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목소리] 임상협, ''가시마 사건...가장 큰 복수는 승리 뿐''
입력 : 2018.10.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수원] 서재원 기자= "가장 큰 복수는 경기에서 이기는 거라 생각한다. 반드시 승리하고 올라가겠다."

임상협(30, 수원삼성)은 가시마 앤틀러스전만 기다리고 있다.

10월 3일은 수원에 치욕의 날로 기억된다. 개천전을 맞아 '하늘이 열릴 것'을 기대했지만, 가시마의 하늘을 수원을 반겨주지 않았다. 태풍을 뚫고 적지에 상륙, 원정에서 2골을 먼저 넣는 이변 아닌 이변을 일으켰지만 환희는 잠시뿐이었다. 추가시간 실점을 포함해 내리 3골을 내주며 2-3 역전패를 당했다.

가시마에서 많은 이야기가 있었다. 그 중 가장 큰 논란이 됐던 건, 권순태의 기행이었다. 2-1로 수원이 앞서고 있던 전만 막판, 가시마의 골키퍼 권순태가 경합 과정에서 임상협을 발로 한 차례 가격 후, 박치기까지 하는 상황이 나왔다.

황당한 일이었다. 명백한 폭력이었다. 그러나 나와프 압둘라 슈크랄라(바레인) 주심은 권순태에게 노란색 카드만 꺼냈다. 발차기는 몰라도 박치기는 바로 눈앞에서 봤음에도 말이다. 이에 수원 선수들 모두가 흥분할 수밖에 없었다.



당시 현장에서 임상협의 말을 전해들을 수 있었다. 그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너무 당황스러웠다. 심판이 바로 앞에서 보았기 때문에 명백히 퇴장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어진 판정도 당황스러웠다. 선수의 행동도 심판의 판정도 너무 이해 불가능해서 이후 우리가 흥분을 했던 부분도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임상협 측에 따르면, 뒤늦게 권순태로부터 사과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정확히 2주 만에 임상협을 다시 만났다. 17일 제주 유나이티드와 FA컵 8강 경기 후였다. 이날 수원은 승부차기 끝에 제주를 꺾고(2-2, 승부차기 2-1승) 4강에 진출했다. 임상협은 선발 출전해 물오른 기량과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수원의 승리에 일조했다.

▲ 이하 일문일답

- 최근 정말 몸이 좋아진 것 같다.

몸 상태가 너무 좋다. 최근에 더욱 그렇다. 전반에는 몸도 좋고 자신감이 있다 보니, 볼이 투입되길 원했는데 많이 안와서 아쉬웠다. 후반에 골이 많이 와서 자신감 있게 플레이한 것 같다. 아쉽게도 그동안 90분을 안 뛰다보니 후반 중반 쥐가 올라왔다.

- 시즌 초반 힘든 시기를 겪었다. 그런데 가시마 원정 전후로 매 경기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별한 계기가 있나.

몸 상태라기보다 멘탈적으로 문제가 있었던 것 같다. 이 팀에 적응을 못한 게 사실이다. 가시마전이 아닌, 울산전이 기점이었다. 제가 들어간 뒤 2-2가 됐다. 그 때부터 자신감을 찾았다. 경기에 계속 출전하다 보니 컨디션이 유지되는 느낌이다.

- 수원은 오래 전부터 꿈꿨던 팀이라 들었다. 그런 부분이 부담이 됐을 것 같다.

그런 것도 당연히 있다. 외적으로도 많은 부담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위축되는 면도 있었다. 이제는 이 팀의 옷을 입은 것 같다.



- 포메이션과 위치에 상관없이 팀에 녹아들었다고 생각하는가.

다시 말하지만, 초반에는 멘탈적으로 문제가 있었다. 이 팀은 정말 적응하기 쉽지 않은 팀이라 생각한다. 계속 안 좋다 보니 팬들에게 야유도 받았고, 저를 다시 되돌아보는 계기가 됐다. 그때가 아니었더라도 언젠가 슬럼프가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힘들었지만 돌아보면 좋은 시간이었다. 잘 이겨냈고, 이제 이 팀에 맞는 옷을 입지 않았나 생각한다. 아직 못 보여줬기 때문에, 팬들에게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크고 못한 만큼 보답하고 싶다.

- 서정원 감독의 복귀로 팀 분위기가 확실히 살아난 느낌이다. 복귀 소식을 들었을 때 어땠나.

월요일(15일) 운동을 하고 있는데 갑자기 감독님이 수원 옷을 입고 있어 꿈인 줄 알았다. 옆에 있는 친구에게 감독님이 맞는지 물어볼 정도였다. 정말 꿈만 같았다. 감독님이 돌아와 선수들 모두가 안정감을 찾았다. 워낙 팀에 오래 있으셨던 분이고, 선수들 모두에게 의지가 된다. 심적으로 큰 도움이 됐다.

- 가시마전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원정에서 불미스러운 사건도 있었다. 특정 선수에 대한 이야기 때문에 당시에 대한 질문을 해도 되는지 조심스럽게 묻고 싶다. 또한 가시마와 리턴매치에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고도 들었다.

괜찮다. 지금은 가시마전에 모든 페이스를 맞추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경기다. 그런 불미스러운 사건도 있었다. 경기에 일부라고 생각하고 있다. 가장 큰 복수는 경기에서 이기는 거라 생각한다. 반드시 승리하고 올라가겠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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