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선 쟁점②] 박은선, 왜 대표팀에 뽑히지 않을까?
입력 : 2013.11.0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정지훈 기자= 한국 여자축구의 간판스타 박은선(27). 그녀는 왜 대표팀에 제외됐고, 왜 대표팀에 소집되지 않을까?

한 여자 축구 선수의 성별 논란이 한국 축구계의 큰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이제는 그녀의 대표팀 소집 문제로 양 측의 첨예한 대립으로 이어지고 있다.

시작은 아시안컵을 앞둔 2010년이었다.

당시 한국 여자 축구 부동의 스트라이커였던 박은선은 컨디션 문제에도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아시안컵 출전을 앞뒀다. 그러나 중국 대표팀은 박은선의 성별을 문제 삼으며 검사를 요구했고 으름장을 놨다. 이에 축구협회는 논의 끝에 박은선을 제외시켰고 결국 이것이 논란의 불씨가 됐다.

이에 대해 서울시청은 “중국의 으름장 때문에 박은선 선수를 제외한 것이 아니고 팀을 이탈한 선수기 때문에 대표팀에서 제외된 것이다. 그리고 공식적으로 검사 요청도 없었고 선수에 대해 협회나 연맹에서 다른 조치는 없었다. 오해가 있을 수도 있었겠지만 당시 박은선은 대표팀에 활약하기에는 정신적으로, 육체적으로 힘든 시기였다”고 답했다.

그리고 2010년 박은선이 서울시청으로 복귀했고 첫해는 조금 부진했지만 지난 시즌에 11골을 넣으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이후 이번 시즌에는 ‘천재 스트라이커’의 모습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19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이에 일부 지도자들은 농담 삼아 “저렇게 잘하는데 남자 선수가 아닌가?”하는 의문을 드러냈고 7~8월경 한 구단 감독이 연맹측에 의뢰한 것이 결국 도화선이 됐다. 이후 10월 들어 6개 구단 감독들은 ‘이렇게 좋은 선수가 대표팀에 들어가지 않는지 이유를 알아봐야겠다’며 단체 행동의 조짐을 보였다.

한 마디로 박은선의 성별 논란을 다시 한 번 수면위로 꺼낸 셈이다.

그러나 서울시청의 생각은 달랐다. 서정호 감독은 “문제가 있어서 대표팀에 안 뽑히는 것 아니냐는 오해가 지도자들 사이에서 있었다. 그러나 박은선은 2011년에도 1년 넘게 팀을 떠나 있었고 복귀 후에도 기복이 있었다. 이후 마음을 다잡고 운동에 전념해 예전 모습을 찾았고 동아시안게임을 앞두고는 대표팀에 대한 열망을 보이기도 했다”고 답했다.

이어 서 감독은 “과거 은선이가 몸이 만들어지지 않았음에도 대표팀에 발탁돼 힘들어했던 경험이 있다. 그 스트레스를 알고 있었고 아직 정신적으로 준비가 안 돼 있기에 대표팀 감독에게 한 템포 쉬어줬으면 좋겠다는 부탁을 하기도 했다. 이제는 준비가 돼있기에 대표팀에 갈 수 있다고 생각하고 13년간 은선이를 보면서 다른 문제는 없었다”며 이유를 밝혔다.

서울시청은 모든 것이 구단들의 경쟁과 성적에 대한 욕심에서 왔다고 생각했다. 서 감독은 “개인 이기주의고 과열된 경쟁 때문에 감독들이 그러는 것 같다. 각 팀이 승리를 위해 다른 팀의 좋은 선수를 못 뛰게 하는 것이다.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박은선은 한국 여자 축구의 미래를 이끌어갈 선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논란의 불씨가 된 대표팀 소집과 경력. 그러나 이는 작은 오해에서 시작했고 이제는 논란을 제기한 6개 구단 감독들의 정확한 답변이 있어야 한다.

사진=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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