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울산 'No.72' 이청용 ''가장 무거운 번호…늦기 전에 오고 싶었다''
입력 : 2020.03.0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축구회관] 조용운 기자= 이제는 울산의 푸른 용! '블루드래곤' 이청용(32)이 울산현대 유니폼을 입고 첫발을 뗐다.

울산은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3년 계약한 이청용의 입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광국 단장이 배번 72번이 새겨진 울산 유니폼을 건넸고 이청용은 밝은 표정으로 착의했다.

이청용이 11년 만에 K리그로 돌아왔다. 지난 2006년 FC서울을 통해 프로에 데뷔한 이청용은 2009년 유럽에 진출했다. 볼턴 원더러스에서 6시즌을 뛴 뒤 크리스탈 팰리스로 옮겼고 2018년부터 독일 분데스리가 2부리그 Vfl보훔서 1년반 가량 몸담았다.

서울이 아닌 울산과 계약을 체결하며 K리그에 새로운 스토리를 안긴 이청용은 평소처럼 차분한 목소리로 질문의 답을 채워나갔다.

다음은 이청용 기자회견 일문일답.

- 서울에 대한 애정이 컸는데 선택하지 않은 이유가 있다면.

"서울은 내가 가장 애정하는 팀 중 하나다.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고 해서 마음이 변하는 것은 아니다. 그만큼 어려서부터 프로 생활을 시작한 곳이다. 프로 선수로서 최고의 경험을 만들어줘 감사한 클럽이다. 이번에 울산에 오게 돼 기쁘게 생각한다. 울산이 좋은 기회를 줬기에 그것만 생각하겠다."

- 서울과 협상하며 아쉬움은 없었는지.

"말씀드렸듯이 서울에 애정이 남다르다. 국내로 돌아올 때는 서울만 생각했었다. 늘 마음 속에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선수가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모든게 맞아 떨어져야 한다. 서로 입장차이는 있었지만 결과를 존중해줬다. 좋은 기회가 찾아온 것으로 생각한다. 이제는 울산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서울팬들에게도 좋을 것 같다."

- 서울과 위약금 문제가 불거졌는데.

"위약금은 이 자리에서 말할 수 없을 것 같다. 추후에 서울과 이야기해야 한다. 울산을 결정하는데 국내 팬들 앞에서 경기하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서였다. 이번 결정을 국내 최고 구단인 서울도 이해해 줄 것이다."

- 서울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이번 시즌 선의의 경쟁을 했으면 한다. 서울도 사랑하는 팀이기에 좋은 성과, 성적 있었으면 한다."

- 여름이 아닌 겨울에 국내에 복귀했는데.

"많은 고민 끝에 복귀를 택했다. 유럽 생활에 미련이 없어 국내를 택했다. 울산이 좋은 기회를 만들어줘 여름보다 국내 시즌 시작 때 들어오고 싶어 지금 추진했다."

- 울산을 택한 이유를 듣고 싶다.

"몇 년 전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뛰지 못할 때부터 울산이 관심을 가졌다. 그때는 유럽 무대 미련이 있어 정중히 거절했었다. 이번 결정에는 고마움이 나도 모르게 자리잡고 있었던 것 같다."

- 울산에 서울 시절 함께한 고명진이 있다. 조언이 있었는지.

"좋은 훈련 분위기 속에서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들었다. 그러나 팀을 결정하는데 있어 동료들의 조언이 결정적이지는 않다. 모든 선수가 생각하는 것이 다르고 애정도 다르다. 마음의 결정을 한 뒤에 물어봤다. (고)명진이는 부담을 주기보다 내가 질문한 것에 답을 해줬다."

- 울산과 본인의 우승 열망이 상당한데.

"울산을 택한 이유 중 하나가 우승이다. 한 경기도 안 치른 지금 상황에서 우승을 논하는 것은 이르다. 우승을 보고 시즌을 달려가기보다 매주 최선을 다해서 경기를 준비하겠다.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 처음 원했던 등번호가 27번이었다고 들었는데 미련 없는지.

"선수들이 번호를 다 채워놓은 상태였기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선수 생활하면서 가장 무거운 번호를 달고 뛰는데 새로운 마음으로 하면 또 다른 의미가 생길 것 같다."

- 유럽 무대 미련이 사라진 이유가 있다면.

"내가 할 수 있는 능력 안에서 최대한의 경험을 했다. 더 나이 들어 선수 생활이 남지 않은 상황에서 국내팬들 앞에서 뛰기보다 아직 최고 레벨에서 뛸 때 돌아와야 볼턴, 월드컵 때 저를 기억하는 팬들에게 보여주고 싶었다."

- 이번 복귀에 기성용과 나눈 대화가 있는지.

"성용이가 축하한다는 말을 해줬다. 성용이도 국내 복귀를 위해 팀을 알아봤었는데 가장 아쉬워하고 상처받았을 사람은 본인일 것이다. 당장은 K리그에서 같이 뛸 수 없지만 향후 기회가 주어진다면, 성용이 같은 선수가 K리그에서 뛴다면 큰 의미가 있을 것이다."

- 유럽에서 뛰며 가장 기억에 남은 경기와 선수가 있다면.

"많은 일들이 있었는데 처음 볼턴으로 가면서 느꼈던 기분들이 생생히 남아있다. 첫 시즌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볼턴에서 워낙 좋은 기억이 있고 선수들과 아직도 주고받아 특별한 팀이다. 팰리스와 보훔은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돌아봤을 때 누구나 할 수 없는 경험을 한 것 같아 행복한 시간이다. 그 기간 동안 아내가 가장 고생해서 먼저 떠오른다."

- 울산 선수들과 처음 나눈 대화가 무엇인지.

"어제 선수들을 처음 만났다. 구단 직원, 스태프 분들이 기쁘게 반겨주셔서 이런 대우를 받아도 되는지 감사한 마음이 컸다. 경기력으로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커졌다."

- 이제는 동해안더비를 치르게 됐는데.

"동해안더비 뿐만 아니라 한경기 한경기가 중요하다. 내가 뛰었던 10년 전보다 K리그 수준이 올라왔기에 잘 준비해야 한다. 언제 개막할지 모르지만 독일에서 온지 얼마 안돼 정상 컨디션을 만드는데 시간이 필요하다. 하루빨리 몸을 만들어서 팀에 큰 도움이 되는 것이 목표다."

- 국내로 돌아오는데 가장 고민을 안겻던 것이 무엇인지.

"사람들이 기억해주시는 모습은 제 생각보다 기대치가 높을 것이다. 한편으로는 부담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축구선수라면 감수해야 할 부분이고 부담감을 느끼면 오히려 책임감있게 준비할 수 있어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 대표팀 미련과 베테랑으로 할 일이 있다면.

"대표팀은 욕심낸다고 뛸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특별한 곳이다. 어떤 기회가 주어질지 모르지만 잘 준비해서 불러준다면 월드컵 진출에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다. 그리고 내가 조언할 만한 대단한 선수가 아니다. 선배들을 보며 배웠듯이 솔선수범하면 자연스럽게 어린 선수들이 느낄 것 같다."

- 올해 기록적인 목표가 있다면.

"지금 특별한 부상이 없어 훈련하다보면 금방 올라올 것 같다. 경기하다보면 많은 기회가 있을텐데 팀에 도움이 되는 것이 중요한 역할일 것 같다. 특별히 숫자적으로 정해놓지 않았다."



- 울산은 오피셜 사진이 특별하다. 경험해보니 어떤지.

"신선했다. 입국 다음날 찍게 돼서 표정이 안 좋았겠지만 신선하게 받아들였다. 팬분들이 이런 아이디어를 좋게 봐주시면 평범하지 않은 입단 사진이 될 것 같다."

- 기대가 큰 울산 팬들에게 한마디 한다면.

"축구가 단숨에 되는 것이 아니다. 아직 발을 더 맞춰야 한다. 지금보다 미래가 더 기대되는 팀이다. 어느 팀도 단기간에 내용과 결과를 잡을 수 없다. 좋은 팀이 되려면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 K리그 복귀를 결심한 시점이 언제인지.

"마음 먹은건 한달반 정도된 것 같다. 미래에 무엇을 하면 좋을까 고민을 하다가 국내 복귀를 택했다. 시기를 겨울로 결정해 보훔과 협상을 진행했다. 울산이 내 마지막 클럽이 될지 모르지만 현재에 최선을 다하고 싶다. 과거보다 현재를 바라보며 준비하고 싶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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