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스케치] 전훈 가면 훈련만? 남해 꿈나무들에게 추억 안긴 경남의 CSR
입력 : 2020.02.1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남해] 한재현 기자= 경남FC가 도내인 남해군에서 2차 전지훈련을 떠나 마지막 담금질에 들어갔다. 한편으로 지역민들을 위한 ‘도민 속으로’ 행보는 멈추지 않았다.

경남은 지난 6일부터 남해에서 2차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21일까지 진행한 후 함안 클럽하우스로 복귀해 시즌 개막을 대비한 마지막 리허설에 들어간다.

지난 1월부터 진행된 겨울 훈련으로 선수단은 쉼없이 움직였다. 훈련에 집중해야 하는 만큼 시즌 때보다 팬들과 접촉할 기회가 많지 않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전염으로 인해 각 구단에서 계획했던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됐다. 선수단의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라 더 얼어붙은 상태다.

그러나 경남은 시간을 쪼개 도내인 남해군에서 재능 기부를 실시했다. 초등 축구 명문인 남해초등학교 축구부를 위해 선수단이 특별 클리닉을 진행하기로 했다. 전지훈련 중이지만, 도내 꿈나무를 위해 꿈과 희망을 주기로 했다. 또한, 남해군은 코로나 바이러스로부터 아직까지 안전지대라 큰 문제도 없었다.

경남에서는 박태홍, 박창준, 백성동, 강신우, 김준혁이 멘토로 나섰다. 50여명이나 되는 남해초 선수들이 남면공설운동장에서 미리 기다리고 있었고, 경남 선수들이 나타나자 박수로 맞아줬다. 특히, 남해초 출신인 김준혁이 소개되자 어린 후배들은 더 큰 박수로 선배의 방문을 환영했다.

선수들은 각자 파트로 나눠 50명이 넘는 선수들과 함께 나눴다. 베테랑 수비수 박태홍은 능숙하게 아이들의 패스와 움직임을 가르쳐 줬다. 선수가 아닌 코치라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였다. 박태홍은 이에 “경남 선수들이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주고 싶다.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희망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아이들을 워낙 좋아하기 앞으로 많이 가고 싶다”라고 했다.



백성동은 5명 중 어린 선수들의 사랑을 듬뿍 받았다. 스텝 훈련하고 같이 볼을 차며 아이들과 어울렸다. 끝날 때 아이들은 헤어짐이 아쉬웠는지 껴안았고, 뽀뽀까지 시도한 아이도 있었다. 백성동은 “이런 건 여자친구랑 하는 거다”라며 웃으며 거부하기도 했다.

그는 아이들의 관심에 “재미있었던 시간이었고, 색다른 경험이었다. 축구를 재미있어 하고 즐겁게 해서 초심으로 돌아간 것 같다. 아이들에게 고맙게 즐거웠다”라고 만족했다.

선수단은 클리닉에서 끝나지 않았고, 사인회까지 열었다. 사인회 도중 설기현 감독이 등장했다. 그가 등장하는 순간 어린 선수들은 더 기뻐하며 환호했다. 훈련을 관전하던 남해초 학부모들도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설기현 감독이 사인회까지 가세하자 어린 선수들은 축구화와 유니폼에 사인을 요청했다. 그 역시 흔쾌히 해줬다. 역시 2002 월드컵 대스타다운 인기였다.



설기현 감독은 남해초 선수들에게 “각자 꿈이 있다. 경남 선수들이 프로에 가고, 나도 유럽과 대표팀에서 뛰었듯이 노력해서 얻은 결과다. 오늘 같이 함께 해서 좋았고, 더 열심히 노력해주길 바라며, 응원하겠다. 경남 경기도 보러 왔으면 좋겠다”라고 메시지를 전했다.

경남은 올 시즌 K리그1 승격도 중요하나 350만 도민들의 사랑을 받는 구단으로 더 거듭나길 원하고 있다. 전지훈련에서 훈련만 하는 고정 관념과 코로나 바이러스 두려움을 깨고, 지역 유망주들과 함께 했던 경남의 이날은 박수 받고도 남았다.

사진=한재현 기자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