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리그 라운드업-14] 월드컵 영웅들 리턴즈, 클래스 증명
입력 : 2015.06.3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X 에스이앰 제휴(인천, 효창)] 박인태, 한재현= IBK 기업은행 WK리그 2015가 42일 만에 다시 팬들 앞에 나섰다. 한국여자축구는 사상 첫 여자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뤄내며 금의환향했다. WK리그도 16강 진출을 통해 팬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돌아온 월드컵 멤버들은 맹활약하며,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월드컵 멤버들의 화려한 복귀전이었다.

’명불허전’ 인천 현대제철의 무패행진
올 시즌 WK리그 3연패를 노리는 인천 현대제철의 무패 행진이 무섭다. 현대제철은 29일 오후 7시 인천남동아시아드 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대전 스포츠토토와의 IBK기업은행 2015 WK리그 14라운드 경기에서 2-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9승 3무로 개막 후 12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달렸다.

현대제철은 전반 2분 이세은이 자신이 얻어낸 프리킥을 직접 슈팅으로 연결했다. 스포츠토토 강가애 골키퍼 품에 안겼지만, 공이 다리 사이로 빠지며 골 라인을 넘어섰기에 골로 인정됐다. 선제골 이후 주도권을 잡는 듯 했으나 오히려 상대 공세에 밀려 고전했다. 결국 정설빈, 김혜리, 유영아 등 대표팀에서 돌아온 핵심 멤버들을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후반 41분 교체 투입된 유영아가 쐐기골로 분위기를 뒤집었다. 따이스의 크로스가 강가애에게 잡혔지만, 뒤로 흘리는 실수를 범했고 유영아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MVP: 인천 현대제철 미드필더 이세은
현대제철 주장이자 미드필더 이세은은 월드컵 멤버가 아니지만, 그가 없었더라면 승리는 없었다. 그는 전반 2분 자신이 얻어낸 프리킥 기회에서 날카로운 무회전 슈팅으로 선제골을 기록했다. 강가애 골키퍼가 자리를 잡았음에도 무회전 프리킥에 당할 수 밖에 없었다. 최인철 감독은 "무회전 슈팅을 잘하는 선수다. 결과적으로 들어갔지만 골이 되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칭찬해줄 슈팅이었다”라고 치켜세웠다.

인터뷰
인천 현대제철 최인철 감독: 월드컵 휴식기 이후 새롭게 시작하는 중요한 경기였다. 승리를 가져오기 위해 집중했다. 선제골 이후 선수들의 정신력과 템포가 많이 떨어졌다. 준비한 축구를 하지 못했기에 패스 타이밍을 올리고 우리 축구를 보여주라고 지시했다. 여자축구는 방심하면 쉽게 바뀐다고 생각한다. 우리 팀이 강한 이유는 주전과 비주전 간 실력차이가 없는 점이다. WK리그 인기가 지속되었으면 좋겠다. WK리그뿐 만 아니라 여자 아마추어 축구도 잘 되어야 한다. 꽉 채워진 경기장에서 축구하는 꿈을 꾼다.



루마니아 특급 라라의 해트트릭 쇼
인천과 이천에서는 월드컵 멤버들이 맹활약했다면, 서울 효창에서는 루마니아 라라(수원 FMC)의 맹활약이 돋보였다.

수원FMC는 같은 날 오후 4시 서울효창운동장에서 열린 서울시청과의 원정 경기에서 4-1 완승을 거뒀다. 이날 승리로 선두 인천 현대제철(승점 30점)과의 승점 차를 6점 차로 유지하며, 추격의 불씨를 살려 놨다.

수원FMC는 전반 15분 선제골을 시작으로 대승의 시작을 알렸다. 서울시청 골키퍼 위성희가 타냐에게 오는 패스를 막는데 실패했고, 타냐는 바로 쇄도하던 라라에게 연결했다. 라라는 비어있는 골문을 향해 쉽게 골을 넣을 수 있었다.

상승세를 탄 수원FMC는 후반 41분 조다솜이 서울시청 수비 뒷공간에 긴 패스를 보냈고, 라라를 이를 받아 오프사아드 함정을 깬 후 일대일 기회에서 슈팅으로 두 번째 골을 기록했다. 후반 13분 라라의 낮은 크로스가 서울시청 수비수 서혜빈의 몸 맞고 골로 연결되는 행운까지 따랐다.

서울시청은 후반 25분 최미래의 중거리슈팅 골로 추격 불씨를 살렸다. 그러나 후반 30분 김윤지의 긴 패스를 받은 라라의 발리슈팅이 서울시청 골망을 흔들면서 해트트릭과 함께 수원FMC의 4-1 승리를 확정 지었다.

MVP: 수원FMC 공격수 라라
이날 MVP는 누가 뭐래도 라라를 뽑을 수밖에 없었다. 라라는 이날 경기에서 기존에 봤던 최전방 공격수 대신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다. 파트너인 타냐와 함께 서울시청의 측면을 흔들었고, 해트트릭을 비롯한 이날 터트린 4골에 모두 관여했다. 현재 9골로 득점 선두에 올랐다. 공격 어디서든 제 몫을 해주는 라라의 활약에 수원FMC 김상태 감독의 얼굴에서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인터뷰
수원FMC 김상태 감독: 대표팀 차출(이동나, 마군, 김우리, 오은아)과 부상자(신담영) 공백을 대비해 지난 휴식기 동안 훈련을 많이 해왔다. 이날 공격의 선봉장에 선 라라와 타냐의 활약은 괜찮은데 좀 더 매끄러운 플레이가 필요하다. 특히 슈팅, 크로스, 패스 타이밍에서 아쉽다. 선수권대회가 끝나는 8월 이후에 정상 전력이 될 것 같다. 7월 한 달 동안 매 경기 결승전과 같다.

서울시청 진장상곤 감독: 전반전 골 찬스에서 결정을 지었으면 쉽게 갔었을 텐데, 그러지 못한 점이 패인인 것 같다. 이동주가 다쳤고, 이금민이 유니버시아드 대표팀에 가 있어 아쉽다. 8월 선수권 대회가 끝나면 정상적으로 전력을 가동할 수 있을 것 같다.



이천대교 극장, 패배 위기에서 안도의 한숨
올 시즌 인천 현대제철과 함께 우승후보로 꼽힌 이천대교가 간신히 무승부를 거뒀다.

이천대교는 같은 날 오후 7시 이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화천 KSPO와의 홈 경기에서 1-1로 무승부를 거뒀다. 후반 28분 캐나다 여자월드컵에서 2도움을 기록한 강유미에게 실점하며 끌려 다녔다. 추가시간 이은미가 극적인 동점골을 넣으며 패배 위기에서 간신히 탈출했다.

이천대교는 올 시즌 이세진, 박지영, 지선미, 문미라 등 알짜배기 선수들을 영입하며 전력 강화에 나섰다. 그러나 순위는 4위로 떨어졌고 월드컵 멤버인 심서연, 이은미, 전민경, 황보람이 돌아왔어도 뚜렷한 해결책을 찾지 못했다. 이천대교 박남열 감독의 고민이 깊어져 가는 부문이다.

아직 못 다한 이야기 in WK리그


인천 현대제철과 대전 스포츠토토 경기가 열리기 1시간 30분전인 오후 5시 30분. 남동아시아드구장 서측광장에서 현대제철 선수들의 사인회가 열렸다. 조소현, 전가을, 유영아, 정설빈, 김정미, 김혜리, 김도연, 임선주 등 핵심 멤버들이 대거 참석했다. 많은 팬들이 찾아와 사인을 받으러 올 만큼 최근 높아진 여자축구의 인기를 실감했다.

☞ 인천 현대제철 사인회 화보 클릭



서울시청과 수원FMC 경기가 열린 시간과 장소가 문제다. 경기가 열린 시간은 오후 4시. 당시 서울의 기온은 30도로 무더웠으며, 효창운동장은 천연이 아닌 인조잔디다. 선수들이 화상, 찰과상을 비롯한 부상을 입기 쉬운 조건이다. 또한 물집도 잡히기 쉽다. 이번 캐나다 월드컵 도중 공개된 전가을(인천 현대제철)의 물집 사진도 인조잔디의 열과 마찰력으로 인해 생겼다. 선수들이 경기전 워밍업을 정상적으로 못했다. 양 팀 감독들도 선수들이 부상 입지 않을까 노심초사할 정도다. 이를 의식하듯 전후반 한 차례씩 쿨링타임을 가졌고, 양 팀 선수 모두 큰 부상 없이 경기를 마친 점은 다행이다. 그러나 선수 보호와 관중들의 편의를 위해서 관계자들의 좀 더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IBK 기업은행 WK리그 2015 14라운드 순위


글(효창, 인천)=에스이앰 박인태, 한재현 기자
그래픽=에스이앰 박인태 기자
사진=에스이앰 한재현 기자,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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