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기자회견] 황인범, ''마지막이라 생각 안 해...반드시 대전으로 돌아온다''
입력 : 2019.02.1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대전] 서재원 기자= 황인범이 벤쿠버 화이트 캡스에서 성공과 함께, 먼 훗날 대전시티즌으로 돌아올 것을 약속했다.

황인범은 10일 오전 10시 대전월드컵경기장 1층 인터뷰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전서 마지막 공식 행사를 가졌다. 그는 이번 기자회견을 끝으로 캐나다로 출국, 미국 메이저리그 사커(MLS) 소속 벤쿠버 화이트 캡스에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황인범은 당초 유럽 진출을 타진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 후 본격적으로 팀을 알아봤다. 독일을 포함한 유럽 몇 클럽에서 관심을 보였고, 그의 유럽행은 시간문제처럼 보였다.

그러나 현실의 벽은 높았다. 오래 전부터 꿈꿨던 독일 무대에서의 제안은 생각보다 실망스러웠다. 예상했던 이적료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연봉도 마찬가지였다. 황인범의 고민이 깊어지던 사이, 벤쿠버가 접근했다.

벤쿠버는 상당히 적극적이었다. 아시안컵 기간 중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까지 벤쿠버 부사장이 방문해 황인범을 설득했다. 이미 가족을 설득한 후였다. 벤쿠버는 가족을 캐나다로 초청, 클럽의 비전과 황인범의 활용 계획에 대해 밝혔다.

결국 황인범은 오랜 고심 끝에 벤쿠버행을 선택했다. 기자회견에 나선 황인범은 "많은 분들이 자리해 주셔서 감사하다. 대전을 마지막으로 떠나는 자리로써 앉았는데, 먼 훗날 대전으로 돌아올 것을 약속 드리고 싶다. 반드시 그렇게 될 것이다. 마지막이라 생각하지 않는다. 반드시 돌아올 수 있게끔 훌륭한 선수로 성장하겠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 황인범 기자회견 일문일답



- 유럽에서 많은 제안이 왔다. 벤쿠버를 선택한 이유는.

물론 유럽 쪽에서도 관심이 있었다. 오퍼도 왔다. 개인적인 꿈만 갖고, 이기적으로 생각하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구단의 이적료도 중요했다. 기준을 맞춰줄 수 있는 팀을 기다리고 있었다. (제안한 유럽 팀들은) 제 가치를 생각해주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벤쿠버에서 간절하게 원한다는 모습을 보여줬다. 가족들과 저 역시 그렇게 느꼈다. 이 팀에 가서 실패할 확률이 적고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저의 성장 가능성도 봤다.

- 벤쿠버에서 계획은.

휴식을 취할 시간이 충분히 있었다. 회복을 잘 한 상황이다. 축구 선수이기 때문에, 경기력적인 부분을 향상시킬 것이다. 더 노력해야 할 부분은 언어다. 최대한 빨리 적응하는게 목표다. 대전에서 이렇게 과분한 사랑을 받은 것처럼 벤쿠버에서도 사랑을 받기 위해 큰 선수로 성장하고 싶다.

- MLS에 김기희 선수가 뛰고 있다. 이영표 해설위원도 벤쿠버에서 뛰었다. 특별한 조언이 있었나.

김기희 선배는 아직 뵌 적이 없다. 이영표 선배에게 현실적인 조언을 많이 받았다. 대선배님이고 연락드리는 것도 조심스러웠는데, 먼저 연락을 주셔서 친절하게 설명해주셨다. 좋은 조언을 많이 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 벤투 감독에게 조언이 있었다고 들었다.

구체적인 조언이나 추천은 없으셨다. 감독님이 벤쿠버 팀과 관계가 있다고 알고 있지만, 두 분이서 어떤 이야기를 주고 받았는지는 모르겠다.

- 보완해야 한다고 느끼는 점은.

제 단점은 누구보다 제가 잘 알고 있다. K리그에서도 어려웠던 부분이었다. 선수라면 더 힘든 리그에 가서 부딪혀 보고 성장해야 한다. 경기력 부분과 패스 성공률을 높여야 한다. 킥적인 부분도 노력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건 언어적인 부분과 피지컬적인 문제다. 모든 부족한 점들을 생각하고, 고민했다. 훈련을 통해 실천으로 이어져야 한다.

- 대전이 어떤 구단이 됐으면 좋겠나.

대전을 오랫동안 지켜봐왔다. 팬 입장에서 봤을 때, 조금 더 건강한 경영이 이루어졌으면 좋겠다. 아직은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제가 최고 이적료를 경신한 걸로 알고 있다. 윈윈이라 생각을 한다. 과연 윈윈이 될 수 있는 상황인지는, 앞으로 구단의 몫이라 생각한다. 제가 남긴 이적료가 선수들을 위해, 팬들을 위해 쓰였으면 좋겠다.

- 대전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

집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다. 아산을 잠시 다녀왔을 때도 그랬다. 10개월이라는 공백이 느껴지지 않았다. 이제는 벤쿠버에 가서 대전의 팬분들처럼 저를 사랑할 수 있는지 보고 싶었고, 증명하고 싶었다. 그래서 도전을 선택했다. 대전이라는 구단으로 다시 돌아오겠다는 확신을 하게 됐다. 김은중 코치님의 은퇴식을 봤을 때, 저런 모습이 성공한 선수의 길이라 느꼈다. 나중에 대전으로 돌아왔을 때는 김은중 코치님보다 성대한 은퇴식을 했으면 한다. 그게 목표다. 저도 영구결번 선수가 될 수 있도록 좋은 선수가 되는 게 목표다.

- 동료들에게 남길 말이 있다면.

동료들에게 할 말도 많지만, 팬들에게 부탁드리고 싶은 부분이 있다. 고종수 감독님께 죄송하고 고마운 마음이 크다. 저에게 고종수 감독님이 3개월의 시간 동안 주셨던 부분이 너무나 많다. 정말 감사하다. 그래서 더 죄송하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때 고종수 감독님이 저를 출전시키지 않는 결정을 내렸을 때, 선수로서 너무나 큰 감동을 받았다. 선수를 정말 아껴주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말 믿어도 되는 감독님이다. 팬분들도 감독님을 믿어주셨으면 좋겠다. 여러가지 사안을 떠나, 고종수 감독님을 비롯해 코칭스태프, 선수들에게 전폭적 지지를 해주셨으면 좋겠다. 정말 부탁드린다. 이번 시즌만큼은 선수들과 감독님에게 힘을 실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 벤쿠버 경기를 확인해 봤나. 감독님은 어떤 이야기를 해줬나.

아직 벤쿠버 경기를 확인하지는 않았다. 벤쿠버의 영상은 지금부터 확인할 계획이다. 감독님께서는 기쁘다는 말을 해주셨다. 저는 팀의 목표와 방향성을 물었다. 4-3-3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높은 위치에서 압박하는 플레이를 할 거라는 이야기를 해주셨다. 플레이오프 진출과 캐나다컵 우승을 목표로 한다고 하셨다.

- MLS에 세계적 스타가 있다. 어떤 부분이 기대되는가.

세계적 선수들과 한 경기장에서 뛸 수 있다는 점이 기대가 된다. 저 역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다.

- MLS 진출에도 대표팀에 계속 차출될 것으로 보인다. 기성용 선수의 대채제로 평가 받기도 했다.

(기)성용이형의 대체자라는 말은 그 누구에게도 부담스러운 단어다. 꼭 제가 그 자리에 들어가는 게 아닐 수도 있다. 또 다른 스타일의 선수들이 저 처럼 대표팀에 와서, 경쟁했으면 좋겠다. 한국에서 대표팀에 소집되는 것과, 캐내다에서 이동하는 건 차이가 있을 것이다. 많은 분들이 비행 시간을 걱정하시는데, 유럽에 있는 형들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 MLS 구장은 인조잔디가 많다. 부상의 염려가 있는데.

한국 선수의 경우 어릴 때 맨땅과 인조잔디에서 경기를 많이 했다. 인조잔디라 다치는 부분은 핑계라고 생각한다. 잘 적응해 최대한 많은 경기에 뛸 수 있었으면 한다. 오히려 동료 중 인조잔디를 회피하는 선수가 있다면, 저에게 더 큰 기회가 될 것이다.

- 등번호는 확정됐나.

6번을 하고 싶다고 했는데, 이미 선배가 쓰고 있다고 했다. 성용이형 번호이자, 세스크 파브레가스 선수의 번호인 4번이 남아있었다. 4번을 쓰고 싶다고 말해 놓은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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