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대만렙] 실력보다 더 빛났던 ‘클린 여제’ 장미란
입력 : 2019.11.1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이은경 기자= 장미란(36) 앞에는 ‘로즈란’, ‘역도 여왕’, ‘여제’ 같은 수식어가 붙는다.

장미란은 현역 시절 여자 역도 최중량급(+75kg) 세계신기록을 세웠던 주인공이자 세계선수권 4연패(2005~2009년), 2008년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금메달까지 주요 국제대회 우승을 휩쓸었다.

장미란의 기록을 지금 다시 보면 더 놀라운 사실이 하나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당시 장미란의 기록은 인상 140kg, 용상 186kg, 합계 326kg이었다. 당시 장미란의 체중은 116.5kg.

그런데 베이징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올라 코로브카(우크라이나)는 체중이 166.97kg으로, 장미란 보다 50kg 정도 더 나갔다. 그런데도 코로브카가 들었던 기록은 277kg(인상 124kg 용상 153kg)이었다. 장미란의 기록 보다 49kg이나 적은 기록이다.

그런데 대회 후 코로브카는 약물 복용이 드러나 메달을 박탈당했다.
당시 합계 270kg으로 동메달을 땄던 마리야 그라보브츠카야(러시아) 역시 약물로 메달이 취소됐다.

세계에서 가장 잘 하는 톱클래스 선수들이 최중량급 선수 치고 체중이 적은 편에 속하는 장미란을 이기려고 발버둥 쳐봐야(약물까지 쓰는데도) 도저히 이길 수 없는 레벨 차이가 존재했다는 증거다.

장미란은 2010년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중국 선수와 똑 같은 중량을 들고도 체중이 적게 나가 극적인 금메달을 따내기도 했다.

‘넘사벽’의 실력, 그리고 단 한 번도 약물 의혹을 받지 않은 ‘클린 영웅’이라는 점이 장미란을 더 빛나게 했다. 바벨을 들기 위해 단상에 서서 정신을 집중하고 기합을 외치는 장미란의 모습은 보는 이들을 숨막히게 하는 아우라와 카리스마가 있었다. 라이벌들은 이런 장미란의 모습을 "신비롭다"고까지 표현했다.

약물을 해도 따라갈 수 없는 실력. 정작 장미란 본인은 이런 사실이 자꾸 언급되는 게 좋지만은 않다고 했다. 그는 과거 인터뷰에서 “자꾸 역도에서 약물 스캔들이 나오고 메달이 박탈되는 선수들이 나오는 게 ‘역도는 약물을 많이 하는 종목’으로 팬들에게 오해를 받을까봐 부담스럽다”고 했다.

사진=뉴시스

*‘국대만렙’은 대한민국 스포츠의 자랑스러운 성공 스토리를 담은 연재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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