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RSS 트위터 페이스북

Home>뉴스

[동아시안컵 포커스] 유치는 본인 ‘공’ 흥행은 ‘나 몰라라’하는 부산축구협회장

기사입력 : 2019.12.13      기사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페이스북 공유


[스포탈코리아=부산] 이현민 기자= 지난 10월 20일 오후 1시 구덕운동장에서 부산 아이파크와 안산 그리너스의 K리그2 경기가 열렸다. K리그1 승격을 향해 질주하던 부산이 안산에 0-2로 덜미를 잡혔다. 선수들의 몸은 무거웠고, 부담 탓인지 손발이 안 맞았다. 종료 휘슬이 울린 후 관중석에서는 격려와 아쉬움 섞인 소리가 동시에 흘러나왔다. 실망한 선수들이 벤치 앞에서 원을 그린 채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다. 언뜻 보기에는 감독이나 사장이 고행한 선수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습 같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정정복 전 부산시축구협회장(현재 부산시축구협회 명예회장)이었다. 도대체 왜? 이해하기 힘들었다. 본인이 무슨 자격으로 선수들을 불러 모은 것인지. 주변에 있던 관계자들도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일부 서포터스는 정정복 전 회장의 이름을 외치며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

정정복 전 회장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현재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2019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때문이다. 정정복 전 회장은 부산시축구협회장(현재 박병찬 부회장 직무대행)으로 부임한 후 대한축구협회와 지속적인 소통으로 관계 개선에 힘썼다. 또, 축구 동호인들의 민심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다. 지난해 9월 부산에서 14년 만에 A매치 개최를 위해 공을 들였다. 상대도 칠레로 결정됐다. 그러나 손님 맞을 준비가 안 된 채 무리하게 추진했다. 취소 이유는 창피할 정도였다. ‘잔디 상태 악화.’ 결국, 칠레전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10월 우루과이전 개최를 신청했지만, 또 불발됐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았다. 올 6월 부산에서 호주와 A매치가 성사됐다. 15년 만에 쾌거였다. 당시 정정복 명예회장은 부산시 곳곳에 A매치를 열게 됐다는 현수막을 걸었다. 마치 자신이 모든 걸 해낸 것처럼 포장했다. 이후 정정복 전 회장은 부산을 축구도시로 만들겠다는 일념으로 가속 페달을 밟았다. 부산은 12월 동아시안컵 유치에도 성공했다. 이 역시 곳곳에 현수막을 달아 자신의 업적 드높이기 바빴다.

문제는 정정복 전 회장의 다음 행보다. 갑작스레 부산시축구협회장직을 내려놨다. 이유는 부산시체육회 회장직을 맡기 위해서다. 목적(A매치, 동아시안컵 유치)을 달성했으니 빨리 퇴단했다. 부산시체육회 회장 선거 입후로 등록을 했다. 여기서 의문은 정정복 전 회장의 후임이다. 수장이 없으니 재빨리 입후보 등록을 받고, 선거를 치러야 한다. 하지만 부산시축구협회 측은 ‘동아시안컵 기간’이라는 이유를 들며 선거를 계속 미루고 있다. 일손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부산시체육회에서 인력을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어떤 이유인지 규정까지 어기며 차기 부산시축구협회장 선거를 지연시키고 있다. 예정대로라면 12월 26일 이전에 차기 회장을 뽑아 인수인계 절차를 밟아야 한다. 항간에는 정정복 전 회장 라인에 있는 사람을 부산시축구협회장으로 앉히려 한다는 소리도 들린다. 그동안 축구인 출신이거나 평소 축구 발전을 위한 인물이 아닌, 정치인과 사업가들이 회장직을 맡았다. 과거부터 그랬다. 연속성 없이 수장이 바뀌면 모두 물갈이되는 시스템이다. 이런 악재가 반복되려는 모양새다.

부산시에서는 이번 동아시안컵을 유치하기 위해 수억 원에 달하는 ‘시민 혈세’를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결정적으로 일부 축구팬을 제외하고 부산 시민 중 대다수는 우리 고장에서 동아시안컵이 열리는지 모른다. 10일부터 동아시안컵이 시작됐다. 11일 오후 7시 30분 개최국인 한국과 홍콩의 경기가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렸다. 결과는 한국의 2-0 승리. 경기 전 정정복 전 회장은 최영일 대한축구협회 부회장과 선수들을 격려했다. 이후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추운 날씨, 평일 저녁 경기라고 하나 1,070명으로 집계됐다. 텅텅 빈 관중석을 보고 정정복 전 회장은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 현수막 붙였다고 홍보가 아니다. 회장직을 내려놓았는데, 명예회장이라는 애매한 직함을 달고 걸쳐 있다. 이번 대회는 대한축구협회 주관이 아니다. 한국은 게스트다. 부산시에서 개최 장소 대여해준다. 명색이 국제대회인데 부산시축구협회는 부산시, 기업, 지역 단체들과 동아시안컵을 위해 대화하고 협조를 구했는지 의문이다. 그라운드 외에 시설, 동선, 관중들의 편의 등 불편한 점이 상당하다. 현장을 직접 찾지 않았다는 증거다. 자신의 배만 채웠다고 끝나는 게 아니다. 시작했으니 끝을 봐야 한다. 나 몰라라 해선 안 된다. 다른 나라 경기는 처참할 정도다. 다가올 한국의 중국전(15일)은 주말에 열리고, 18일에는 한일전이라는 특수성으로 홍콩전보다 많은 관중이 들어찰 것으로 보인다. 어찌 됐든 지금까지 흥행은 실패다.



사진=스포탈코리아, 부산시축구협회

[AD]벗겨지지 않아요! 미끄러지지도 않아요! 논슬립 찹쌀 덧신

Today 메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