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 기성용, '한국형 킬러' DNA 보유
입력 : 2013.12.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카디프(영국)] 김성민 기자= 올 시즌에만 두 번째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도 그랬고, 첼시도 그랬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상위권에 상주하는 터줏대감들이 코리안리거들에게 제대로 한방 맞았다.

카디프에서 만난 김보경(24, 카디프시티)은 이 모든 것이 한국형 '킬러 DNA'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 생각했다.

벌써 1달 전 즈음 일이다.

김보경은 지난 11월 24일 열린 맨유와의 12라운드 경기에서 후반 추가시간에 극적인 동점골이자 자신의 EPL 데뷔골을 터트렸다. 임팩트는 강했다. 영국 현지 언론들은 '제 2의 박지성의 재림‘이라며 김보경의 활약을 대서특필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났다. 맨유전에서 김보경이 선물한 좋은 기억이 희미해질 때쯤 기성용(24, 선덜랜드)이 다시 불을 지폈다.

기성용은 17일 열린 캐피탈원컵 8강전 첼시와의 경기에서 연장 후반 종료직전에 승부를 결정짓는 역전 결승골을 기록하며, 첼시를 침몰시켰다. 버저비터였다. 적장 주제 무리뉴 첼시 감독도 기성용을 막지 못한 것이 패인이라 인정했다. 기성용이 이날 경기의 MoM(Man Of the Match,최우수선수)으로 뽑히는 것은 자명한 일이었다.

그야말로 강팀 킬러인 셈이다.

김보경과 기성용은 중. 하위권 팀들을 상대로는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맨유.첼시 등 강팀을 만나면 킬러 본능을 드러냈다. 이에 김보경은 코리안리거들이 갖고 있는 특별한 '킬러 DNA'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기)성용이의 골을 보고 나서 매우 기뻤다.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이번 골로 더욱 자리 잡을 수 있는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고 동료를 칭찬한 김보경은 “강팀을 만나면 심리적으로 오히려 안정이 된다. 져도 본전이고 이기면 대박이다. 오히려 그런 편안한 마음이 경기를 잘 풀릴 수 있게 하는 것 같다”며 역설적인 심리적 안정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보경은 이어, “공간을 잘 찾아가는 움직임도 또 다른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맨유전에서 골을 넣을 때도 그랬다. 평소에는 세트피스 상황에서 리바운딩 볼을 노리는데 그날은 리오 퍼니낸드(맨유) 옆이 비어 있었고, 공의 경로가 그쪽으로 올 것 같았다”고 맨유전을 회상했다.

그는 “(기)성용이도 비슷한 상황이었던 것 같다. 꼭 있어야 할 자리를 찾아 움직여 역전골을 넣을 수 있었던 것 같다”며 공간을 창출하고, 찾아 들어가는 움직임이 킬러 DNA의 공통 분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을 밝혔다.

기성용의 활약에 힘입어 김보경 또한 잠시 숨겨뒀던 발톱을 다시 꺼낼 계획이다. 영점은 안필드에서 열리는 리버풀전으로 잡았다. 강팀에게 유난히 강한 코리안리거 김보경이 안필드도 점령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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