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바리니가 심는 '유럽 플레이'…낯선 배구 알아가기 바쁘다
입력 : 2019.05.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진천] 조용운 기자= 감독은 연신 지시하고 선수들은 요구사항을 암기하느라 바빴다. 서로 알아가기에도 적었던 시간. 낯선 라바리니호가 '유럽 플레이'를 익히기 위해 바쁘게 움직인다.

한국 여자 배구대표팀의 스테파노 라바리니 감독이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 네이션스리그(VNL)를 앞두고 강도 높은 훈련을 지휘했다. 대표팀 선수들은 지난달 28일부터 진천선수촌에 소집된 가운데 라바리니 감독은 이달 초 입국해 훈련을 직접 이끌고 있다.

일주일 가량 라바리니 감독과 선수들은 차이점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한국에 오기 전 V리그 중계 영상을 통해 선수 파악에 공을 들였으나 직접 마주한 선수들의 움직임은 전혀 달랐다. 경기에서 보여지지 않는 세밀한 부분부터 확인해야 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영상은 랠리 중심이라 화려한 장면이 많았다. 직접 본 선수들의 기술과 달랐다"면서 "확실히 영상으로 보는 것보다 같이 훈련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라고 말했다.

선수들도 생소하기는 마찬가지. 라바리니 감독은 사상 첫 외국인 사령탑이다. 국내 지도자들과 훈련법과 요구사항이 달랐다. 미디어에 훈련을 전체공개한 16일에도 대표팀은 점수 상황에 따른 풀이법을 찾아내려고 땀을 흘렸다. 미니게임으로 특정 점수 상황을 만들고 반복적으로 경기를 잡아가는 방식을 반복했다. 코칭스태프는 일일이 공격 방법을 기입하면서 즉각적으로 데이터를 뽑아냈다.

훈련을 마친 센터 김수지(IBK기업은행)는 "감독님은 훈련 집중력을 강하게 요구하신다. 항상 플레이를 정해주고 반복한다. 선수들은 생각을 많이 해야한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경험이 많은 정대영(한국도로공사)도 "감독님은 파워풀하다. 처음에는 감독님의 배구를 하지 못해 힘들었는데 지금은 맞춰가면서 적응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라바리니 감독은 공격을 강조한다. 공격진의 기술도 높이 평가한다. 그는 "선수들의 공격 능력은 우수하다. 시간차 공격이나 스파이크 방향을 트는 법은 아주 좋다"면서 "영상으로 본 것과 스킬이 다르지만 VNL에서 최대한 활용하겠다"라고 말했다.

이를 활용하려면 아무래도 세터 이다영(현대건설)에게 지시사항이 많을 수밖에 없다. 이다영도 라바리니 감독의 스타일이 새롭다. 이다영은 "유럽배구 스타일이다. 지금은 띄우고 찍는 플레이가 많다. 양 사이드를 활용하거나 공격에 많은 선수를 가담하게 하는 등 공격적인 유럽 플레이를 요구한다"라고 강조했다.

VNL은 라바리니 감독의 배구가 이식되는 시간이다. 오는 19일 출국해 5주 동안 세르비아, 중국, 미국, 이탈리아, 한국 등을 오가는 강행군에 임한다. 실전을 통해 유럽 플레이를 이식할 대표팀의 진짜 무대는 2020 도쿄올림픽 예선전이 열리는 8월이다. 그때까지 라바리니호의 알아가기는 계속된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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