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om 두바이] 위대했던 박항서와 베트남의 '붉은 도전'
입력 : 2019.01.2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두바이(아랍에미리트)] 이현민 기자= 박항서 감독이 지휘하는 베트남이 일본을 넘지 못했다.

베트남은 24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라시드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에서 후반 12분 도안 리츠에게 통한의 페널티킥 골을 허용해 0-1로 졌다. 숨 가쁘게 달려왔던 베트남의 붉은 도전이 8강에서 멈췄다.

베트남은 부푼 기대를 안고 아시안컵에 나섰다. 애초 박항서 감독이 밝힌 목표는 16강이었다. 조별리그에서 이란, 이라크의 벽을 실감, 최종전에서 예멘을 잡고 3위를 기록했다. 페어플레이 점수로 겨우 16강에 턱걸이 했다. 베트남 언론에서도 ‘한계가 보인다’며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지난 20일 우려 속에 요르단과 16강에서 만났다. 요르단은 디펜딩 챔피언 호주는 꺾으며 조 1위를 차지할 정도로 막강했다. 전반 39분 프리킥에서 실점했다. 이후 과감하게 맞섰고, 후반 초반 콩푸엉의 골로 균형을 맞췄다. 계속 두드렸다. 역전도 가능했지만, 골이 터지지 않았다. 연장을 거쳐, 승부차기까지. 준비된 팀이었다. 4-2승. 8강 신화를 썼다. 박항서 감독은 의연했다.

24일 또 다른 거함 일본을 만났다. 초반부터 적극적인 공세를 펼치며 대등하게 맞섰다. 전반 24분 코너킥에서 요시다에게 실점했지만, VAR로 기사회생했다. 경기를 잘 풀어갔다. 그러나 후반 초반 자기 진영 박스 안에서 도안 리츠에게 반칙을 범했다. 주심이 그대로 경기를 진행했으나 VAR 확인 후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후반 12분 도안 리츠에게 실점했다. 일본은 여유 넘쳤고 베트남은 급했다. 계속 뛰면서 볼을 탈취하려 했으나 흐름을 가져오기 역부족이었다. 체력 문제가 드러나면서 볼 소유가 안 됐다. 종료 휘슬이 울렸다. 그렇게 베트남의 도전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나선 박항서 감독은 “우리가 8강까지 온 것도 대단하다. 이 경기를 하기 위한 준비 과정과 휴식기간이 짧았다. 힘든 상황에서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투쟁심이 잘 나타났다. 이 부분을 만족한다"면서, "내심 기적을 바랐는데 이뤄지지 않은 마음에서 쓴 웃음이 나왔다. 우리 베트남은 이라크, 이란, 요르단, 일본 등 강호를 만났다. 큰 무대에서 어떻게 경기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 특히 경험적인 면에서 많은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대회를 마친 소감을 밝혔다.

비록 베트남은 4강 진출에 실패했다. 하지만 박항서 감독의 지략, 선수들의 정신력, 온 국민의 성원이 한데 어우러져 8강 신화를 창조했다. 베트남의 붉은 돌풍이 동남아를 넘어 아시아 전역을 수놓았다. 위대한 도전은 박수 받아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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