경기는 포지션을 선정할 때, 동선이 겹치는 선수들 사이의 팀워크를 고려한다. 특히 측면 공격수와 수비수는 더욱 그러한데, 이들은 오버래핑과 수비가담을 교대로 수행하며 측면의 균형을 잡아야 한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 할지라도 선수간의 유기적 흐름을 깬다면 무조건적인 선발을 기대할 수 없는 이유기도 하다.

그런 측면에서 아직 손흥민과 보에니쉬의 호흡이 완벽하다고는 볼 수 없다. 보에니쉬의 공격 본능이 강한 선수라면, 손흥민은 공백이 생긴 뒷공간을 커버하며 믿음을 심어줘야 한다.

희생을 강요 하라는 뜻이 아니다. 동료의 동선을 더욱 공부하고, 많은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합의점을 찾아가야 한다는 맥락이다. 스위칭 플레이가 자연스럽게 연결돼야만 더욱 자신의 플레이에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을 향한 엄청난 스포트라이트. 여기에 측면 수비수와의 불협화음 까지. 손흥민은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동시에 손흥민이 한 층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풀어야 할 숙제기도 하다. 그리고 위와 같은 두 가지의 퍼즐이 풀리는 순간 손흥민의 '골 가뭄'도 분명 해소될 전망이다.

사진=ⓒ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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