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포커스] 여전한 벤투호 숙제, '분투' 손흥민 조력자 찾아라
입력 : 2019.03.1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파주] 정현준 기자= 대표팀에서 많은 부담을 떠안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의 조력자 발굴이 절실하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1일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 센터(NFC)에서 볼리비아, 콜롬비아와 일전을 치를 3월 A매치 명단을 발표했다. 대표팀 은퇴를 선언한 기성용(뉴캐슬 유나이티드),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을 제외한 주축 선수들이 대거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8월 출범 후 순항하던 벤투호 기세가 한풀 꺾였다. 아시안컵 실패가 원인이다. 한국은 올해 1월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59년 만의 우승에 도전했다. 그러나 앞선 7번의 평가전을 통해 물올랐던 경기력이 본 무대를 앞두고 사라졌다. 부족한 골 결정력에도 힘겹게 승리를 거뒀으나 행보는 8강에서 멈췄다.

충격적인 성적에 팬들의 시선은 싸늘하게 식었다. 동시에 많은 비판과 의문이 쏟아졌다. 대표팀 에이스 손흥민도 날 선 목소리를 피해갈 수 없었다. 손흥민은 중국과 조별리그 3차전부터 출격, 바레인, 카타르전을 소화했다. 토트넘에서 보여줬던 시원한 한 방은 없었다. 손흥민은 과감하게 슈팅을 때리는 대신 패스로 경기를 푸는 데 힘썼다. 맞지 않는 옷은 아니었지만, 큰 기대를 부른 손흥민의 모습은 아니었다.

아시안컵을 마치고 한 달여의 시간 동안 대표팀은 손흥민의 부진을 다각도로 분석했다. 그러나 명쾌한 답을 내놓지 못했다. 김판곤 국가대표전력강화위원회 위원장은 아시안컵 결산 브리핑에서 "슈팅, 침투가 대표팀에서는 어떤 요인인지는 모르겠지만 기회가 열렸고, 소속팀에서는 때렸을 것 같은데 대표팀에서는 주는 모습을 보면서 부담감이 있었는지 모르겠다"라고 아쉬워했다.



대표팀 명단이 발표된 후, 벤투 감독에게 같은 질문이 들어왔다. 이번에도 확실한 대안은 없었다. 그는 "어느 선수를 어떤 포지션에서 활용하고, 최대 기량을 발휘할 수 있게 하는지는 항상 고민한다. 손흥민뿐만 아니라 모든 선수에게 고민하는 부분이다"라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한국은 화려한 선수층을 갖추고도 공격 패턴은 일정했다. 손흥민이 2선에서 상대 수비의 시선을 끌면, 다른 선수들이 마무리하는 방식이었다. 손흥민은 공격을 풀고자 이타적인 플레이에 집중했다. 처음에는 좋은 효과를 거뒀지만 차츰 위력이 줄어들었다. 돌아온 결과는 아시안컵 우승 좌절과 공격의 지나친 편중, 손흥민의 벤투호 출범 후 7경기 무득점이었다.

벤투 감독은 볼리비아, 콜롬비아를 맞아 지동원(아우크스부르크), 황의조(감바 오사카), 이승우(엘라스 베로나) 등 아시안컵에 나섰던 공격수들을 다시 불렀다. 아시안컵 직전 부상으로 이탈했던 나상호(FC도쿄)도 이름을 올렸다. 권창훈(디종), 이강인(발렌시아)은 벤투호에서 첫선을 보인다. 그는 기존, 신규 자원들을 적절히 융화해 새 조합을 구성, 손흥민에게 힘을 실어줄 방법을 찾는다.

관건은 '토트넘 손흥민'과 '대표팀 손흥민'의 격차를 얼마나 줄이느냐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해리 케인, 델레 알리, 크리스티안 에릭센 등 동료들의 든든한 지원을 받고 공격에 전념했다. 빠른 스피드와 날카로운 골 결정력을 앞세워 돌격대장으로 활약했다. 공격부터 수비까지 분주하게 뛰는 대표팀에서 역할과 다르다.

손흥민이 살아나려면 동료들의 도움이 필수적이다. 그를 대신해 시선을 끌어줄 움직임, 수비 뒷공간을 마음껏 침투하게 만드는 예리한 패스도 더해져야 한다. 벤투 감독은 "여러 가지 상황에 대처해야 하고, 최대한 월드컵 예선을 앞두고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 다른 전술, 포메이션을 적용할 때 얼마나 유연하게 대처할지 판단하겠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번 A매치 2연전은 손흥민의 파괴력을 극대화하고, 벤투호 공격의 플랜A를 찾는 출발선이 될 수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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