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 국가예산 8억 투입, '제2의 이강인 찾기' 공정-투명해야
입력 : 2019.10.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현민 기자= 이강인(18, 발렌시아).

어린 시절 축구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국민들에게 웃음을 줬던 이 선수는 지난 7월 U-20 월드컵에서 골든보이를 수상, 한국을 FIFA 주관대회 사상 첫 준우승으로 이끌었다. 나이는 숫자일 뿐이라고 어필하듯 월반해 형들 사이에서 존재감을 뽐냈다. 실력과 리더십을 갖춘 ‘막내 형’이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기세를 이어 이강인은 A대표팀에서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을 뛰는 등 장차 한국 축구를 이끌어갈 재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근 소속팀 발렌시아에서도 점차 출전 시간을 늘려가며 입지를 다지는 중이다. 이제 온 국민이 아는 스타로 성장했다.

제2의 이강인을 발굴하기 위해 정부가 나섰다. 2020년 가칭 ‘나도 슛돌이’ 사업 프로젝트에 시행한다.

과거 대합축구협회는 유소년 '우수선수 유학 프로젝트'를 시행했다. 2002 한일 월드컵 이후 유소년 육성 및 유럽 선진 시스템 도입 필요성이 요구됨에 따라 2002년부터 2009년까지 기술 발전기에 해당하는 16세 전후 유망주를 선발해 축구 선진국에 진출시켰다. 당시 성장한 선수들은 한국 축구의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

국내 유소년 시스템은 정부기관에서 단기 성과에 치중해 장기적 안목으로 꾸준한 투자를 이어가지 못한 게 가장 큰 문제점이다. ‘우수선수 유학 프로젝트’는 미래를 내다본 성공한 정책 중 대표적 사례다. 이 프로젝트로 성장한 선수는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지동원(마인츠), 남태희(알사드) 등이 있다.



어릴 시절부터 전문적으로 축구 지도를 받은 선수들은 2011 카타르 아시안컵 3위, 2012 런던 올림픽 동메달, 2015 호주 아시안컵 준우승,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8강,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 메이저 대회에서 한국이 우수한 성적을 거두는데 일조했다. 더불어 유럽 빅리그에 진출해 국위를 선양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는 2009년 이후 중단됐던 ‘우수선수 유학 프로젝트’를 3년 만에 부활시키려 노력했지만, 국제축구연맹(FIFA) 이적 규정 19조(18세 이하 선수 이적금지) 조항이 생기는 바람에 이 프로젝트는 사실상 폐지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 규정은 2013년 2월 백승호(다름슈타트), 이승우(신트트라위던), 장결희(포항 스틸러스)의 발목을 잡았다. FIFA가 활동 금지 조치 징계를 내렸다. 세 선수는 3년 동안 힘든 시기를 보냈다.



대한축구협회는 사실상 폐지된 ‘우수선수 유학 프로젝트’ 대안으로 2014년 ‘KFA 골든 에이지’와 2020 나도 슛돌이 신규 사업 카드를 꺼내들었다.

KFA 골든 에이지는 이미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다. 2019년 5, 6월 폴란드에서 개최된 U-20 월드컵에서 사상 최초 FIFA 주관 대회 준우승 쾌거를 이뤘다. 골든 에이지 1세대로 23명 중 15명, 70%가 이 프로젝트 출신이다.

투자의 결실을 보았으니, 분명 찬사 받아 마땅하다. 그러나 조사 결과 개선점이 발견됐다. 골든 에이지 혜택이 엘리트 선수에게만 한정돼 있으며, 대다수가 지도자 추천을 통해 선발된다는 점이다.



평소 축구에 대한 관심이 많고, 대한축구협회와 수시로 소통하고 있는 국회문화체육관광위원회 이상헌 의원(더불어민주당 울산 북구 국회의원)은 ‘스포탈코리아’를 통해 한국 풀뿌리 축구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

이상헌 의원은 “이 프로젝트의 문제 중 하나는 별 다른 과정 없이 고교 엘리트 위주 선발에 한정돼 있다는 것이다. 유망주 육성 신규 사업으로 공평성과 투명성 보완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뛰어난 재능이 있음에도 불구, 여러 요인으로 주목 받지 못하거나, 취미로 축구를 즐기는 아마추어 선수, 축구를 중단한 선수 등 다양한 계층을 대상으로 공정한 공개 테스트를 진행해야 한다. 역량이 있는 선수들의 해외 구단 입단을 지원을 도와야 한다. 이에 협회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이상헌 의원은 “국가예산이 8억 원이 들어가는데,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축구협회가 한국 축구의 단기적 성과가 아닌 장기적 지원 관점에서 사업을 추진해야 한다. 이런 육성 사업이 축구로 한정될 것이 아니라 유소년 체육 육성을 위한 타 종목으로 범위를 넓혀 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이상헌 의원은 최근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에서 한국 대표팀을 홀대한 북한의 비상식적인 행위에 관해 국회 질의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축구대표팀의 평양 원정 경기에서 우리 측의 기자단과 방송중계팀이 방북하지 못했는데, 앞으로 체육 교류 협력시 이와 같은 일에 대한 대비책을 촉구한다. 앞으로 축구협회는 물론, 이를 관리 감독하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의 협업이 매우 중요하고, 더 나아가서 축구 뿐 만 아니라 전체 한국스포츠계의 발전을 위해 장기적 비전을 갖춰주길 바란다”는 목소리를 냈다.

사진 및 자료=대한축구협회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