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아프지만’…볼턴, 이청용 놔줄 때 됐다
입력 : 2014.02.1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왕찬욱 기자= ‘블루드래곤’의 비상(飛上)은 언제쯤 가능할까. 그 언제가 될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누구나 아는 분명한 사실 하나가 있다. 올 시즌은 아니라는 것이다.

볼턴은 올 시즌 EPL 승격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올 시즌도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에서 보내고 있는 볼턴은 29경기서 6승 11무 12패로 승점 29점을 쌓았다. 순위는 19위다. 강등권인 22위 찰턴 애슬래틱과의 승점 차는 단 5점에 불과하다.

여차하면 리그 1(3부 리그)까지도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최근 리그 5경기서 2무 3패를 거두고 있어 위협은 점차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청용의 성공을 바라기란 쉽지 않다.

그렇다면 남은 선택지는 하나, 이적이다.

물론 볼턴을 등지고 떠나기란 마음 아픈 일이다. 볼턴은 이청용이 큰 부상을 당했을 때도 물심양면 회복을 도우며 기다려준 고마운 존재다. 또 잉글랜드 무대 데뷔를 함께 한 팀이다. 이청용에겐 마음의 고향 같은 곳이라 할 수 있다.

볼턴도 이청용의 잔류를 강력히 원하고 있다. 지난 겨울 이적시장에도 이청용을 둘러싼 이적설을 단호히 끊어낸 것이 바로 볼턴이다.

하지만 지금 상태로 이청용이 볼턴에 계속 남는다면 양측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볼턴도, 이청용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볼턴에 있어 이청용의 존재는 아주 중요하다. 다만, 지금 상황을 놓고 보면 볼턴은 이청용을 붙들기보다는 순도 높은 골 결정력을 갖춘 자원 확보에 주력해야 한다. 볼턴은 경기당 1골 수준의 저조한 공격력을 보이고 있다. 챔피언십에서조차 이런 득점력으로는 절대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바랄 수 없다.

즉, 볼턴은 골을 넣어줄 수 있는 해결사가 필요한 것이다. 득점포를 갖춘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선 그만큼 많은 자금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 제값을 받을 수 있다면, 이청용을 보내는 것은 절대 나쁜 선택이 아니다.

그렇다고 이청용의 실력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골을 넣는 타입의 선수가 아닐 뿐, 이청용은 여전히 프리미어리그 팀의 이목을 끌 정도로 수준급이다. 한국 대표팀에서도 에이스 실력을 여전히, 유감없이 뽐내는 그가 아닌가?

그런데 그 실력이 언제까지 유지될진 모른다. 챔피언십의 선수들은 아무래도 프리미어리그 선수들보단 수준이 낮다. 함께 뛰는 선수들의 수준이 낮다면 이청용의 발전에 도움이 되진 않는다. 오히려 실력 유지를 걱정해야 할 판이니 말이다.

이청용도 눈독을 들이는 팀이 있을 때 기회를 잡아야 한다. 자칫 타이밍을 놓칠 경우 정말로 잊혀진 선수가 되게 마련이다. 프리미어리그 팀이 챔피언십이면 몰라도 리그1(최악의 경우)의 선수에게 선뜻 손을 내밀기란 쉽지 않다.

누구나 변화의 시기를 맞이한다. 그 변화의 과정엔 이별과 같은 가슴 아픈 일이 있을 수 있다.

지금 이청용이 비상하기 위해선 변화가 필요하다. 볼턴 또한 그를 놓아줄 시간이 되지 않았을까?

사진=ⓒBPI/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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