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 이현민 기자= 황의조가 바레인전 아쉬움을 딛고 카타르 골문을 겨냥한다. 그를 믿고 다시 힘을 실어줄 때다.

한국 축구대표팀은 25일 오후 10시(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자예드 스포츠 시티 스타디움에서 카타르와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을 치른다.

바레인을 꺾고 8강 진출을 이뤘지만 돌아온 건 거센 비판이었다. 한국은 낙승할 수 있다는 기대와 달리 밀집 수비 공략에 어려워했다. 손흥민을 중심으로 활발히 공격하고도 효과는 미미했다. 무리한 패스는 수비에 번번이 끊겼다. 슈팅할 타이밍에는 볼을 잡고 머뭇거려 팬들의 답답함을 키웠다.

황의조가 봉쇄된 것도 컸다. 황의조는 이날 여러 차례 슈팅을 시도했으나 살리지 못했다. 후반 4분 황인범의 패스를 받아 시도한 슈팅은 바레인 수비수 발에 맞았다. 가장 아쉬웠던 장면은 후반 종료 직전. 후방에서 길게 걷어낸 볼을 잡고 골키퍼와 1대1 장면까지 만들었다. 그러나 골문 구석을 노리고 찬 슈팅이 벗어나며 기회를 놓쳤다.

지친 기색도 역력했다. 황의조는 빠르게 오는 볼을 쫓아가는 데 힘겨워했고, 반응도 조금씩 늦었다. 아시안컵 개막 후 계속되는 강행군에 연장전까지 치러 체력이 더욱 극심하게 소모된 상태다.

그럼에도 한국은 황의조가 힘을 내줘야 한다. 현재 대표팀에서 가장 뜨거운 골잡이는 황의조다. 대체할 선수도 마땅치 않다. 연계 플레이가 좋은 지동원이 공격수로 뛸 수 있겠지만 득점력이 다소 떨어진다. 손흥민이나 황희찬을 최전방으로 돌리면 측면이 빈다. 황의조가 빠지면 파울루 벤투 감독의 계획에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다.

위기에 강하다는 점은 황의조의 무기다. 한국이 어려운 순간에 몰릴 때마다 한 방을 터트려 흐름을 바꿨다. 지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우즈베키스탄과 8강전에서는 해트트릭으로 한국의 극적인 승리를 이끌었다. 가깝게 필리핀과 아시안컵 조별리그 1차전에서도 결승골을 넣고 승점 3점을 선물했다.

카타르전은 한국에 또 한 번 고비가 될 수 있다. 7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는 알모에즈 알리와 한 골도 허용하지 않는 저력으로 8강에 올랐다(4경기 11득점 0실점). 그러나 틈은 있다. 무실점은 반대로 골을 내준 뒤 대처하는 경험 부재를 의미한다. 황의조가 최전방에서 터져준다면 카타르에 혼란을 안겨줄 가능성이 충분하다.

사진=대한축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