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 Note] 한국서 막힌 축구선수 꿈, 스페인에서 뚫은 케이스
입력 : 2020.01.1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홍의택 기자= 불확실성이 높은 현 고교 졸업반. 대학 길이 꼬여버리자, 스페인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스페인 무대에 도전장을 낸 한국 선수가 있다. 현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김다원이 스페인 2부리그 AD알코르콘의 B팀(2군)과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2018년도 철성고 10번으로 주장 완장을 찼던 김다원은 드리블에 특화됐다는 평을 받았었다. 박경규 감독 지도를 받으며 경남권에서는 꽤 이름을 알렸다.

흥미로운 점은 위기가 기회가 됐다는 것. 김다원의 길은 순탄치 않았다. 믿었던 대학 진학을 망치면서 졸지에 무적 신세가 됐다. 이는 최근 아마축구계에서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기도 하다. 대회 성적, 내신 등을 두루 반영하는 대학 입시에서 원인 모를 탈락이 심심찮게 보이는 게 사실이다. 납득하지 못할 결과에 매년 적잖은 재능들이 희생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축구선수가 왜 대학을 가느냐"고 따져 묻기도 한다. 다만 현실이 그렇지가 않다. 바로 프로로 갈 수 없다면 꼭 졸업 목적이 아닌 거쳐 가는 징검다리로도 대학의 필요성은 있다. 고졸 프로직행 빈도는 만 22세 이하 의무 출전 제도와 맞물려 굉장히 늘었는데, 각 팀이 한 해 수용할 신인 숫자가 무한한 게 아니다. 이 과정에서 붕 뜨는 선수들이 해마다 쌓여 중대 문제로 번지던 차였다.




김다원의 이적 업무를 대리한 최현 대표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감독대행으로 포항 스틸러스 U-18(포항제철고)을 2015 전국 고등축구리그 후반기 왕중왕전 정상에 올려놨던 그다. 이후 연세대 코치직을 수행하며 최근까지도 현장의 문제들을 피부로 느껴왔고, 이에 국내가 아닌 유럽으로 방향을 틀어보기로 했다.

"무조건 해외 진출만이 옳다"고 단언할 순 없다. 김다원의 사례는 K리그 이력이나 대표팀 경험치를 쌓은 어느 정도 준비된 레벨과는 차이가 있다. '동양에서 온 외국인 선수'란 잣대로 평가받다 보면 생존이 쉽지만도 않다. 단, 부득이하게 막힌 길을 돌파하는 차원에서 또 다른 지평이 열렸다는 건 분명 호재다. 파이가 제한된 시장만 탓할 게 아니라, 이를 개척할 다양한 시도가 병행돼야 한다.

김다원이 계약한 알코르콘은 과거 지언학(현 인천 유나이티드), 윤재용 등 한국 선수들이 몸담았던 팀이다. 이들도 하부리그를 뛰며 스페인 정착의 꿈을 꿨었다. 7개월 도전 끝 합격 통보를 받은 김다원은 "너무 들뜨기보다는 저보다 앞서 나간 친구들도 있기에 하던 대로 열심히 할 것"이라며 각오를 다졌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스포탈코리아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