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ZOOM-IN] 골 없고 위협적이지 않은 지동원, 벤투의 고민
입력 : 2019.01.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두바이] 이현민 기자= 축구는 흐름의 싸움이다. 교체 한 장이 변화를, 때로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한국과 바레인의 아시안컵 16강은 교체의 중요성을 또 한 번 일깨워준 경기다.

한국은 22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막툼 빈 라시드 스타디움서 열린 바레인과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16강에서 연장 혈투 끝 2-1 승리를 거두고 극적인 8강 진출을 이뤘다.

분명 한국은 랭킹이나 전력에서 바레인에 앞섰지만, 뚜껑을 열자 고전했고 90분이 아닌 120분 승부 끝에 힘겹게 이겼다. 결과적으로 파울루 벤투 감독의 확실한 교체가 승리로 직결됐지만, 4장 중 1장이었던 ‘지동원 교체’는 옥의 티였다.

이날 한국은 선수들의 몸이 전체적으로 무거웠다. 바레인이 선 수비 후 역습을 들고나온 탓도 있었지만, 패스, 터치 등 기본적 실수가 맞았고 빌드업이 원활하지 않았다. 벤투 감독고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전 경기보다 선수들의 컨디션이 나빴고, 경기를 풀어가는 과정 역시 많은 문제가 있었다”고 인정했다.

힘든 상황에서도 한국은 전반 43분 선제골을 만들어냈다. 분위기를 탔고, 후반 들어서도 맹공을 퍼부었다. 박스 안과 밖에서 몇 차례 슈팅이 나왔지만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두드려도 열리지 않자 분위기가 묘하게 흘렀다. 결국, 후반 32분 문전에서 세컨드볼 장면에서 실점을 내줬다.

벤투 감독은 후반 35분 두 번째 교체를 꺼냈다. 지동원을 투입하고 황희찬을 불러들였다. 기존 원톱에서 황의조-지동원 투톱으로 전술 변화를 줬다(경기 후 확인 결과 황희찬이 몸에 이상을 느껴 교체 요청).

어쩔 수 없는 교체였다 하더라도, 지동원 카드는 남은 10분 안에 승부를 보겠다는 의미였고 그래야만 했다. 황의조에게 집중된 마크를 분산시키려 했지만, 지동원은 힘과 높이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흐름도 못 가져왔다. 측면에서 무의미한 크로스가 지동원의 머리를 향하면서 축구색도 흐릿해졌다.

지동원에게 주어진 임무는 명확했다. 수비를 박스 바깥으로 끌어내 동료들에게 공간을 확보해주거나, 적극적으로 맞서 세컨드볼을 유도하는 등 벤투 감독은 이런 장면을 원했다. 그러나 상대 진영에서 패스 타이밍을 놓쳤고, 과감한 슈팅도 없었다. 연장 30분까지 수비 가담 외에 공격수라 믿기 힘들 만큼 실망스러웠다.

과거 아시안컵에서 골 맛도 봤고 현재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뛰고 있는 지동윈이다. 아무리 골보다 연계가 강점인 선수라고 하나, 아시아 최고 수준도 아닌 평범한 팀을 상대로 졸전이었다.

지동원은 필리핀과 1차전을 제외하고 키르기스스탄전 8분, 중국전 20분, 바레인전 40분. 출전 시간을 점차 늘려가고 있다. 더 큰 문제는 하나의 유효슈팅도 없다. 중국전에서 수비 블록에 차단된 게 유일한 슈팅이다. 이러니 득점을 기대할 수 없다. 2017년 10월 7일 러시아와 평가전 이후 대표팀에서 계속 침묵을 지키고 있다. 이런 모습이면 25일 카타르와 8강에서도 안 통할 게 뻔하다. 황의조가 막혔을 때 꺼낼 카드가 지동원뿐이라는 것도 치명타다. 언제까지 희망을 품고 있을 수 없다. 결국, 전술 전략으로 타개해야 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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