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안컵 포커스] 변명만 늘어놓은 벤투 감독, 우승해야 본전이다
입력 : 2019.12.1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부산 아시아드] 곽힘찬 기자= “일본은 4일 쉬는데 우리는 3일을 쉰다.”

한국 축구대표팀을 지휘하고 있는 파울루 벤투 감독은 변명만 늘어놨다.

한국은 15일 오후 7시 30분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2차전 중국과 경기에서 1-0 진땀승을 거뒀다. 이로써 한국은 대회 2연승을 기록하며 일본과 우승컵을 놓고 다투게 됐다.

이날 대표팀은 볼 점유율에서 중국을 80-20으로 압도했다. 자연스레 득점 기회도 많이 나왔다. 하지만 공격 자원들이 기회를 살리지 못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반면 일본은 전날 홍콩을 상대로 5-0 대승을 거두며 순항했다. 일본은 다양한 공격 루트를 통해 홍콩을 처참히 무너뜨렸다. 한국이 오로지 세트피스로만 홍콩을 무너뜨린 것과 비교하면 상반된 모습이었다.

벤투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중국은 5일 휴식을 취했지만 우리는 4일을 쉬고 경기에 임했다. 일본전에서는 3일 쉬고 경기를 치른다. 하지만 일본은 4일을 쉰다.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시즌이 끝난 상황에서 하루 차이가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준비를 못 했다는 변명을 하겠다는 건 아니다.”

변명이 아니라고 강조했지만 갑자기 휴식 기간을 언급하며 벤투 감독이 고충을 드러낸 건 소위 말하는 ‘밑밥’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국내에서 열리는 대회이기에 어느 정도 어드밴티지를 갖고 있는 대표팀은 어떠한 상황에서도 변명이 허락되지 않는다. 그렇게 여론의 뭇매를 맞았던 울리 슈틸리케 전임 감독도 우승한 대회가 동아시안컵이다. ‘3년 연속’ 우승을 바라고 있는 팬들은 벤투 감독이 우승컵을 가져오지 못한다면 전임 감독과 비교할 게 뻔하다.



동아시안컵은 유럽파 차출 의무가 없다. 한국은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황의조(지롱댕 보르도), 이강인(발렌시아), 황희찬(레드불 잘츠부르크) 등이 합류하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만큼은 변명거리가 될 수 없다. 일본은 발탁한 22명 가운데 무려 10명이 최초 발탁된 ‘신예’들이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2020년 도쿄 올림픽에 초점을 맞추고 이번 대회를 준비했다.

물론 중국과 홍콩을 꺾고 2연승을 달리고 있긴 하다. 그런데 이들은 연령별 대표팀과 다름없다. 하지만 한국은 성인 선수들로 이뤄져 있다. 조현우(대구FC), 김진수(전북 현대), 김민재(베이징 궈안), 황인범(벤쿠버 화이트캡스), 이정협(부산 아이파크) 등은 A대표팀에서 오랫동안 활약하고 있거나 월드컵을 경험한 선수들이다.

이겨야 본전이다. 만약 어린 선수들로 이뤄진 일본에 유린당한다면 치욕이 아닐 수 없다. 2017년 7회 대회까지 개최국 우승팀이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는 징크스가 있지만 이번 대회는 상황이 다르다. 사실상 밥상은 다 차려졌고 여기에 숟가락만 얹으면 된다.

벤투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완전한 전력을 꾸릴 수는 없지만 변명 없이 최선을 다해 우승할 수 있도록 하겠다”라며 각오를 내비친 바 있다. 하지만 가까스로 신승을 거둔 중국전이 끝난 뒤 “일본이 우리보다 더 많이 쉰다”며 변명거리를 늘어놓았다. 일본전을 앞두고 필승을 다짐한 선수들의 각오가 무색하게 감독이 먼저 뒤로 물러서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정말 일본전이 걱정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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