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민의 심층분석] 박주영 운명, ‘리버풀-맨유’ 2연전에 달려있다
입력 : 2013.11.0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리버풀이냐 맨체스터유나이티드냐. 박주영(28, 아스널)의 운명이 이번 리그 2연전에 달려있다. 출전 가능성은 적지만, 모든 축구경기가 그렇듯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박주영이 지난 첼시전에서 품은 좋은 기억이 다시 실현될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박주영의 소속팀 아스널은 3일 새벽(한국시간) 영국 에미레이츠 스타디움에서 2013/2014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에서 리버풀과 맞붙는다.

선두권 팀들이 자웅을 겨루는 진짜배기 경기다. 아스널은 리그 1위(7승 1무 1패, 승점22)를 달리고 있지만, 이날 경기에서 3위 리버풀(6승 2무 1패, 승점20)에 패한다면, 순위는 언제든지 뒤바꿀 수 있다. 여기에 양팀은 이번 시즌에 확 달라지고, 안정된 전력을 갖춘 팀이라 팬들의 시선이 아스널-리버풀 경기에 모이고 있다.

한국 축구팬들도 이 경기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주영의 출전 여부다. 물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그러나 완전 배제를 수만은 없다. 지난 첼시와의 리그컵에서 1년 7개월만에 깜짝 출전했기에 더욱 그렇다.

박주영은 29일 첼시와의 2013/2014 잉글랜드 캐피털 원 컵(리그컵) 4라운드(16강)에서 후반 36분 애런 램지를 대신해 그라운드를 밟았다. 주어진 시간은 단 10여분. 임팩트는 강하지 못했지만 최악의 플레이라고 보기는 힘든 경기였다.

박주영이 승부를 뒤집을 만한 카드가 되기에는 이미 기울어진 승부의 추는 돌이킬 수 없는 불가항력이다. 그럼에도 고무적인 것은 박주영이 10분간 아스널 선수들과의 펼친 플레이는 전혀 어색함이 없었다는 것이다. 훈련으로만 영겁의 시간을 보낸 박주영의 지난 세월을 생각하면 더욱 와닿는 부문이다.



더 주목해야 할 점은 첫 출전 뒤 나온 아르센 벵거 감독의 코멘트였다. 벵거 감독은 첼시전을 마치고 박주영에 대해 "최근 팀 훈련을 잘 소화해 출전 기회를 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첼시전을 잘 뛰고 못 뛰고를 떠나 그 동안 혹평만을 남겼던 벵거 감독으로부터 이제는 경기에 뛸 수 있을 만큼 준비가 됐다는 판정을 받은 것으로, 지속적인 출전을 기대해 볼만한 평가였다.

박주영을 둘러싼 상황이 긍정적으로 흐르다보니 팬들의 관심은 리버풀전에 쏠린다. 그러나 아직은 선발 출전을 기대하기 어렵다. 아스널이 이번 리버풀전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올리비에 지루를 세울 것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올 시즌 9경기에서 5골과 4도움을 기록하는 지루는 결정력과 연계에서 절정에 기량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하지만 아스널이 경기 후반 공격력 강화를 위해 박주영을 조커카드로 사용할 가능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이것은 지난 첼시전에서의 경우에서 추론할 수 있는 선택지다.

당시 벵거 감독의 박주영 투입 의도를 분석한다면 애런 램지의 체력 안배를 위한 보는 것이 정확하다. 그러나 어찌됐든 박주영의 투입으로 아스널 공격의 무게가 조금 더 실린 것은 사실이기에 아스널이 이번 리버풀전에서 후반 막판 패배의 위기에 놓였을 시 팀의 밸런스보다는 상대방 위험지역에서의 점유율을 높이려 할 경우 박주영을 투입시킬 수도 있다.

만약 박주영이 이번 리버풀전에서 어떤 식으로도 기회를 잡지 못한다면, 11라운드 경기인 맨유와의 경기에서 기대를 걸어봐야 한다. 아스널은 오는 11일 맨유와 리그 경기를 갖는데, 100% 전력으로 임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아스널은 리버풀전과 오는 7일 열리는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의 2013/2014 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조별 예선 경기에 전력을 다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아스널은 리버풀전에서도 리그에서 선두 수성을 위해 반드시 이겨야 하고, 도르트문트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도 조 선두로 치고 나가기 위해 반드시 잡아야 한다. 현재 아스널은 챔피언스 리그에서 도르트문트-나폴리와 함께 2승 1패로 동률을 이루고 있다. 동시간에 나폴리는 홈에서 3전 전패의 마르세유와 붙을 예정이기에 이 경기에서 패하면 아스널은 조 1위에서 3위로 추락할 수도 있다.

따라서 아스널은 리그 11라운드 맨유전에서는 100% 전력을 가동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베스트 11을 4일간격으로 돌려야 하는 강행군에, 그것도 중간에 독일을 거쳐야 하는 일정을 생각하면 그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물론 아스널과 맨유와의 라이벌 의식을 생각하면 아스널은 없는 전력이라도 쥐어짜야겠지만 녹초가 된 선수들을 풀타임으로 가용하기는 어려운 것은 사실이기에, 아스널은 후반에 선수들을 교체하며 주전선수들이 체력 방전을 미연에 방지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이는 자연스레 박주영이 후반에 교체 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배가 시킨다.

어디까지나 이 모든 것은 아스널과 박주영을 둘러싼 추측일 뿐이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이번 리버풀전과 맨유전은 박주영의 출전 지속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것이다. 선발이든 교체든 방식은 중요하지 않다. 이번 리그 2연전은 박주영에 대한 벵거 감독의 진짜 의중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다.

글=김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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