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L 포커스] '징계' 코스타, 자신과 싸움 승리가 중요
입력 : 2015.09.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신명기 기자= 지난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에서 가장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경기는 아스널과 첼시의 '런던 더비'였다. 그간 부진하던 첼시가 승리하긴 했지만 결과보다는 양팀간의 신경전이 더 주목을 받았고 아직까지도 그 분위기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당초 신경전의 중심은 EPL에서 대표적인 앙숙으로 꼽히는 아르센 벵거 감독과 주제 무리뉴 감독 사이에 있었다. 벵거 감독에게 절대적인 우위를 가져왔던 무리뉴 감독은 원색적인 비판도 서슴지 않으며 그를 향한 좋지 않은 감정을 숨기지 않아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감독은 경기전 악수를 하며 최소한의 존중을 보여줬다.

▲ 시한폭탄 코스타, 결국 일은 터졌다



감독들의 악수에 다소 무난하게 흘러갈 것만 같았던 런던 더비는 첼시의 시한폭탄과 같은 디에고 코스타로 인해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전개됐다. 코스타는 0-0으로 전개되던 전반 추가시간 페널티 박스 내에서 아스널 수비수 로랑 코시엘니의 얼굴을 가격하며 신경질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후 코시엘니와 센터백 라인에 있었던 가브리엘은 분노하며 코스타에게 달려갔고 코스타는 자신의 감정을 이기지 못하고 가브리엘의 뒷목을 잡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이크 딘 주심은 두 선수에게 옐로 카드를 주는 데 그쳤다.

감정이 가라앉지 않은 두 선수는 계속해서 언쟁을 벌였고 격앙된 가브리엘은 딘 주심이 보는 앞에서 코스타의 발을 밟는 행위로 퇴장 조치를 받았다. 결국 수적 열세를 이기지 못한 아스널은 커트 조우마, 에당 아자르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패했다. 사건의 빌미를 코스타가 줬음에도 불구하고 가브리엘만 퇴장 명령을 받았던 탓에 아스널로서는 매우 아쉬울 수밖에 없는 경기가 됐다.

▲ 마이크 딘 주심에 대한 징계는 없다, 최대 피해자는 아스널?



사실 이날 경기를 관장한 딘 주심은 아스널과의 깊은(?) 인연이 있는 심판이다. 다른 EPL 빅클럽들은 딘 주심이 경기를 관장했을 때 50%가 넘는 승률을 기록했지만 아스널은 승률이 10%가 조금 넘는 수준으로 유독 좋지 않은 성적을 기록했다.

이에 그간 벵거 감독을 비롯한 아스널 팬들은 그에 대한 불신을 갖고 있었다. 심지어 아스널이 최대 라이벌 토트넘과의 북런던 더비에서는 토트넘이 골을 성공시키자 기뻐하는 듯한 제스쳐를 취해 아스널 팬들은 딘 주심이 심판이 마땅히 지켜야 할 판정의 중립성에 대해 의구심을 제기하기도 했다.

그런 가운데 이번 아스널과 첼시의 경기는 아스널 팬들의 분노를 폭발시키는 계기가 됐다. 그도 그럴 것이 코스타가 퇴장당할 여지가 있는 장면이 세 차례가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옐로 카드 한 장을 받는 데 그쳤다. 그에 반해 가브리엘의 퇴장과 더불어 산티 카솔라 역시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한 아스널에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댔다.

경기 이후 딘 주심은 잉글랜드 축구협회(FA)에 제출한 경기 보고서를 통해 코스타의 행위가 퇴장을 받을만한 상황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FA는 이미 퇴장당한 가브리엘과 함께 코스타에게 3경기 출장 정지의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잘못된 판정을 내린 딘 주심에 대한 징계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딘 주심은 웨스트햄과 노리치의 EPL 7라운드 경기를 맡을 예정이다.

이는 이번 경기의 최대 피해자가 된 아스널 팬들의 분노를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이미 아스널 팬들은 온라인 서명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를 통해 딘 주심이 아스널 경기에 배정되는 것을 막자는 청원 운동에 시작했다. 벌써 8만 명 이상의 팬들이 청원했을 정도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그만큼 아스널 팬들의 분노가 크다는 이유다.

▲ ‘징계’ 코스타, 이번 경기로 교훈 얻을까


가장 주목되는 것은 이번 사건 이후 코스타의 ‘악행’이 계속될지 여부다. 그는 다혈질적인 성격으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시절부터 상대 수비수들로부터 ‘적극적인 도발’을 당해왔다. 그의 과격하고 더티한 플레이는 EPL 입성 이후 더욱 심해졌다.

지난 시즌 초반부터 무서운 득점 행진을 이어갔던 코스타는 지금까지 다소 정직한 EPL 상대 선수들과 행위를 보지 못한 심판들로 인해 주목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그는 심판들로부터 소위 찍힐 수 있게 됐고 다른 EPL 선수들의 집중 타깃이 될 가능성이 생겼다.

코스타는 이번 행위로 주심들의 관심을 독차지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의 행위는 논란을 야기할 수 있고 다이빙, 가격 행위, 거친 언행 등 모든 부문에서 판정의 이득을 보지 못할 수 있다. 리버풀에서 뛰며 다이빙 혹은 잇따른 기행으로 물의를 빚었던 루이스 수아레스 역시 심판들로부터 유리한 판정을 받지 못한 바 있다.

심판 뿐만 아니라 타팀 선수들의 집중 타깃이 될 수도 있다. 이미 스페인에서 활약할 당시에도 레알 마드리드를 비롯한 심리전에 능한 선수들이 다소 포진한 바르셀로나 등 클럽들은 코스타를 지속적으로 자극해 그의 경기력에 영향을 미치게 만들었다. 계속된 도발로 민감한 코스타를 건드렸다. 결국 코스타가 자신의 방식을 고수한다면 제 꾀에 넘어갈 수도 있다.

계속해서 민감하게 반응하며 상대 선수들과의 심리전을 활용하고자 했던 코스타. 그는 아스널과의 경기에서는 심판을 속이고 상대 수비수들을 자극시켜 팀에 절대적인 공헌을 했을지 모르겠지만 ‘EPL 챔피언’의 주전 공격수로서 아쉬운 품행으로 자신의 가치를 깎아내렸다. 그가 자신의 좋은 기량을 모두 보여주기 위해선 심리전이 아닌 축구 자체에 집중해야 할 것이다.

코스타는 리그 6경기에 단 1골 만을 넣는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시즌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 경기력을 살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상대를 자극하고 신경전을 벌이는 것보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하는 것이 아닐까.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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