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 Note] '기막히게 때렸다' 연세대 하승운도 살아있었네
입력 : 2018.03.2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홍의택 기자= 다소 엉거주춤했던 폼. 하지만 반전이었다. 발을 떠난 볼은 경쾌히 날아가 골문 구석에 꽂혔다. 연세대 하승운은 그렇게 고려대에 비수를 꽂았다.

23일 서울 목동운동장에서 빅매치가 열렸다. 연세대가 2018 U리그 개막전으로 돌아왔다. 첫 상대는 하필(?) 고려대.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다. 하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멤버들을 잘 살렸다. 김승우, 하승운이 연속 펀치를 날렸다. C학점룰에 걸려 대회를 포기했던 지난해 설움을 떨쳤다.

올해로 2학년이 된 하승운은 고려대 킬러 자리를 꿈꾼다. 유독 라이벌전에 강한 인물이 있었다. 비교적 최근이라면 고려대 4학년 안은산이 그랬다. 이를 하승운이 탐낸다. 지난해 정기전에 이어 또다시 고려대 골망을 흔들었다.

"저희 요즘 분위기요? 고려대 이겨서 너무 좋아요. 그거 하나로 많이 바뀌었어요.(웃음) 코치님이 경기 전에 '슈팅 자세가 안 나와도 때려라'라고 하시더라고요. 볼 잡은 순간 딱 떠올라 그냥 슈팅했는데 마침 운이 좋았죠"





연세대의 올 시즌 시작은 기대 이하였다. 지난 2월 경남 통영에서 열린 춘계대학축구연맹전은 두고두고 아쉬웠다. 무난해 보였던 조 편성, 하지만 부상자 발생 등으로 꼬여버렸다. 고학년이 버티며 파워와 조직력을 극대화한 상대에 고전했다. 1승 1무 뒤 마지막 경기에서 가톨릭관동대에 1-5로 대패해 조별리그 탈락에 직면했다.

그런 와중에 고려대를 만났다. U리그 2권역에 한데 묶여 정기전 외 올 시즌 두 차례나 더 싸우게 됐다. 전국대회 우승 후보가 토너먼트 문턱도 못 밟았으니 분위기는 처질대로 처졌다. 여기에 고려대전까지 망치면 암흑기는 더 길어질 수 있었다. 1학년 신입생이 꽤 합류해 발을 맞추는 형국이 쉽지는 않았다.

"춘계 이후 한 달 동안 하루 세 탕씩 운동했어요. 죽을 뻔했죠. 안 그래도 첫 경기 상대로 고려대가 걸렸고요. 다행히 운동하면서 코치님들이 많이 올려주신 거 같아요. 고려대랑 할 때는 늘 마음가짐이 달라져요. 팀이 더 뭉치니 제 경기력도, 자신감도 올라가고요"




하승운은 올해도 바쁘다. 연세대 생활과 U-20 월드컵을 병행했던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U리그 첫 참가 및 프로 진출 등을 준비해야 한다. '과목 평균 학점이 C학점 이상인 선수만 대학 리그에 참가할 수 있다'는 조건을 충족하면서 2학년이 돼서야 U리그 무대를 처음 밟게 됐다. 아쉽게도 연세대가 운동장 사정으로 홈 경기를 포기한 탓에 모교 학생들 앞에서 뛸 기회는 없지만.

"작년에 설레는 마음으로 학교에 들어왔는데 정작 U리그를 못 뛰었어요. 많이 아쉬웠죠. 학점은 겨우 넘었어요. 저뿐 아니라 U-20 같이 다녀온 (이)준, (이)정문, (김)승우 다 고비였거든요. 1학기 때 월드컵으로 빈 거 2학기 때 채워 넣느라고요. 교수님들께서 단호하셔서 정말 열심히 해야 했어요(웃음)"

더 큰 무대에 대한 갈망도 있다. 청소년 대표팀 당시 함께했던 선수들 중엔 프로 무대에 선 이도 제법 된다. 한찬희는 전남 드래곤즈 중심으로 거듭났으며, 조영욱도 FC서울에서 데뷔했다. 지난해 고려대와의 정기전을 앞두고 프로팀과 연일 연습경기를 벌였던 하승운도 갈증이 더 커졌다.

"자극을 안 받을 수가 없어요. U-20 같이 한 형들, 친구들 게임 뛰는 거 보니 좋으면서도 저도 더 잘해야겠다 싶죠. 프로팀과 연습경기를 해보면 확실히 힘이나 생각 속도가 달라요. 저도 경험으로 빨리 메워가야죠"

사진=대한축구협회
영상=풋앤볼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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