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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리포트] 꼴찌면 어때, 남수단이 축구로 다시 웃는다

기사입력 : 2017.08.30      기사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 공유


[스포탈코리아=영덕] 홍의택 기자= 어린이 난민만 200만 명이 넘는다. 중학생 나이에 징집돼 총을 잡는 곳. 몇 년째 그칠 줄 모르는 내전. 아프리카 동북부의 남수단이다.

그런 남수단 U-15 대표팀이 대한민국 경북 영덕 땅을 밟았다. 남수단 축구대표팀 감독 외 체육계 여러 보직을 겸하며 '남수단 스포츠 대부'라 불리는 임흥세 선교사가 직접 나섰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스켈리도 스포츠 재단 등의 도움을 받아왔던 임 선교사는 이번에 중등축구연맹과 손잡았다.

"솔직히 실력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영덕에 올 형편은 안 됐어요. 그래서 제가 제안했죠. 남수단에서는 중등축구연맹회장배 겸 경상북도지사배 U-15 국제축구대회에 나가는 선수들 나이에 국경 소년병으로 끌려간다고요. 이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기회를 주면 어떻냐고 했죠. 다행히 김경수 회장님이 흔쾌히 허락해주셨습니다"

이동부터 쉽지 않았다. 남수단에서 뜬 비행기는 인접국 에티오피아에 잠시 멈췄다. 이어 홍콩을 거쳐 인천에 착륙하는 동안 30시간 가까이 날았다. 끝이 아니다. 경북 영덕까지는 기차로 차로 또 6시간 달렸다. 대회 직전 새벽 5시가 돼서야 간신히 짐을 푼 강행군.

"말라리아 증세가 있는 몇몇 선수들이 정말 힘들어 했습니다. 그래도 다들 즐거워했죠. 말 그대로 꿈을 꾸는 거예요. 엘리베이터를 처음 타본 아이들, 대중사우나에 처음 가본 아이들이 수두룩하니까요. 음식 자체도 끼니마다 놀라고 있습니다(웃음)"




'참가에 의의를 둔 팀'이란 평가를 받았다. 현실이 그랬다. 객관적 전력상 댈 게 아니었다. 그럼에도 신명 나게 뛰었다. 시차 적응도 못했으나, 부지런히 들이받았다. 섭씨 30도에 육박한 늦여름 더위에도 "지금 남수단은 최고 기온 45도가 넘어요. 이 정도면 춥죠"라며 웃었다.

남수단이 타 팀과 달랐던 부분은 또 있다. 유니폼은 골키퍼 외 모든 필드 플레이어가 통일된 옷을 입을지라도 축구화는 제각각. 하지만 헤진 축구화를 더는 신을 수 없게 되자, 국산브랜드 '키카'가 하얀색 용품으로 일괄 지원했다. 새 신을 선물 받은 이들은 온전치 못한 몸 상태에서도 한 발 더 뛰고 싶어 했다는 후문이다.

대회 성적은 초라했다. 한 골 넣기가 그렇게 어려웠다. 28일 치른 FC백암전에서 당한 조별리그 최종전 0-2 패배가 최저 실점일 정도였다. 3전 전패 조 꼴찌. 하지만 다시 웃었다. 전운 탓에 굳어 있던 얼굴이 오랜만에 풀어졌다. 축구로 웃음을 되찾았다.

"한국에서도 전쟁이란 걸 겪어보지 못한 세대들은 모르죠. 한 6년 살아보니 항상 불안한 심리더라고요. 이 아이들도 지켜보면 정신적으로 혼이 나가 있다는 느낌이 들 떄도 있습니다. 축구도 중요하지만 대화를 통해서 부드럽게 인간적으로 풀어가야 할 때가 많아요"

"6.25 때 우리도 선진국에서 도움을 받았잖습니까. 남수단이 지금 그래요. 현재 최고 빈민국에 속하고, 누군가는 가서 도와야 하는 나라입니다. 그게 제가 되면 어떨까 했습니다. 저는 선택받았다고 생각합니다.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남수단 및 아프리카에서 희망 메신저 역할을 해야죠"





사진=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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