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 롯데 오승택, 균형 허문 한 방으로 일냈다
입력 : 2015.05.2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인천=국재환 기자]
롯데 내야의 '신데렐라'로 등극한 오승택(24). /사진=OSEN
롯데 내야의 '신데렐라'로 등극한 오승택(24). /사진=OSEN



롯데 자이언츠의 오승택(24)이 또 한 번 일을 냈다. 안정된 수비와 함께 균형을 허무는 한 방을 작렬시키며 팀의 승리에 일조했다.

오승택은 26일 인천SK 행복드림구장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SK 와이번스와의 주중 3연전 첫 번째 경기에 8번 타자 겸 3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1안타(1홈런) 1볼넷 1타점을 기록했다. 팀도 10-5승리를 거두며 3연승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올 시즌이 시작할 때만 하더라도 오승택의 위치는 백업 내야수였다. 포수를 제외한 내야의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었지만 박종윤(1루수), 정훈(2루수), 문규현(유격수), 황재균(3루수)이라는 쟁쟁한 선배들이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잠재력을 갖춘 선수로 평가받았으나 주전으로 파고들기에는 다소 부족한 면도 느껴졌다. 그러나 황재균의 허벅지 부상 공백은 '신데렐라' 오승택의 등장을 알렸다.

오승택은 지난 21일 사직 KIA전까지 주전과 백업을 오가며 타율 0.231, 1홈런 6타점을 기록 중이었다. 하지만 황재균의 부상으로 22일 사직 LG전부터 주전 3루수의 중책을 맡게 됐다.

다소 우려가 모아졌다.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 황재균이 타율 0.322, 9홈런 39타점으로 좋은 활약을 펼쳐줬기 때문이었다. 경험도 부족했고 공수에서의 안정감도 검증이 필요했기 때문에 오승택에 대해서는 기대보다는 걱정이 컸다.

그러나 오승택은 자신을 둘러쌌던 우려를 보기 좋게 지워냈다. 시작은 LG와의 지난 주말 3연전이었다. 오승택은 이 3연전에서 타율 0.769(13타수 10안타) 3홈런 9타점을 기록, 공격에서 황재균의 공백을 기대 이상으로 메워냈다. 뿐만 아니라 생각보다 괜찮은 수비 실력을 보여주며 롯데 팬들이 함박웃음을 짓게 만들었다.

3연전의 임팩트가 워낙 강렬했기 때문에 SK와의 원정경기에서는 어떨까라는 기대감도 커졌다. 오승택은 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시작은 수비였다. 오승택은 1회말 선두타자 박재상의 총알 같은 타구를 점프캐치로 잡아내 선발 송승준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그리고 2회말에도 선두타자 이재원의 타구를 직선타로 처리하며 물오른 수비능력을 과시했다.

다만 타석에서는 조금 아쉬운 모습이었다. 오승택은 2회초 1사 1, 2루에서 맞게 된 첫 타석에서 삼진으로 물러났고, 2-0으로 앞선 4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들어선 두 번째 타석에서는 우익수 뜬공을 기록하고 말았다. 그러나 오승택은 단 한 방을 통해 3루 관중석을 가득 메운 롯데 팬들을 열광케 했다.

오승택은 2-2로 맞선 6회초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세 번째 타석에 나섰고, SK 문광은의 초구를 잡아당겨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비거리 115m)으로 연결시켰다. 앞선 두 타석의 아쉬움을 말끔히 씻어내는 상쾌한 홈런포였다. 이 홈런을 통해 롯데는 3-2로 리드를 잡았고, 동시에 송승준도 옆구리 부상 이후 치른 첫 선발 등판에서 시즌 4승 요건을 달성하게 됐다.

결국 롯데는 7회초 터진 정훈의 솔로 홈런, 최준석의 투런포를 통해 스코어를 6-2로 만들어냈다.

하지만 오승택의 활약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7회말 등판한 이성민이 1사 3루의 위기를 맞은 뒤 김성현을 3루수 땅볼로 유도했는데, 오승택은 자신의 앞으로 향한 어려운 바운드의 캐치를 침착하게 잡아냈고 정확한 홈 송구를 통해 3루 주자 정상호를 저격하는데 성공했다.

또한 8회초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을 얻어냈고 문규현의 안타, 정훈의 스리런 홈런 때 홈을 밟았다. 결국 롯데는 오승택의 홈런으로 잡아낸 리드를 지켜냈고, 안방에서 첫 스윕패의 굴욕을 안겨준 SK를 꺾었다.

오승택은 이날 안타를 1개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 안타는 팀에 승리를 선사한 귀중한 홈런이었고, 지난 LG와의 3연전에서 때려냈던 10개의 안타만큼의 값어치가 있었다. 또한 수비에서도 기대 이상의 안정감을 보여주며 미래 롯데 내야진을 이끌어갈 재목임을 팬들에게 확실히 각인시켰다. '신데렐라'로 등극했던 오승택이 어느새 롯데 내야에서 없어서는 안 될 선수로 점점 진화하기 시작했다.






인천=국재환 기자 jk_k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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