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핫피플] '37세' 염기훈-'36세' 이니에스타, '17327명' 탄성 끌어내다
입력 : 2020.02.20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수원] 허윤수 기자= 양 팀의 백전노장은 가장 빛나는 별이었다.

수원 삼성의 캡틴 염기훈(37)과 빗셀 고베의 캡틴 안드레스 이니에스타(36)가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맞붙었다. 노련함이 절정에 다다른 두 선수의 퍼포먼스에 경기장을 찾은 1만 7,327명의 관중은 탄성과 함께 함성을 보냈다.

이날 경기 전부터 많은 축구 팬들은 이니에스타를 보기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도 그럴 것이 이니에스타는 스페인 국가대표팀과 FC바르셀로나의 전성기의 한 축이었던 슈퍼스타였다.

하지만 수원은 안방에서 손님이 주인공이 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 중심에는 캡틴 염기훈이 있었다. 1983년생으로 한국 나이로는 38세. 이니에스타보다 한 살 더 많은 그였다.

경기 시작과 함께 염기훈이 슈팅으로 포문을 열었다. 전반 7분 두 캡틴이 정면충돌했다. 공 하나를 두고 치열한 몸싸움을 펼치며 물러서지 않았다. 양 팀을 상징하는 선수들의 격돌에 관중들은 박수를 보냈다.

이어 염기훈이 절묘한 터치에 이은 방향 전환으로 고베 선수를 벗겨내자 환호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니에스타도 가만있지 않았다. 고승범과 김민우를 상대로 특유의 볼 간수 능력을 선보이며 클래스를 보여줬다.

이니에스타가 패스 한방으로 경기를 결정지었다. 후반 45분 침투하는 사카이 고토루의 타이밍에 맞춰 로빙 패스를 연결하며 수원의 수비를 무너뜨렸다. 이어진 크로스를 후루히시 쿄고가 밀어 넣으며 이니에스타의 판정승을 알렸다.

경기 후 수원 이임생 감독은 “오늘만큼은 염기훈의 경기력이 이니에스타보다 좋았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말을 들은 염기훈은 쑥스러워하며 “경기 전 선수들에게 자신감에서 밀리지 말자고 했다.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던 게 좋은 경기력으로 나온 것 같다”며 활약의 비결을 밝혔다.

이어 이니에스타에 대해선 “항상 전진 패스는 시도하는 게 위협적이었다. 실점 장면에서 나온 패스 하나만 봐도 대단했다. 패스의 질이 달랐다”라며 맞대결한 소감을 밝혔다.

염기훈은 아직 체력적인 부분에서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느 때보다 체력과 근력 훈련을 많이 했다. 모든 훈련을 따라가지만 차이는 회복 속도다. 매번 선발로 나갈 순 없기에 코치진의 결정에 따라 주어진 기회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라며 각오를 전했다.

끝으로 염기훈은 “실점 후 전광판을 처음 봤을 정도로 집중했다. 패배해 아쉽고 팬들에게도 죄송하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생각한다. 전북 현대와의 개막전에 맞춰 잘 준비하겠다”라며 달라질 모습을 예고했다.

사진=김형준 PD
영상=박성묵 PD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