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구멍 조 2위' 레버쿠젠, 왜 손흥민 아꼈나
입력 : 2014.12.1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경헌 기자= 승부수를 아끼려다 큰일이 벌어졌다. 손흥민(22)을 선발에서 제외한 레버쿠젠에 조 2위라는 살벌한 16강행 티켓이 돌아갔다.

레버쿠젠은 10일 새벽 4시 45분(한국시간) 포르투갈 리스본 에스타디오 다 루즈서 열린 벤피카와의 2014/201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최종전에서 0-0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날 경기서 레버쿠젠의 로저 슈미트 감독은 선발 라인업의 변화를 꾀했다. 간판 공격수 손흥민과 슈테판 키슬링을 벤치에 불러들이고 로비 크루즈와 요십 드르미치를 앞세워 벤피카 원정에 나섰다.

손흥민을 선발에서 제외한 이유는 일찌감치 대회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가운데 오는 14일 리그 상위권 경쟁의 중요한 승부처인 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와의 분데스리가 15라운드에 전념하기 위해서다.

경기 전만해도 슈미트 감독의 선택에 수긍이 갔다. 최하위로 탈락한 벤피카의 조르제 제수스 감독이 이날 경기에서 주전 선수들은 주말에 있을 리그 일정을 위해 가급적 활용하지 않겠다는 뜻을 피력했기 때문.

하지만 별들의 무대에서는 단 1%의 안이한 생각에 이길 경기가 무승부로 바뀔 수 있다. 레버쿠젠의 경기력이 딱 그러했다. 특히 손흥민 대신 측면 터치라인에서 공격의 활로를 개척해야 할 크루즈의 활약상은 거의 없었다.

그 사이 AS 모나코는 제니트를 상대로 2골을 몰아치며 조 선두를 향한 발걸음을 재촉했다. 슈미트 감독은 후반 25분 요십 드리미치 빼고 손흥민을 교체 투입했지만 시간은 레버쿠젠의 편이 아니었다.

손흥민은 20분 남짓한 출전 시간에도 인상적인 활약을 보였다. 연계 플레이와 함께 75%에 달하는 패스 성공률을 기록했으며 후반 41 벨라라비에게 키패스를 내주며 득점 찬스를 연출하기도 했다.

물론 손흥민이 선발 출전했다고 해서 반드시 레버쿠젠이 승리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손흥민이 지난 7일 바이에른 뮌헨전(0-1 패)에서 62분만 소화했기에 선발로 기용한다고 해도 커다란 무리수는 아니였다.

결국 조 2위로 조별리그를 통과한 레버쿠젠은 레알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첼시 등 내로라하는 강호들을 만나게 됐다. 객관적 전력이 뒤지는 레버쿠젠에게 8강행 초대장은 조 1위였다.

실제 지난 시즌 16강 진출 팀 중 조 1위로 통과한 팀이 모두 8강에 진출했다. 지난 시즌 레버쿠젠 역시 조 2위로 16강 무대에 올라 파리 생제르맹에게 1,2차전 합계 6골을 내주며 완전히 무너졌다.

축구공은 둥글고 경기 결과를 바꿀 변수는 수를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언더독(스포츠에서 우승이나 이길 확률이 적은 팀이나 선수를 일컫는 말)에 가까운 레버쿠젠의 입장에선 전술 운영면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만한 부분을 제거했어야 했다.

사진= 레버쿠젠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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