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돋보기] '기성용'이란 별은 혼자 빛나지 않는다
입력 : 2014.08.3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경헌 기자= 별은 혼자 빛나지 않는다. 자신을 빛나게 하는 다른 별이 있어야 서로를 비추며 다 빛날 수 있다. 'Ki to Succes.' 스완지시티에서 '성공의 열쇠'가 되고 있는 기성용(25)은 누구보다 이 진리를 잘 알고 있을지 모른다.

스완지시티는 30일 밤 11시(한국시간) 웨일즈 스완지 리버티스타디움에서 열린 2014/201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3라운드 웨스트브롬위치알비언(WBA)전에서 네이선 다이어(2골)와 웨인 라우틀리지의 연속골을 앞세워 3-0 승리를 거두고 정규리그 3연승을 질주했다. 리그컵 포함 파죽의 4연승이다.

이러한 상승세는 게리 몽크 감독의 역할이 컸다. 지난 시즌 미카엘 라우드럽 감독이 경질되자 선수 겸 감독으로 나선 몽크 감독은 올 시즌 정식 감독으로 부임됐다. 선수들의 특성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는 4-2-3-1 포메이션에 각 포지션에 걸쳐 알토란 같은 영입을 통해 최적화된 선수 구성을 마쳤다. 이적설이 맴돌았던 기성용의 잔류도 그의 구상에 있었다.

몽크 감독은 막연한 성공의 그림자를 뒤쫓기 보다는 선수들의 흐릿한 단점은 지우고 뚜렷한 장점을 키웠다. 그 결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개막전(2-1 승)을 시작으로 스완지시티는 11명의 선수들이 마치 하나가 된 모습으로 최근 물오른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길피 시구르드손과 기성용이 '승리의 초대장'으로 활약하는 중원의 존재감이 대표적이다.

시구르드손은 맨유전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한 데 이어 WBA전까지 스완지시티가 기록한 6골 중 5골을 모두 관여했다. 지난 2012년 토트넘으로 이적했던 시구르드손은 갈피를 잡지 못한 채 다시 '친정팀' 스완지시티로 돌아왔고 공격형 미드필더라는 '맞춤옷'을 입고 다시 제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그의 공격적인 재능을 빛내주고 있는 기성용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기성용은 현재 스완지시티의 4-2-3-1 포메이션에서 '2'에 해당하는 자리에, 즉 '딥라잉(deep-lying) 플레이메이커'로 경기를 조율하는 동시에 포백라인까지 보호하는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안정적인 패스 전개와 경기 조율은 물론 존조 셸비의 공격 가담이 잦아질 경우 적극적인 수비가담으로 1차 저지선이 돼 시구르드손의 수비 부담을 덜어주고 있다.

개막전부터 공격포인트를 주고 받은 이들의 호흡은 갈수록 안정감을 더하고 있다. 시구르드손은 기성용에게 ‘EPL 톱 클래스 선수’, ‘최고의 남자(top guy)’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 세웠으며 기성용은 "시구드르손은 내가 어떻게 플레이하는지 잘 알고 있다. 그는 날 편안하게 만들어 준다"라며 화답했다.

스완지시티의 거침없는 질주가 당분간 계속될지 아니면 한풀 꺾일지 쉽사리 예상할 수 없다. 아직 시즌 초반에 불과하고 예상치 못한 암초를 만나 휘청거릴 수도 있다. 하지만 조화와 균형의 아름다움으로 그려진 '백조의 꿈'은 시련에 굴하지 않고 팀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스완지시티의 행보가 심상치 않은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사진=ⓒBPI/스포탈코리아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