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훈의 90+] 리그컵은 아직 사라지지 않았다...N리그컵 2일 개막
입력 : 2015.06.0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일반적으로 축구에서 리그컵은 프로리그에 참가하는 팀들이 따로 치르는 컵대회를 의미하며 이는 프로 팀뿐만 아니라 아마추어 팀들까지도 참가할 수 있는 FA컵과는 다른 성격의 대회이다. 리그컵은 보통 팀의 순위가 결정되는 리그나 대륙클럽대항전 티켓이 주어지는 FA컵과는 달리 리그컵은 대부분 혜택도 많지 않고 상금도 적다. 그래서 잉글랜드,프랑스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하면 시행하는 경우가 많지 않은 편이다.

K리그도 이러한 이유로 1986년부터 시행하던 리그컵을 2011년을 끝으로 폐지했다. 하지만 비록 K리그에서는 리그컵이 폐지됐을지라도 한국축구에서 리그컵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바로 내셔널리그(한국 3부리그 격)가 시행하는 ‘내셔널축구선수권대회(약칭 선수권대회)’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내셔널축구선수권대회는 내셔널리그의 리그컵 성격을 지닌 대회며 전국체전,FA컵과 더불어 내셔널리그 팀들이 참가하는 3개의 컵대회 중 하나다. 내셔널축구선수권대회는 내셔널리그가 시행된 지 1년 뒤인 2004년부터 시작되었다. 2003년부터 2005년까지는 내셔널리그의 공식 명칭이 K2리그였기에 2004년과 2005년은 K2축구선수권대회라고 불렸으나 K2리그가 내셔널리그로 명칭을 변경하자 자연스럽게 K2축구선수권 대회도 내셔널축구선수권대회로 이름을 바꾸게 되었다.

내셔널축구선수권대회가 열리는 시기는 보통 리그 휴식기인 6월에서 7월 사이이다. 대회 초창기에 전기와 후기로 나누어 시행하던 내셔널리그의 일정탓에 리그 휴식기인 6월 또는 7월에 선수권대회가 개최되었는데 이후에도 6~7월이 리그 휴식기로 유지돼 최근까지도 동일한 시기에 대회를 치른다.

보통 짧게는 2주, 길게는 3~4주 정도의 기간동안 진행되며 모든 팀이 2~3일에 한 번 꼴로 경기를 치르는 강행군을 펼친다. 대회방식은 조별리그를 치른 뒤 조 1,2위가 토너먼트에 진출해서 결승전까지 단판승부를 벌이는 형식이다. 2004년 초대 대회부터 2012년 9회 대회까지는 아시안컵처럼 모든 팀을 4개조로 나누어서 조별리그를 치르고 조 1,2위가 8강 토너먼트에 진출해 우승자를 가렸다. 하지만 내셔널리그가 10개 팀으로 개편된 2013년 대회부터는 내셔널리그 10개팀이 2개조로 나눈 뒤 조별리그를 시행해서 조 1,2위가 4강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보통 이 대회에 출전하는 팀들은 내셔널리그에 참가하는 팀들이 대부분이지만 꼭 내셔널리그 팀들만 출전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간혹 내부사정으로 인해 내셔널선수권에 참가하지 못하는 클럽들이 있었기에 그 자리를 대체하기 위해 구미 실트론,신우전자 같이 K3리그에 합류하지 못했던 아마추어 팀들이나 2군리그에 참가하던 경찰축구단이 초청되기도 하는 등 여러 팀들도 참가해왔다.

그러나 2013년부터 내셔널리그가 10개팀 체제로 전환한 이후로는 내셔널리그 팀들만 참가하고 있다. 또한 내셔널축구선수권은 특이하게도 일반 리그컵 대회들과는 달리 모든 경기가 중립지역에서 열린다. 쉽게 설명하자면 ‘개최국이 참가하지 않는 월드컵’이라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초대대회는 남해에서 열렸고 이후 화천,양구,동해,창원을 돌아가면서 개최되다가 2012년 대회부터는 양구군에서 쭉 열리고 있다.

지금까지 11차례 열린 내셔널축구선수권대회에서 가장 우수한 성적을 거둔 팀은 2013년부터 K리그에 참가하게 된 수원FC이다. 수원FC는 내셔널리그 참가시절에 이 대회에서 3번의 우승과 1번의 준우승을 거머쥐며 대회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내셔널리그에 남아 있는 팀들 중에서는 울산현대미포조선과 경주한국수력원자력이 강호라 할 수 있다. 내셔널리그 최다인 5회 우승에 빛나는 울산은 이 대회에서도 5번이나 결승전에 진출해서 2번 우승하는 등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여왔다. 2014 대회 우승팀인 경주한수원 또한 전신인 대전한수원 시절을 포함해서 2번의 우승과 1번의 준우승을 거머쥐는 등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내셔널축구선수권대회는 올 시즌 양구에서 6월 2일 경주한수원과 용인시청의 개막전을 시작으로 6월 15일 결승전까지 2주간의 대장정을 펼친다.

A조는 경주한수원,대전코레일,용인시청,목포시청,창원시청으로 편성되었고 B조는 울산현대미포조선,강릉시청,부산교통공사,천안시청,김해시청으로 편성되었다. A조는 디펜딩챔피언 경주한수원과 2014 내셔널리그 준우승팀 대전코레일이 유력한 4강 진출후보이며 B조는 지난시즌 내셔널축구선수권 준우승팀 강릉시청과 2014 내셔널리그 3위팀 부산교통공사, FA컵 16강에 진출한 울산현대미포조선,천안시청 등이 각축을 벌이는 형국이다.

내셔널축구선수권은 3부리그 격인 내셔널리그의 리그컵 대회이기에 수준도 K리그에 비해서 낮고 IB SPORTS를 제외하면 거의 중계가 되지 않는 편이다. 게다가 IB SPORTS의 중계마저도 실질적으로 개막전과 결승전 중계에만 그치고 있다. 이로 인해 국내축구팬들 중에서도 엄청난 축구마니아들을 제외하면 아는 이가 거의 극소수에 불과하다. 하지만 한국축구에 현재 남아있는 유일한 리그컵 대회이며 2주라는 단기간 동안 치러진다는 점에서 가벼운 관심이나마 가지고 지켜볼 가치는 충분히 있다.

이번 2015 내셔널축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 트로피의 영광을 거머쥘 팀은 어느 팀일까. 이것 역시 여자월드컵,JS컵,K리그 등으로 가득한 6월의 축구축제를 곁들일 또 하나의 흥미로운 화제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글=<내 인생의 킥오프> 김지훈
사진=한국실업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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