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월드컵 D-105, 윤덕여호 선택은 '올인' 그리고 '무한경쟁'
입력 : 2019.02.2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파주] 정현준 기자= 윤덕여 여자 A대표팀 감독은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시간이 없다", "가장 두려운 적은 스스로 안주하는 모습"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목표인 월드컵 16강 진출을 이루려면 끝없이 달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여자대표팀은 오는 28일부터 호주에서 열리는 4개국 친선대회에 참가한다. 좋은 전력을 갖춘 아르헨티나, 뉴질랜드, 호주를 맞아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친선대회라는 명칭을 달고 있지만, 의미는 그 이상이다. 대한축구협회가 4월 국내에서 두 차례 A매치를 추진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대표팀의 경쟁력을 점검할 유일한 기회다.

선수들도 이번 대회가 가지는 중요성을 잘 안다. 1년 2개월 만에 대표팀으로 돌아온 김정미(인천현대제철)은 "초심으로 돌아간다는 마음으로 합류했다"라며 전력투구를 예고했다. 중원의 핵 이민아(고베아이낙)도 "월드컵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호주 4개국 친선대회는 월드컵 준비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라며 기대했다.

월드컵이 다가올수록 윤덕여 감독의 고민도 커진다. 한국은 프랑스, 노르웨이, 나이지리아와 함께 월드컵 A조에 편성돼있다. 특히 프랑스와 노르웨이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여자축구의 강호. 한국이 전력에서 약세인 건 분명하지만, 16강에 오르려면 반드시 넘어야 하는 벽이다. 그는 "큰 팀들을 상대하려면 호주, 뉴질랜드 같은 팀들이 스파링 파트너가 될 것이다. 어떤 경쟁력을 보이느냐가 중요하고, 문제점을 남은 시간에 잘 극복해야 한다"라며 대표팀이 풀어야 할 과제를 제시했다.

여자대표팀은 수년간 세대교체, 성적 두 마리 토끼를 노렸고 성공적인 결과물을 얻었다. 2015 캐나다월드컵에서는 염원하던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지난해 열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은 3연속 동메달 획득으로 여자축구 강호다운 면모를 보여줬다. 장창(서울시청), 한채린(인천현대제철) 같은 신예들도 등장해 활기를 불어넣었다.

하지만 월드컵이 눈앞까지 온 상황에서 두 가지를 모두 병행할 수 없다. 윤덕여 감독의 선택은 '올인'이다. 남은 기간 모든 걸 쏟아부어 월드컵에서 확실한 성과를 거두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이제는 시간이 많이 없다. 준비했던 모습들을 더 보완해야 한다. 이제는 많은 변화보다 기존의 선수들이 부상, 기타 이유로 합류하지 못 하는 일은 없다고 본다"라며 현 대표팀의 조직력 향상에 주력할 뜻을 밝혔다.

물론 대표팀의 문을 완전히 닫아놓은 건 아니다. 3월부터 열리는 2019 WK리그에서 경쟁력을 보여주는 선수가 있다면 얼마든지 발탁하겠다고 강조했다. 윤덕여 감독은 올해 1월 28세에 첫 A매치를 치른 박세라(경주한수원)를 예로 들며, 월드컵 전까지 WK리그를 꾸준히 관찰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부상으로 승선하지 못한 선수들에게도 충분한 기회가 있다며 분발을 촉구했다.

이번 호주 4개국 친선대회 명단은 부상으로 빠진 주전 수문장 윤영글(경주한수원) 외에는 앞서 경험한 중국 대회와 동일하다. 월드컵에 대한 큰 그림이 그려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윤덕여 감독도 이번 멤버들이 사실상 베스트라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나 "안주해서는 안 된다. 가장 두려운 적은 스스로 안주하는 모습이다. 팀 내 경험 있는 선수들과 어린 선수들이 경쟁해서 팀이 한 걸음, 한 걸음 성장 바란다"라며 더 나아갈 것을 주문했다.

윤덕여 감독은 월드컵을 앞둔 선택의 갈림길에서 총력전을 예고했다. 한편 제한된 선수 풀에 따라 대표팀이 나태해질 수 있는 상황을 염려하며 긴장의 끈을 바짝 조였다. 그는 치열한 경쟁으로 대표팀의 전력을 향상하고, 팀을 하나로 뭉쳐 강적들을 격파한다는 각오로 월드컵을 향한 도전을 선언했다.

사진=스포탈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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