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감독 유상철은 묵묵히 다지는 중이다
입력 : 2017.07.2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태백] 홍의택 기자= 2014년부터 몸담았으니 4년째다. 지도자 유상철은 울산대 감독으로 익어간다.

울산대는 25일 강원도 태백 일원에서 열린 제48회 전국추계대학축구연맹전 32강전에서 승부차기 혈투를 벌였다. 한라대를 누르고 16강에 들었다.

쉽게 가는 듯했다. 객관적 전력에서 앞선다는 자신감도 있었다. 하지만 여느 경기가 그렇듯, 한 번 꼬이기 시작하니 감당이 안 됐다. 교체 투입한 자원이 퇴장당하는 변수가 닥쳤다. 곧장 동점골까지 얻어맞았다.

승부차기도 어려웠다. 상대 킥이 워낙 좋았다. 하지만 톡 찍어 찬 볼이 크로스바를 맞고 골라인 밖으로 떨어진 게 반전 계기였다. 승부차기 목적으로 넣은 골키퍼 박석민이 적시에 선방 쇼를 벌였다. 1-1 무승부 뒤 거둔 5-4 승리. 유 감독은 "축구 참 어렵네요"라며 웃었다.




유 감독은 선수들을 모아놓고 포인트를 짚었다. 그리 장황하지 않게, 그러면서도 섬세하게 파고들었다. "악조건 이겨내고 올라간 건 나도 칭찬해". "하지만 우리가 놓친 게 있어. 충분히 잘할 수 있는데 상대에게 기선을 빼앗겼잖아. 준비 더 잘하자".

울산대는 유 감독 부임 뒤 많이 바뀌었다.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한 대학 축구판에서 팀 체질을 개선해나갔다. 현대고(울산 현대 U-18) 유망주 외 쏠쏠한 자원을 확보하며 신호탄을 쐈다. 여기에 대학 선발팀을 이끈 유 감독의 지도력을 버무렸다. 이제는 어느 누구도 울산대를 쉽게 보지 않는다.

"울산대가 어느 정도 상위권까지 올라오지 않았나 해요. 상대도 울산대랑 만났다고 해서 쉽게 생각하지는 않으니까요. 한편으로는 오늘 같은 경기가 더 버거운 감도 있습니다. 이제는 저희가 타깃이 되거든요. '울산대 한 번 잡자'며 정신을 무장하니 저희도 준비를 해야죠"

춘천기계공업고를 거쳐 대전 시티즌을 이끌었던 유 감독은 대학으로 방향을 틀었다. 이 젊은 감독은 프로 선수보다 한 단계 아래인 대학생들과 부대끼며 살고 있다. 2년 전 선수들과 함께 공을 차다 목발 신세로 나타났던 유 감독은 한 발 뒤에서 자양분을 흡수 중이다.

"다지기 위해서 이러고 있죠.(웃음) 프로도 마찬가지지만, 처음부터 다 잘할 순 없잖아요. 경험도 쌓고, 시행착오도 겪어야 하고. 저한테는 지금 이 시간이 지도자로 성장하는 데 확실히 큰 도움이 돼요. 이걸 모르고 (프로로) 올라가는 것과 경험하고 아는 것은 차이가 정말 크죠"

울산대는 조별리그에서 고려대를 잡고 조 선두 32강행을 확정했다. 한라대까지 제압했으니 한 번쯤 가장 높은 곳을 쳐다봄 직도 하다. 대진 역시 괜찮다는 평가다. 이변이 속출하는 이번 대회가 절호의 기회일 수 있다.

"4강 가고, 준우승하고. 지금껏 괜찮게 했는데, 정상을 한 번 못 찍어봤네요. 대회를 치르다 보면 항상 고비가 오는데요. 힘들지만 탄력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오늘 경기로 선수들도 경각심을 느끼지 않았을까 싶어요"




사진=대한축구협회, 스포탈코리아
영상=풋앤볼코리아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