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손데이] 토트넘의 NEW 베일 찾기, 돌고 돌아 손흥민에서 마침표?
입력 : 2015.09.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신명기 기자= ‘손세이셔널’ 손흥민의 토트넘 적응기가 화려하게 진행되고 있다. 토트넘에서의 두 번째 경기였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에서 두 골을 몰아친 손흥민은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홈 데뷔전에서 선제 결승골을 터뜨리며 집중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이끄는 토트넘은 20일 오후 9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화이트 하트레인서 열린 크리스털 팰리스와의 2015/2016시즌 EPL 6라운드 경기서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선발 출전한 손흥민은 왕성한 활동량과 거침없는 플레이로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고 결승골을 작렬시키며 이번 경기를 자신의 경기로 만들었다.

무엇보다도 손흥민은 잉글랜드 적응기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로 팀에 빠르게 녹아들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마치 나세르 샤들리, 에릭 라멜라, 델레 알리 등과 몇 년 동안 같은 팀에서 플레이했던 것 같은 느낌까지 주고 있다. 개인 능력, 동료들과의 연계 능력까지 무엇 하나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손흥민이 이적하자마자 돋보이는 활약을 하자 쾌재를 부른 것은 바로 거액의 이적료를 지불했던 다니엘 레비 회장을 비롯한 토트넘의 수뇌부였다. 매년 UEFA 챔피언스리그에 대한 야망을 드러냈지만 지난 2013년 가레스 베일이 떠난 이후 급격하게 경쟁력이 떨어지는 모습이 나타났다. 이에 실질적으로 3, 4위 싸움을 이어가던 아스널, 맨체스터 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격차는 더욱 벌어졌다.

물론 베일의 이적으로 받은 천문학적인 금액은 대체자를 찾기 위한 예산으로 다시 재분배됐다. 베일을 레알 마드리드로 보낸 토트넘은 그의 공백을 막고자 A급 선수 1명을 데려오기 보다는 여러 명의 B급 선수들로 스쿼드 전체를 살리고자 했다. 공격 쪽에서는 로베르토 솔다도, 에릭 라멜라, 크리스티안 에릭센, 나세르 샤들리가 있었고 파울리뉴, 에티엔 카푸에, 블라드 키리케스도 토트넘에 합류했다.



문제는 가장 큰 금액으로 데려왔던 솔다도, 라멜라가 베일의 공백을 막기는커녕 최악의 경기력으로 골칫덩어리로 전락했다는 것이었다. 공격 쪽에 무게감이 사라지자 나머지 포지션에서도 제 역할을 해주기 어려웠다. 솔다도는 매번 찬스를 놓치며 토트넘 팬들을 한탄하게 만들었고 라멜라는 무리한 개인 돌파를 하다가 공을 빼앗기기 일쑤였다.

많은 투자에도 불구하고 실패한 이적시장을 보낸 토트넘은 지난 시즌을 앞두고는 공격진에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다시 한 번 신뢰하겠다는 뜻이었다. 결과는 5위로 나쁘지 않았지만 또 다시 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에는 실패했다. 이 결과 역시 솔다도, 라멜라의 활약이 아닌 해리 케인, 샤들리가 분전해줬기 때문이었다.

때문에 올 시즌 토트넘의 손흥민 영입은 나름대로 큰 결심에서 나온 투자였다. 각각 스페인, 이탈리아서 맹활약했지만 잉글랜드로 진출해 실패했던 솔다도, 라멜라의 전례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떻게 보면 잉글랜드에 잘 알려지지 않은 동양 선수인 손흥민에게 2,190만 파운드(약 399억 원)를 투자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하지만 손흥민은 솔다도, 라멜라의 토트넘 입단 초기와는 확연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연일 맹활약하며 현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고 벌써부터 팀 동료들의 신뢰를 받으며 자신감 있는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팀이 어려울 때 터뜨리는 골이 손흥민의 활약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했다.



손흥민이 과감한 드리블과 날카로운 킥을 바탕으로 주축 선수로 떠오르자 나오는 이름이 바로 베일이었다. 베일은 본래 왼쪽 풀백으로 뛰다가 해리 레드납 감독의 혜안으로 측면 공격수로 포지션 변경을 한 뒤 세계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 떠올랐다. 그 역시 손흥민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스피드와 활동량을 바탕으로 한 드리블과 강력한 슈팅이 일품인 선수다.

게다가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는 점도 비슷하다. 손흥민은 왼쪽 측면에서 주로 뛰고 있지만 함부르크와 레버쿠젠에서 중앙, 오른쪽 측면을 무리 없이 소화하기도 했다. 베일 역시 레알 이적 이후 오른쪽 측면, 중앙에서 뛰면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이렇듯 유사한 점이 많고 손흥민이 대단한 활약을 보여준 탓에 토트넘은 가장 큰 고민이었던 '새로운 베일 찾기' 미션이 손흥민에서 마침표를 찍기를 바라고 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대단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손흥민. 아직 갈 길은 멀지만 초반 임팩트는 나무랄 데 없을 정도다. 그야말로 '슈퍼손데이'를 보낸 손흥민의 미래는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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