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벤투스와 도르트문트, '응답하라 2015'에선 누가 웃을까?
입력 : 2015.02.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힘든 지금의 시간 속에서 풍요로웠던 예전의 그 때를 추억하고 그리워할 수 있는 1990년대의 콘텐츠들이 최근 대중문화에서 새롭게 떠오르며 부활하고 있다. 이러한 ‘복고 열풍’의 시작에는  2012년 모 케이블채널에서 방송되었던 ‘응답하라 1997’이라는 드라마가 있었다.

H.O.T와 젝스키스로 대변하는 아이돌 가수를 비롯해 당시 유행했던 다양한 문화를 선보였던 ‘응칠’은 많은 사랑을 받으며 ‘복고’를 우리 사회에 다시 등장시켰다. 그리고 아련한 기억의 향수를 만들어냈었던 1997년에 만났던 두 팀이 18년만에 다시 물러설 수 없는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유벤투스와 도르트문트는 오는 25일 새벽 4시 45분(한국시각) 유벤투스 스타디움에서 2014/2015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16강 1라운드를 치를 예정이다. 1997년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만났던 유벤투스와 도르트문트가 이번에는 8강으로 가기 위한 문턱에서 만난 것이다. 아련했던 1997년의 기억은 도르트문트에게 해피엔딩이었다.

지금은 역사속으로 사라진 뮌헨 올림피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96-97시즌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도르트문트는 당대 최강으로 불리던 유벤투스를 상대로 3-1 승리를 거두며 구단 역사상 유일한 빅이어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유벤투스는 이후 02-03시즌에도 결승전에 진출했지만 AC밀란에게 승부차기 끝에 패했고 이후 챔스 우승과는 좀처럼 인연을 하지 못하면서 십여년이 훌쩍 지나가버렸다. 

최근 몇 년간 리그 우승과 챔스 준우승 등 뛰어난 결과를 만들어왔던 도르트문트였지만 올 시즌 분데스리가에서는 그야말로 지옥을 경험하고 있다. 시즌 중반까지도 최악의 경기력이 이어지면서 강등권까지 떨어지는 굴욕을 경험했다. 다행히 겨울 휴식기 이후 상승세를 타며 강등권에서는 벗어났지만 12위란 순위는 여전히 도르트문트에게는 실패와 같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의 도르트문트는 리그와는 다른 모습이다. 조별리그 4차전까지 4전 전승을 거두며 3년 연속으로 토너먼트 진출을 손쉽게 이뤄냈다. 자국리그에서는 심각한 수준의 수비도 챔스에서는 6경기 4실점으로 비교적 ‘짠물 수비’를 만들었다. 여기에 에이스인 로이스가 과거의 뛰어났던 기량을 회복하고 유벤투스 유스 출신의 임모빌레가 고향팀을 상대로 날카로운 득점능력을 보여준다면 승기를 가져갈 가능성은 높아질 수 있다. 

유벤투스는 이와 반대로 리그에서는 절대적 강자로 군림하고 있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유달리 고전하고 있는 상황이다. 3시즌 연속 리그 우승을 이뤄냈고 이번 시즌에도 독보적인 1위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지난 대회에서 조별리그 탈락했고 이번에는 올림피아코스에게 승점 1점 차이로 아슬아슬하게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리그에서의 여유 있는 상황에 힘입어 유벤투스로서는 이번에야말로 유럽무대에서 더욱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한다는 목표의식이 뚜렷할 것이다.

더욱이 2차전이 악명 높은 서포터들이 있는 도르트문트 원정인만큼 홈에서 열리는 1차전에서 확실히 승기를 잡으려고 할 필요성이 높다. 하지만 홈에서의 실점은 치명적인만큼 무엇보다 상대에게 원정 득점을 허용하지 않는 경기 운영도 분명히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리그에서의 부진을 유럽무대에서의 성공으로 만회하려는 도르트문트와 함께 챔스에 출전했던 나폴리와 로마가 모두 탈락하며 이탈리아의 마지막 남은 자존심이 되어버린 유벤투스는 모두 승리가 절실하다. 영광스러운 승리와 쓰디쓴 패배의 기억이 공존했던 1997년, 도르트문트에게 응답해주었던 승리의 여신이 2015년에는 어느 팀의 목소리에 응답을 해줄 것인지 기대된다. 그리고 응답의 시간은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글=우승호 객원 에디터
사진=게티이미지 코리아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