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X골프] 박성현의 보이시 패션에서 발견한 경기력 우선주의
입력 : 2019.07.3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성진 기자= 얼굴을 알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깊숙이 눌러쓴 볼캡. 무채색 셔츠와 긴 바지. 어떻게 보면 심심하게 느껴질 골프웨어 패션이다. 그리고 이 패션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세계랭킹 1위 박성현(26)을 나타내는 이미지다.

최근 필드에 나서는 여성들은 라인을 강조하고 타이트하며 화려한 색감을 자랑하는 골프웨어를 선호한다. 많은 여성 선수들이 이러한 골프웨어를 착용하자 골프를 즐기는 여성들도 따라서 비슷한 골프웨어를 착용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박성현의 패션은 정반대다. 화려하거나 여성미를 강조하는 모습은 ‘1’도 찾아볼 수 없다. 하지만 그것이 ‘박성현 패션’의 매력이다. 보이시한 매력에서 세계 최고의 승부사다운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박성현의 보이시한 스타일은 과거 최나연(31)을 떠올리게 한다. 최나연도 치마를 입은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긴 바지의 대명사였다. 2014년 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다른 선수들은 치마, 바지를 번갈아 입었지만, 최나연은 혼자서만 긴 바지를 고수해 시선을 모았다. 그만큼 자기 패션에 대한 주장이 강했다. 박성현의 모습도 이와 비슷하다.



박성현이 보이시한 스타일을 고수하는 이유는 경기력 측면이 가장 크다. 편하게 입어야 스윙을 할 때 지장이 없기 때문이다. 과거 박성현에게 용품을 지급한 관계자는 한 인터뷰에서 “박성현이 긴 바지를 선호하는 것은 편안해서다. 스윙할 대 상의가 올라가면 불편한 느낌이 있어 경기에 지장을 받을 수 있다. 기능성이 중점이 된 깔끔한 골프웨어를 선호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는 박성현이 “해보고 싶은 헤어스타일이 없다”는 말에서도 찾을 수 있다. 박성현은 숏커트 헤어스타일을 고수한다. 그래서 더욱더 보이시한 패션으로 보이게 된다. 그가 짧은 헤어를 유지하는 것도, 헤어에 신경 쓰지 않고 편하게 경기하기 위해서다.

그래서 박성현의 과거 모습이나 최근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저 골프웨어의 컬러, 디자인 차이일 뿐이다. 올해는 블랙 앤 화이트에 파스텔톤의 민트나 핑크 컬러 상의를 입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블랙 앤 화이트로 강인하면서도 프로페셔널한 골퍼의 모습을 강조하면서도 파스텔톤 상의로 포인트를 주면서 색다른 매력을 보이는 것이다.



또한 지난해에는 박성현의 골프웨어를 협찬하고 있는 ‘빈폴골프’가 박성현의 이름을 내건 젊은 골퍼를 위한 필드 전용 골프웨어 ‘박성현 NDL(남달라)’ 라인을 선보이기도 했다. 완벽한 스윙이 가능하도록 인체공학적 기능성이 강조된 제품으로 박성현이 추구하는 성향에 맞춘 것이다.

패션 칼럼니스트 이윤철 씨는 “선수는 운동만 잘 하면 된다. 사실 뭘 입어도 성적이 잘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매스 미디어가 항상 주목하는 현대의 프로페셔널 스포츠의 세계에서는 안타깝게도 경기력 이외의 것에 대해서도 선수가 팬을 만족시켜야만 하는 것이 현실이다”라며 패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개인적으로는 박성현이 이런 패션을 시도했으면 좋을 것 같다. 색상은 남색, 흰색, 하늘색, 밝은 회색 정도만 사용하여 화려함을 배제하는 것이다. 최근 국내 골프 패션의 경우 밝은 색을 많이 사용하고 여러 색상을 동시에 노출하기도 하지만, 그런 것을 다 배제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이윤철 씨는 지금까지 입은 것과는 다른 골프웨어에 도전하는 것을 추천했다. 그는 “대신 실루엣만 여성스러운 옷을 착용하는 것을 권한다. 마음 같아서는 과감하게 소매가 없는 슬리스리스 칼라셔츠를 권하고 싶지만 무리일 것 같고, 몸에 붙지 않지만 슬림한 느낌을 주는 칼라 셔츠를 권하고 싶다. 무조건 단색이어야 하고 후원사 로고도 TV 화면이나 모니터에서 무리없이 보일 정도로 작아졌으면 한다. 그리고 봄/가을 시즌에는 터틀넥 디자인의 상의를 권한다. 물론 단색이어야 하고 가을이나 초겨울 시즌에는 갈색이나 카멜색 상의를 권하고 싶다”고 상의 코디에 대한 조언을 남겼다.

하의의 경우에는 “기존의 긴바지 대신 무릎 근처까지 내려오는 주름 스커트, 또는 허벅지 중간까지 내려오는 테니스 스커트나 반바지를 권한다. 중요한 것은 단색이어야 한다. 이정도만 되어도 된다. 실력이 있고 신체 조건이 뛰어나기 때문에 그렇다”고 제안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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