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인터뷰] 위기라면 위기, 아우크스 트리오의 자가진단
입력 : 2015.09.2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아우크스부르크 (독일)] 김한별 기자= ‘1승 1무 5패. 리그 16위. 최근 두 경기 7실점.’ FC 아우크스부르크의 시즌 초반 초라한 성적표이다.

지난 26일(한국 시간) 열린 15/16 분데스리가 7라운드에서도 아우크스부르크는 승점을 쌓지 못했다. 오히려 자신의 홈에서 TSG 1899 호펜하임이 시즌 첫 승을 거두는 기쁨을 허탈하게 지켜봐야 했다.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뛰고 있는 한국인 트리오 구자철, 홍정호, 지동원의 낯빛도 덩달아 어두워졌다.

경기 후 구자철은 “지난 6라운드 묀헨글라드바흐 경기도 그렇고 팀이 경기 초반부터 체력적인 문제를 드러내면서 어렵게 경기를 풀었던 것 같다. 전반전 동점을 만들고 다시 기회를 잡았는데 결과가 아쉽게 흘러갔다. 초반에 실수를 줄이는 게 중요해 보인다” 라며 경기를 평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전반 10분 볼란트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삐걱대는 모습으로 경기를 시작하긴 했지만 전반 중반 이후부터 중앙 미드필더 바이어의 측면 오픈 패스에 의한 공격이 효과를 발휘하며 페이스를 찾아가는 모습이었다. 전반 38분 구자철의 동점골이 터진 이후는 승리에 대한 희망마저 보였다.

하지만 전반전 고군분투하며 차근차근 쌓아 올린 공든 탑이 무너지는 데는 불과 5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후반 23분 홍정호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준 이후 아우크스부르크는 5분동안 두 골을 내리 내주며 무너졌다. 지난 6라운드에 이은 ‘자멸’이었다.

홍정호는 “홈에서 꼭 이겨야 할 경기였는데.. 내 실수로 인해 페널티킥을 내줘 실점을 한 것에 아쉬움이 남는다. 실점이 우리 팀이 코너킥이나 세트플레이 상황에서 공격적으로 라인을 올렸을 때 역습을 당해서 실점하는 패턴으로 반복되고 있다. 그 점을 보완 해야 할 것 같다”라며 문제점을 짚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현재까지 유로파리그를 포함해 치른 시즌 8경기에서 무실점은 단 한 번, 1실점은 두 번을 기록했다. 나머지 다섯 경기에서는 모두 연속 실점을 범했다. 즉 한 번 실점을 허용하면 속수무책으로 뒷문을 내줬다는 말이다. 걱정되는 부분은 17일 열린 아틀레틱 빌바오와의 유로파 조별리그를 포함해 지난 분데스리가 6라운드 그리고 이번 7라운드까지 3실점 이상의 대량 실점을 손쉽게 내줬다는 점이다.

문제를 비단 수비수들에게만 전가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지난 글라드바흐전 이후 본격적으로 드러난 문제는 수비라인과 미드필더간 간격차에 의한 압박 실패에 의한 실점이었다. 반복되는 실점 패턴인 역습 상황 역시 수비 실책이 아닌 조직력 문제로 봐야 한다.

구자철도 이에 동감했다. 구자철은 “모든 실점은 수비만의 잘못이 아니다. 축구는 11명이 하는 것이고 흐름이라는 게 있다. 11명 선수가 모두 조직적으로 맞춰져야 실점을 최소화 할 수 있다. 선수단 전원이 한 마음 한 뜻이 되어서 문제를 풀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막지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넣지 못하는 것도 문제다. 축구는 결국 골을 넣어야 이기는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아우크스부르크는 공격진에 가장 활발한 로테이션을 가하고 있지만 사실 크고 작은 부상자들이 공격진에 주로 포진되어 있어 전력투구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또한 연속 실점 이후 펼치는 크로스나 롱볼에 의존한 단조로운 공격 전술의 한계도 드러나고 있다.

주로 후반 교체 공격 자원으로 경기를 소화하고 있는 지동원은 “팀이 지고 있는 상황에서는 팀 스타일상 롱볼 전략을 자주 쓴다. 할 수 있는 플레이가 세컨 볼을 따서 득점으로 연결하는 것인 것 뿐이다. 사실 풀타임을 뛰었을 때에 비해서는 플레이 상황이 너무 한정적이다. 공격진이 찬스를 잡기가 쉽지는 않다. 하지만 어떤 상황에서든 공격수를 골을 넣어야 하니, 이겨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세 선수는 현재 팀의 문제가 타이트한 일정과 유로파 병행으로 인한 늘어난 경기수에 대한 체력적 부담감인 것 같다며 입을 모았다. 정답은 나와 있다. 인터뷰 내내 세 선수가 가장 많이 썼던 말인 “이겨내야 한다”이다.

구단 창단 역사상 최초로 유로파리그에 진출한 아우크스부르크에게 어쩌면 이 과도기는 더 나은 클럽이 되기 위한 터널인지도 모른다. 그리고 아우크스부르크 트리오에게도 더 나은 선수가 되기 위한 올 시즌 작은 성장통이기를 바란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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