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안컵 결산①] 새롭게 떠오른 일본의 '공한증', 6년 동안 한국전 무승
입력 : 2019.12.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부산아시아드] 곽힘찬 기자= 공한증(恐韓症). 한국을 만나면 두려워하는 증세가 나타나는 현상을 일컫는 말이다. 보통 중국 축구대표팀을 상대로 ‘공한증’이라는 단어를 써왔다. 하지만 이제 일본판 공한증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 18일 오후 7시 30분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2019 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남자부 3차전 일본과 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선발 출전한 황인범은 결승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승리를 견인했다. 이로써 한국은 개최국 최초 우승과 더불어 대회 3연패의 위업을 달성했다.

일본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었다. 이번 대회 7득점 1실점을 기록하고 있는 일본은 골득실차에서 한국에 앞서고 있었기에 무승부만 거둬도 남녀 동반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전반 27분 황인범의 환상적인 중거리 슈팅 한 방에 무너졌다. 지난 2017년 일본은 자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한국에 1-4 대역전패를 당한 바 있다. 복수의 칼날을 갈았지만 이번에도 일본은 한국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심지어 일본의 유효 슈팅은 ‘0’개였다.

한국 축구는 그야말로 ‘일본 담당 일진’이라 할 수 있다. 이전까지 졸전을 펼치더라도 유독 일본만 만나면 강해졌다. 역사적, 정치적으로 복잡하게 얽힌 관계인만큼 한국 선수들은 죽기 살기로 달려들었고 일본은 한국의 강한 압박을 막아내기에 바빴다. 대회 MVP를 차지한 황인범은 “일본과 경기할 때 절대 질 것이라는 생각을 한 적 없다. 항상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했다”라고 밝혔다.



한국 축구 역사를 되돌아보면 기분 좋은 순간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박지성이 일본 사이타마 스타디움에서 보여준 ‘산책 세레머니’와 이승우의 U-16 60m 드리블 득점 등 다시 봐도 온몸에 전율이 느껴지는 명장면들이 많았다. 반면 일본엔 잊고 싶은 기억일뿐이다.

일본의 마지막 한국전 승리는 지난 2013년 서울 잠실에서 열렸던 동아시안컵 대회다. 당시 일본은 윤일록이 득점을 기록한 한국을 2-1로 꺾었다. 이후 일본은 한국을 넘지 못할 때마다 “1군이 나오지 않았다”라며 자기합리화를 했다. 소위 말하는 ‘전설의 1군’ 탓을 하며 한숨만 쉬어댔다.

이번 대회가 끝난 뒤 일본 매체들은 “일본이 우승 결정전이었던 한국과 경기에 완패했다(사커킹)”, “일본은 지난 6년 동안 한국을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닛칸스포츠)”라며 침통한 모습을 보였다.

꽤 오랜 시간 일본을 상대로 무패를 거두고 있으니 ‘일본판 공한증’이라 불러도 좋을 것 같다. 중국의 ‘공한증’이 큰 실력 차 탓이었다면 일본의 ‘공한증’은 정신력과 결연한 의지의 차이가 컸기 때문이 아닐까.

사진=대한축구협회,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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