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홈런' 이승엽, 숫자보다 더 빛나는 '겸손함'
입력 : 2015.06.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포항=김동영 기자]
KBO 리그 통산 400호 홈런을 때려낸 이승엽. /사진=뉴스1
KBO 리그 통산 400호 홈런을 때려낸 이승엽. /사진=뉴스1




삼성 라이온즈의 '국민타자' 이승엽이 전무후무한 기록을 만들어냈다. KBO 리그 통산 400호 홈런을 터뜨린 것이다. 향후 쉽게 깨지기 어려운 기록이다. 하지만 이 400이라는 숫자보다 더 빛나는 것이 있다. 바로 이승엽의 겸손함이다.

이승엽은 3일 포항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3회말 롯데 선발 구승민을 상대로 우월 솔로포를 터뜨렸다.

이로써 이승엽은 KBO 리그 사상 최초로 통산 400홈런을 때려냈다. KBO의 새로운 역사를 연 것이다. 절대수치 만큼이나 돋보이는 것이 페이스다. 역대 300홈런 이상 기록한 타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연평균 30홈런(2014년까지 연평균 32.5홈런) 이상을 때려낸 끝에 만든 기록이다.

하지만 더 빛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이승엽의 겸손한 모습이다. 이승엽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뭉클한 느낌이 들었다. '이제 해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뿌듯하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자신에게 주는 칭찬은 여기까지였다. 이승엽은 감사함과 미안함을 남겼다. 우선 이승엽은 "류중일 감독님께서 나를 원하지 않았다면, 더 이상 야구를 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현역으로 뛰게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나는 좋은 지도자를 많이 만났다. 덕분에 이렇게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동료들에게는 "미안하다. 8년간 팀을 떠나 있었다. 이후 돌아와서 다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후배들이 평소처럼 해줘서 고마웠다"라고 말했다. 홈런을 맞은 구승민에 대해서도 "미안한 마음이 있다. 승부해줘서 홈런을 칠 수 있었다. 고맙다. 비운의 선수라는 캐릭터를 얻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가족들에 대한 감사함도 표했다. 이승엽은 "아버지께서 오늘 오셨는데, 아버지의 엄한 교육 덕분에 이렇게까지 왔다. 아내과 아이들도 왔다. 아내가 대구로 이사를 오는 어려운 결정을 했다. 적응도 쉽지 않을 텐데 고맙다. 가족의 힘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범위가 더 넓어졌다. 이승엽은 "과거 IMF 때 홈런을 많이 쳤는데, 팬들께서 격려해주시고 박수쳐 주셨다. 힘을 얻는다고도 해주셨다. 그런 말을 들으면 정말 고맙다. 힘든 분들께 웃음을 드릴 수 있는 것, 어린이들에게 희망과 꿈을 줄 수 있는 것이 내가 할 일인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나라가 많이 힘들다. 내가 국민들께 도움을 드릴 것은 열심히 플레이해서 조금이나마 안 좋은 기분을, 다만 손톱만큼이라도 좋은 기분으로 바꿔드리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것이 내 도리라고 생각한다"라고도 말했다.

이날 이승엽의 인터뷰를 되짚어보면, 자신에 대한 의견은 '해냈다'는 느낌을 받고 뿌듯했다는 것뿐이다. 나머지는 모두 다른 이들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이다. 그 범위가 국민에까지 이른다.

사실 이승엽은 그 누구도 따르지 못할 업적도 쌓았고, 온 국민에게 인정받는 선수다. 피나는 노력을 통해 성과물을 낸 것은 이승엽 본인이다. 하지만 정작 스스로는 항상 겸손하며, 공을 타인들에게 돌린다. 나아가 국민들을 위해 더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400홈런이라는 전무후무한 큰 숫자보다, 더 거대한 것이 이승엽이 가지고 있는 겸손함이다.








포항=김동영 기자 raining99@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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